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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서울황소곱창 @ 일산 마두역: 곱창 못 먹는 내가 정말 정말 맛있게 먹은 곱창 전문점

아는 사람 알겠지만 내가 못 먹는 음식이 꽤나 많은 편이다. 비린내가 난다든지 그러면 아예 입에 대지를 않고(예를 들면 굴 그런 거) 징그럽게 생기면 입에 대지를 않는다. 곱창. 말로만 들었었다. 언젠가 서울에서 밤새도록 술자리를 가질 때 소주와 함께 곱창인가 막창인가 뭐 먹으러 갔을 때도 먹지를 않았었다. 그런데 여기서 먹어보고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지방에서 곱창 먹으러 갔는데 거기는 비리더라는... 알고보니 거기는 돼지 곱창이었고, 여기는 소 곱창이었다는...

여기 곱창집 정말 맛있다. 지인의 말로는 지금까지 맛있다는 곱창집 많이 가봤어도 여기만큼 맛있는 데는 없더라고 한다. 웃긴 게 지인은 전날도 유명한 곱창집에서 곱창을 먹었다는 거. 거기는 별로였다나? 여튼 나는 잘 모른다. 여러 곱창집에서 곱창을 먹어본 게 아니니 비교를 할 수도 없고. 다만 내 입맛에도 여기 곱창은 정말 맛있더라는 거. 이번에 먹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가끔씩 이 곱창 맛 생각날 꺼 같다는... 여기 강추~!


원래 맛있는 집이 허름하거든


상호는 서울황소곱창이라고 되어 있는데 프랜차이즈인지는 모르겠다. 인테리어를 봤을 때 그런 거 같지는 않다. 근데 서울황소곱창으로 검색해보면 서울 지역에 황소곱창이 몇 군데 있는 듯 싶다. 거기랑 여기랑 상관이 없을 듯 한데 왜 일산 마두역 부근에 있는데 서울황소곱창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부부가 운영하는 거 같은데 여튼 맛 좋다.


그래서 물어봤다. 혹시 비결이 있는 거냐고. 없단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거 밖에. 그렇다고 곱창에 양념을 버무리는 것도 아니고, 별도의 독특한 소스가 있는 것도 아니니 좋은 재료라 함은 곱창을 말하는 거겠지. 주인 아주머니 왈, 곱창의 생명신선도기 때문에 당일 도축된 국내산 곱창만 수급해서 판매하는 게 핵심이란다.

그래서 주인 아주머니께 물어봤다. 그러면 오늘 판매할 곱창 다 판매되면 일찍 문 닫겠네요?라고. 그렇단다. 지인 왈, 지난 번에 태풍이 와서 그 날 도축한 소가 없는 날이 있었는데 여기 가게 문도 닫았더라는 거. 오~ 그래? 정말 그런 거? 그래서 맛있는 거? 나는 곱창 여기만 먹어봤으니 잘 모르겠다만 내 입맛에도 맛있더라고. 정말 맛있더라는 거 하나는 확실하다. ^^;


비싼 건지 안 비싼 건지는 나도 몰라~


곱창 200g 가격17,000원이다. 이게 비싼 건지 안 비싼 건지 솔직히 모르겠다. 그래서 지인한테 물어보니 뭐 보통 이 가격이라고. 좀 싼 데는 15,000원 그렇게 한다고 한다. 근데 지인의 얘기로는 곱이 많아서 그런 건지 양은 적은 거 같다는 느낌? 나름 원칙을 지키는 분들인데 양을 속일 리야 없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은 드는데. 여튼 가격 그렇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간과 천엽


소의 4개의 위 중에서 세번째 위로 만든 천엽과 소간. 난 못 먹는다. 먹으려고 시도조차 못 해봤고. 일단 돌기가 있는 게 영... 지인은 맛있다고 먹는데 나는 도저히 입에 대기가 그렇더라는... 눈 딱 감고 먹어봐? 엄청 배고플 때 먹을 게 천엽만 있다고 하면 모르겠는데 그런 상황은 벌어지기 힘들테니 앞으로도 식성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먹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


노릇노릇 맛있게 익어가는 곱창과 맛있었던 염통


곱창을 시키면 이렇게 나온다. 이게 400g 2인분이다. 중간에 있는 거는 염통이라고 한다. 나는 순대도 안 먹는다. 못 먹는 건 아니다. 먹어봤다. 근데 나는 별로 맛있다는 걸 모르겠더라고. 근데 곱창과 같은 경우는 못 먹었었다. 징그러워서. 이게 소의 창자(소장)이라는 거 아냐. 꼭 이런 거를 먹어야 하나? 소고기도 부위별로 얼마나 다양한데 말이다. 뭐 그런 생각이었다. 근데 지금은 이거 보면 먹음직스럽다는...


곱창은 좀 더 익혀야 되서 염통부터 먼저 먹었다. 기름장에 찍어서 말이다. 맛있네. 찍어 먹으면서 이거 소고기 맛이라고 했더니 소고기 맞다는 거다. 황소곱창. 아~ 소 염통이니까 소고기 맞지. 맛이 일반 소고기랑 비슷한 듯. 뭐 염통이라고 더 쫄깃하고 그런 거는 모르겠고 맛있는 소고기다 그 정도.


곱창이 노릇노릇 익어가고 주인 아주머니가 먹기 좋게 썰어주신다. 곱창은 지금 먹어도 되지만 좀 더 익혀서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시길래 좀 더 익혀서 먹었는데 음... Tastes good~ 근데 소곱창 안에 있는 곱이 뭔가 싶어서 찾아봤는데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나름 정리해본다.


소곱창의 곱은 소화액


최근에 '양대창의 불편한 진실'이란 방송에서 대창에 있는 곱은 지방이라고 소개가 되었는데, 실제 판매자가 적은 글을 보니 대창(소의 대장)에 있는 곱은 100% 지방 덩어리로 불포화 지방도 아니라 제거하고 먹어야 한단다. 뭐 나야 대창 먹어본 적 읍써~ ㅋㅋ 근데 그건 대창 얘기고 곱창은 소장이란 말이지. 곱창에 있는 곱소장에서 나오는 소화액이다.

이란 순우리말로 기름 또는 노폐물을 뜻하는데 그러면 소가 먹은 음식(초식동물이니까 풀이 되겠지?) 찌꺼기를 뜻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쉽게 얘기하면 소똥이 되는 과정 중에 있는 물질 말이다. ^^; 인터넷 뒤적거리다 보면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말이다. 근데 그런 음식물 찌꺼기는 곱창 손질하는 과정 중에 제거된다고 한다. 그래서 곱창의 곱은 소화액이라고 봐야~ 뭐가 됐든 맛있으면 장땡~


곱창 먹은 후에는 볶음밥

 


볶음밥은 뭐 그럭저럭. 맛없다는 아니고 그렇다고 오우~ 죽인다 그 정도는 아니다. 지인의 말에 따르면, 여기 볶음밥은 별로였단다. 근데 예전과 좀 달라졌다고 볶음밥도 괜찮아진 거 같다고. 그러나 여기는 곱창 하나는 정말 맛있다. 곱창은 여기가 최고라는 얘기는 덧붙이더라는 거. 이 말 때문에 그런지 곱창 맛있더라고. 뭐 그런 얘기를 해도 내가 맛없으면 맛없다 하지만... 여튼 일산에서 곱창 먹고 싶다면 여기 강추~! 위치~ 알려주마.


-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806
- 연락처: 031-907-9289

지도에 표기가 좀 거시기하네. 길가에 있는데... 쉽게 얘기하면 샴푸 나이트 클럽 맞은편쪽에 있다. 지도 위치상으로는 비스무리 한데 길가에 있다는... 주인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5시 정도에 오픈한다고. 문제는 그 날 산 곱창 다 팔리면 일찍 가게 문 닫을 수도 있다는 거. 일찍 가라~

+ 2012/9/12 추가
3인분 이상 시켜야 질 좋은 곱창이 나온다고?


이 글의 덧글에 이런 게 달렸다. 그래서 최근에 곱창 생각나서 먹으러 갔을 때 주인 아주머니께 여쭤봤다. 제가 블로그에 글을 올렸었는데 덧글로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하면서. 근데 주인 아주머니 내 글을 봤단다. 어쩐지. 내가 들어가니까 주인 아저씨랑 뭔가 얘기하시더니 주인 아저씨도 주방에서 나와서 나를 보시더만. 고맙단다. 고맙? 내 취미가 이런 건디... ^^;

여튼 그렇게 물어봐서 알아낸 바는 이렇다. 손질할 때 A, B, C로 등급을 나눈다고 한다. 그래서 2명이 왔는데 2인분을 시키면 보통 수준. 즉 A, B, C 섞여서 준다는 거다. 만약 2명이 왔는데 3인분을 시키면? A등급 비율을 높인다는 거다. 4명이 왔는데 3인분을 시키면? A등급 비율을 낮추고. 뭐 이런 식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1인분 추가해서 시킬 것을...

근데 추가로 1인분 더 시킨다고 질 좋은 곱창이 나오는 건 아니다. 처음에 시킬 때 인원수보다 1인분 더 많은 양을 시켜야... 고로 알아서 주문하길. 나의 경우 인원수대로 시키면 나중에 볶음밥을 먹어야 된다. 곱창만으로는 배가 안 차~ 담에는 1인분 더 업해서 시켜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