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화와의 인연은 나에게 특별나다. 내가 영화관에서 처음 본 영화는 <E.T>지만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영화는 두번째 본 <첩혈쌍웅>이었고, 그 다음에 집에서 비디오로 본 영화가 <지존무상>이었다. 그 때부터 홍콩 느와르에 매료되어 홍콩 영화만 디립다 본 기억이 난다. 나는 영화를 볼 때 여럿이서 보면 울지 않지만 혼자서 보면 울기도 한다. 그만큼 영화에 몰입하여 감성적이 되는데 내게 처음 눈물이라는 걸 흘리게 만든 영화 또한 홍콩 영화다. 바로 <우견아랑> 그만큼 홍콩 영화를 좋아했었다.
수많은 외화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영화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대부>를 꼽는다. IMDB 평점 순위에도 1위가 <대부>가 그걸 잘 반영해주는 듯.(무려 17만명 정도가 평점에 참여했는데 9점대다. 헐~) 마찬가지로 수많은 홍콩 영화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영화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바로 <영웅본색>을 꼽지 않을까 한다. 그만큼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의 꼭지점에 있는 영화다. 이 <영웅본색>하면 떠오르는 음악이 있다. 두어가지가 떠오르는데 그 중에서 당연정을 듣다 보면 <영웅본색>의 줄거리가 마치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는 '당연정'을 들으면 이런 느낌
젊은 시절 잘 나가다가다 지금은 퇴물이 되어 밑바닥 인생을 살지만 예전에 잘 나갈 때의 그 실력은 녹슬지 않았고, 예나 지금이나 항상 열정만큼은 가득한 한 사나이. 그러나 존심이 강해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힘들게 살다 젊은 시절의 그 실력과 열정을 살려 좋은 일하고 죽는 그런 스토리가 어울리는 곡이다. 가사 내용을 떠나 멜로디에서 느껴지는 게 말이다. 뭐랄까? 나에게는 당년정이 남자답게 사는 게 뭔지 그런 걸 생각해보게 하는 곡이란 얘기. 그런데 가사의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 참고로 당연정이란 '그 때의 정'이란 뜻이다.
장국영이 부른 '당연정' 가사 해석
가벼운 웃음 소리, 나에게 따스함을 주고
너는 나에게 즐거운 전율을 심어주네.
가벼운 말소리, 머나먼 길을 빨리 지나가,
결국 아름답고 맑은 곳에 닿았네.
환호 소리가 일어나니, 아침해가 금화살을 쏘는 것만 같고,
나는 너와 태양을 향해 다시 웃어보네.
가볍게 부르는 소리, 함께 눈을 들어 높은 곳을 바라보니,
맑은 날의 아름다움은 너를 위해 바치는 것이네.
너를 안으니, 그때의 따스함이 다시 일어나고
마음 속, 어린 시절의 꿈은 아직 오염되지 않았네.
오늘의 나, 다시 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때의 정은 지금 이 순간 새로움을 더해가네.
널 바라보니, 눈 속의 따스함이 이미 통하고
마음 속, 이전의 꿈은 조금도 변하질 않았네.
오늘의 나, 다시 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때의 정은 다시 새로움을 더해가네.
<영웅본색>으로 만든 당연정 M/V
문화/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