본문 바로가기

문화/영화

히틀러-악의 탄생: 이등병 히틀러가 독재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TV 영화

나의 2,965번째 영화. 요즈음 괜찮은 영화들이라고 하면 대부분 TV 영화인 듯. 스크린으로는 만나볼 수 없는 영화라는 뜻이다. <히틀러>도 TV 영화인지라 알아서 구해 봐야하는데 추천하는 영화다. 콧수염을 기르게 된 이유, 그가 정권을 장악하게 되는 순탄치만은 않았던 과정들이 잘 나와 있다. 원제가 <Hitler: The Rise of Evel>인 것을 보면 그를 악의 축으로 놓고 그려낸 영화지만 그가 독재자로서의 만행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독재자가 되기 직전까지의 과정만 담겨있기 때문. 개인 평점 9점의 추천 영화다. 강추~

<나의 투쟁>이란 자서전에서 보면 그는 유독 유태인만을 싫어했었다. 게다가 민족주의적 성향이 매우 짙은 인물이다. 그런 면은 <히틀러>라는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보인다. 그가 이등병 시절일 때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있을 때도 독일이 질 것이라는 말에는 발끈하는 그의 모습들이 이러한 면을 잘 대변해준다. 그러나 다른 책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도 몰랐던 히틀러의 면모들을 볼 수 있었던 영화여서 나는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봤다.

뭐 예를 들면, 같은 당에 소속된 괴벨스는 처음에는 히틀러와 거의 동급 수준이었다는 점 그리고 왜 괴벨스 같이 머리 잘 굴리는 녀석이 히틀러의 오른팔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히틀러>란 영화를 보고서야 알게 된 점들이다. <히틀러>를 보면서 히틀러는 한 가지 뛰어난 능력 하나를 잘 살려서 대중을 사로잡고 독재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점이다. 오직 한 가지 능력. 그 능력이 시대 상황과 잘 맞아 떨어졌을 뿐.

한 때 나도 어린 시절에는 히틀러를 존경하기도 했었다. 누구든지 나름의 이유가 있고 그 정도로 세상을 주무를 정도였다면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면도 분명히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말이다. 물론 나중에 나이 들면서 생각이 바뀌긴 했지만... 그가 인간적으로 존경할 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단지 그가 자행한 만행 때문만은 아니다. <히틀러>라는 영화에서도 보이듯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주변 사람들을 많이 이용하는데 그게 맘에 안 든다.

뭐 어떤 일을 하든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이용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비즈니스를 위해서 제휴를 한다고 하지만 서로 자사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intention이라고 본다. 같은 제휴를 하더라도 상대도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로 같이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 자세를 가진 것과 그게 아니라 자신이 성장하기 위한 단계로써 활용한다는 마음 자세를 가진 건 다르니까.

<히틀러>라는 영화는 히틀러가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를 보여주지 않고도 히틀러를 나쁜 사람으로 잘 보여주는 듯 하다. 이 영화와 더불어 히틀러가 자살하기 전 14일 동안의 생활을 잘 그려낸 <몰락-히틀러와 제3제국의 종말>과 함께 보면 히틀러에 대해서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몰락-히틀러와 제3제국의 종말> 또한 내가 강추하는 영화. 개인 평점 10점 만점의 영화다.

몰락
감독 올리버 히르비겔 (2004 / 독일)
출연 브루노 간츠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