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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배꼽: 노출은 그럭저럭인데, 내용이 바람난 가족보다 더 한 막장 드라마


나의 3,181번째 영화. 2010년작인데 이번에 개봉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너무 막장 드라마라 그런 건지도. 2003년에 개봉 당시 문제작이었던 <바람난 가족>은 <배꼽>에 비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 <바람난 가족> 이후에 10년이 지났는데 더한 막장 드라마가 나오니 이걸 시대가 변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이제는 어지간한 내용으로는 관객들에게 임팩트를 못 줘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감독이 <배꼽>을 만든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 세태 비판? 그렇다면 이렇게 결말이 나지 않았어야지.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해도 그 과정에서 개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데에 할애하는 부분이 분명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아냐. 결국 내가 볼 때는 이런 스토리로 만들면 재밌겠다 해서 만든 거 같은데 너무 막장이다~ 개인 평점 6점.


노출 수위?

뭐 이 정도면 무난한 수위 아닌가 싶다. 이름 있는 배우들은 노출 수위가 약하다. 김효진, 이미숙. 김효진은 이런 영화를 찍어도 노출은 안 하는 배우인 듯 싶다. <돈의 맛>에서도 그렇고 말이다. 노출이 가장 심한 배우가 지서윤이란 배우인데 아무래도 김효진이나 이미숙에 비해서는 유명세가 딸리다 보니 그렇게라도 하는 듯 싶다. 가슴 노출에 전라 노출. 이런 거 보면 자신의 존재를 알려서 유명해져야 그런 씬이라도 거부할 수 있게 되는 그런 영화계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유명하지 않으면 벗어야 되고, 유명하면 안 벗어도 되고. 쩝. 근데 지서윤이란 배우, <전망 좋은 집>의 하나경이랑 조금 닮았다. 갑자기 떠오르는 이미지 하나. ^^; 근데 자기네들은 어떻게 닮았냐며 화낼껄? ^^;



아빠와 제자, 그리고 아들


아빠는 대학교 교수다. 공대 교수. 자신이 가르치는 과의 제자와 사랑에 빠진다. 제자가 오히려 더 적극적이다. 제자역을 김효진이 맡았는데 <돈의 맛>에도 그렇더니 <배꼽>에서도 섹시함으로 어필하는 역으로 나오네. 근데 희한한 게 섹시해도 싸보이지 않아~ 매력적이야~ <전망 좋은 집>에서의 하나경이나 <배꼽>에서 딸로 나오는 지서윤이란 배우는 싸보이는데 말이야. 뭐 교수와 제자의 사랑 뭐 그럴 수도 있어~ 이성 관계라는 참 오묘해서 별의별일 다 생기는데 뭐 교수와 제자라고 해서 그럴 일 없겠냐고. 이해한다고.

그런데 아들마저도 이 여자를 좋아한다는 게지. 아들도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의 학생이거든. 아들이 좋아하는 상대가 누군지 아빠는 몰라. 그런데 아빠는 항상 이런 얘기를 하지. "아빠는 니 편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뭐 좋아~ 이해한다고. 그럴 수도 있잖아. 그런데 막장인 이유가 이렇다. 아빠의 자식을 임신한 제자가 아빠한테 버림을 받고 자신을 쫓아다니는 아들과 결혼한다는 게지. 여자의 복수인 게야. 전혀 관심도 없는 녀석이었는데 그 녀석이 자신이 사랑하는 교수의 아들이었다는 걸 안 게지. 그래서 제안을 해. 날 사랑하면 뱃속의 아이까지 키워줄 수 있냐는 식으로. 캬~

이게 이 영화의 메인 줄거리냐? 그렇지 않단 말이지. 이런 에피소드가 세 개나 있어. 이게 얽히고 섥혀 있어서 나는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무슨 불륜을 소재로 한 막장 TV 드라마 보는 지 알았다니까.


엄마와 강사, 그리고 사위


엄마는 디지털 카메라 강좌에서 강의를 하는 강사와 바람난다. 그리고 바람난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임신 여부를 확인하러 간 산부인과 의사는 자신의 딸과 결혼을 약속한 미래의 사위다. 물론 산부인과를 찾아갔을 때야 몰랐지. 나중에 결혼한다고 얼굴 보여준다고 해서 나온 자리에서야 알게 된다. 그 자리에서 임신 사실을 사위가 폭로(?)하면서 남편은 늦둥이가 태어난답시고 아내한테 지극정성으로 대하기 시작하고.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가족 전체가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는데 그 때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바로 엄마한테 디지털 카메라 강좌를 했던 그 강사다. 막장이지?

<배꼽>이란 영화가 현실과 많이 동떨어졌다는 건 여기에서도 알 수 있다. 이미숙은 몸 좋은 영계를 좋아한다규~ 요즈음 이리 저리 올라오는 재판 내용들에서도 알 수 있지만 예전에 모 프로그램에서도 그렇게 얘기했거든. 그런데 <배꼽>에서는 자기 또래 강사랑 데이트를 하잖아~ ㅋㅋ 여자도 나이 들면 그럴 수 있지만 들키지 말아야지. <배꼽> 예고편에서도 나오듯이 들키지 않으면 노 프라브럼. 나도 그렇다고 봐~ 그럼 들키면? 그냥 입 닥치고 잘못했다 해야지. 뭔 변명이 필요하겠냐고.


딸과 사위, 그리고 애인


딸은 호텔리어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은 산부인과 전문의고. 딸은 더 심하다. 장래의 남편이 될 사람에게는 착실한 여자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돌아서고 나면 클럽 DJ와 함께 신나게 섹스를 즐기는 그런 여자다. 그리고 결혼할 즈음에 임신한다. 누구의 아이? 당연히 클럽 DJ의 아이다. 근데 희한한 게 남편이 산부인과 전문의인데 자신의 자식이 아니라고 생각을 못 한다는 거. 참. 여튼 이런 세 가지 에피소드가 뒤섞여서 전개되는데 보면 전부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아니라는 게 공통점이다. 이런 개막장 드라마가 어디 있을꼬?


영화 후반부에서야 <배꼽>이란 제목이 이해가 되더라

배꼽이 뭐냐? 탯줄을 끊어서 꼬맨 자국이 배꼽 아니더냐. 결국 영화 제목을 배꼽으로 한 거는 씨의 연결고리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한 가족의 씨가 모두 다르잖아. 아내가 낳은 아이는 아내가 바람피워서 임신해서 낳은 아이고, 며느리의 아이는 자신의 아이고, 딸의 아이는 딸의 섹스 파트너의 아이고. 이런 막장 드라마 만들기도 쉽지 않을텐데. 이걸 보고 이러면 안 되겠다 뭐 그런 생각 안 들어~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영화 아냐. 그렇다고 세태 비판적 성격을 가진 것도 아냐. 그걸 해학적으로 풀었다? 해학적으로 풀려면 메시지가 있어야지. 가벼운 웃음들 속에 진중한 메시지가 없어~ 그래서 해학적이지도 않아. 보다 보면 와~ 조낸 부럽네. 나도 저러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 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나는 이해가 안 간다.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