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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독서

검색의 역사에서부터 현재의 구글까지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
존 바텔 지음, 신윤조.이진원 옮김, 전병국 감수/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2007년 2월 27일 읽은 책이다. 읽고서 리뷰를 어느 정도 적어둔 것을 꺼내어 보충하여 올린다. 정말 간만에 올리는 리뷰다. 아직 쌓여있는 리뷰만 해도 막막하다. 언제 다 옮길까... 요즈음에 읽은 책들도 리뷰를 못 올리는 판국에~

구글을 얘기하기에 앞서 검색에 대해서 먼저 얘기를 하고 1990년대 중반부터 사업을 벌여온 검색 업체들의 히스토리를 아주 재밌게 엮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구글의 등장과 구글의 의미 그리고 구글의 기업정신등 구글에 대한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 검색에 대해서 잘 몰랐던 나에겐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이 책을 읽을 즈음에 Web2.0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보기 시작하면서(그 전에는 전략기획만 했으니 관심 밖이었다. 또 AJAX 운운하면서 Web2.0이라고 하고 플랫폼 운운하는 게 솔직히 우스웠다. 웹사이트를 플랫폼이라고 바꿔 부르면 Web2.0인가? AJAX를 쓰면 Web2.0이야? 뭐 그런 식의 입장이었으니) 구글이라는 기업에 대해서 알고저 책을 보게 되었는데 검색이라는 것에 있어서는 일개 유저였던 나에게 많은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 네이버가 뜨기 전에는 나 또한 검색를 야후, 알타비스타 순으로 했다. 알타비스타는 많은 검색 결과를 주지만 보기가 불편했다. 디렉토리 식의 정리가 아니라 웹페이지의 검색이라서. 물론 구글도 현재 이런 식이긴 하다. 그러나 당시엔 전세계 웹사이트만 해도 그다지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고 지금은 너무나 많은 웹사이트와 너무나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시대라 상황은 좀 다르다고 생각된다. 당시에는 윈도우 사용하는 것처럼 오히려 디렉토리로 접근하는 게 더 쉬웠던...

그 당시엔 야후에 검색이 안 되면 알타비스타를 이용하면 다 찾을 수 있었다. 포토샵 3.51을 공부하면서 책 3권을 보고 그것도 모자라서 튜터나 팁을 찾기 위해서 야후와 알타비스타로 검색해서 나오는 모든 사이트를 다 본 적이 있다. 책에서 보건대 당시에 내가 이용했을 때에는 전세계 웹사이트 수가 1천만 개였으니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수였기에 가능했으리라.

책을 통해 알게 된 알타비스타의 시대에 빗겨난 운명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사업은 실력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노력은 기본이요 실력이 있으면 시간을 앞당기지만 운도 따라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걸 팔자라 해야 하나? ^^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구글의 정확성이 높다고 하는데, 나는 이용해봐도 솔직히 그렇게 내가 원하는 정보를 골라 주는데에 정확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유저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찾는 정보가 우선적으로 보여지느냐 아니면 검색 결과 한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느냐인데 나는 그런 면에서 그리 만족감을 얻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그것은 하나의 검색어라고 해도 워낙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이 존재하다 보니까 그렇다고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는 나는 그렇다는 거다. 다만 내가 구글을 자주 이용하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 검색을 통한 정보가 아니라 구글 검색 그 자체를 알기 위해서...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두 명의 인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천재라는 것을 느끼게 만들었다. 어떻게 그렇게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솔직히 경탄했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만약 검색에 관심을 가졌다면 저렇게 생각했을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도 많이 들었었다.

아직까지도 거침없는 질주를 하는 구글을 보면서 2000년도의 시스코를 보는 듯 하다. 얼마나 구글이 시대의 트렌드를 주도해나갈 지는 모르겠지만 영원한 것은 없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시대에 부응하고 변화를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적어도 아직까지는 쉽사리 그런 구글의 거침없는 질주를 막을 기업은 없어 보인다.

그래도 구글의 성장한 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두 청년의 마인드 있는 기업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라는 것이 어제와 오늘 생각이 바뀌기 쉽상이라 내일은 어떤 생각을 가질 지는 사실 모를 일이다. 나중에 변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하면 그만 아닌가. 젊은 나이에 성공이라는 맛을 보게 되면 생기는 역효과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젊기에 가질 수 있는 순수한 기업가적 마인드는 그래도 믿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젊어서 사업하면 돈보다는 뭔가 이루고자 하는 명예가 강한 경우가 많다.)

읽으면서 오~ 멋진걸~ 하는 문구가 있었다. 바로 이 문구다. "구글의 경쟁자는 오직 구글뿐이다." 매우 건방진 얘기라고 보일 수 있어도 개인적으로 이런 것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패기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나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그들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많이 보인다.

2001년 3억 달러에 불과하던 전세계 검색광고시장은 올해 68억 달러, 2008년께면 109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검색은 이제 2003년 이후 해마다 28퍼센트씩 덩치를 불려나가는 황금알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무분별한 방문자 100명보다 관심있는 1명의 방문이 곧 돈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구글은 가장 먼저 간파했다.
똑똑하지 않은가? 핵심을 꿰뚫고 있다. 그럼 요즈음 흔히들 얘기하는 Media 2.0 은 어떻게 되어야 하겠는가? Web 2.0 이니 Enterprise 2.0, 집단지성, 대중의 지혜, 위키노믹스 등등과 결부지어서 잘 생각해보기 바란다. 이미 외국에서는 벌어지고 있는데... 내가 Media 사업을 하면 미리 그것을 염두에 두고 뭔가를 할 터인데, 내가 그 일을 업으로 하지 않아서...

근데 중요한 것은 아무리 그런 핵심을 꿰뚫는다고 하여도 기업이라는 것이 옳은 일 열심히 하자고 모여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초기의 기업가적 마인드가 매출이나 이익에 파묻혀버리기가 쉽상이다. 그런 상황이 잘 나타난 부분이 있다.

시간이 가면서 설립자들은 광고에 대한 자신들의 고집을 누그러뜨렸지만, 초창기에 그들은 자신들을 고부했던 기업들이 빠진 함정에 똑같이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들은 구글이 사용자보다 광고주를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세르게이 브린은 "우리의 동기는 최고의 검색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배너광고를 두는 것이 검색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페이지가 뜨는 시간이 아주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그런 사태를 피하고 싶었다. 우리는 또 '광고는 검색과 상관없지 않은가, 그런데 왜 그것을 보여줘야 하지? 광고는 정신을 산만하게 할 뿐이다'라고 생각했다"고 밝힌다.
마이클 모리츠가 말했듯이 광고에 대한 구글 창립자들의 이런 알레르기성 반응 때문에 구글은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모색하는 쪽으로 방향을 옮겼다. 창립자들이 사용자 웹에서 거의 단 하나의 사업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포털을 거부한 상태에서 구글은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중략)

사실 2001년 초까지 구글에겐 돈이 될 만한 현실적인 계획이 없었다. "이사진급에서는 어디서 매출을 얻어낼 것인지 정말로 우려하고 있었다"라고 램 슈리람은 당시를 회상한다. 이에 마이클 모리츠는 "우리는 사실 사업모델을 생각해낼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이 매우 암울해보였던 시기였다. 우리는 계속해서 현금을 써대고 있었고, 대기업들은 우리를 거부했다. 규모가 큰 라이선스 계약은 정말 따내기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서 "1999년이 지나가고 분명하게 매출을 올릴 만한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돈을 축내게 되자 이러한 우려는 더욱 고조되었다. 구글이 지닌 장점이라면 야후와 같은 거물과 비교해 현금을 축내는 속도가 느렸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충분한 현금을 갖고 있긴 했지만, 한 달에 수십만 달러가 그냥 사라지고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면 누구나 흔들리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온 결과는 그들의 기본적인 사업 마인드와 수익이라는 두 가지를 다 취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정말 나는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블로그스피어에서 말 많은 구글 애드센스라는 것도 전형적인 기업의 형태에서는 상상하기가 힘들다. 기존에 어떤 채널 정책도 아니고 완전 오픈해서 수익배분을 하는 형태라니... 정말 놀라웠다.

이러한 것도 그런 기업가적 마인드가 밑바탕이 되었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수익 모델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는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 나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책, 다시 벤처라는 것을 가슴에 새기게 만든 책이었다. 구글이라는 회사 자체가 이미 대중성을 갖고 있기에 누구나 읽어도 무방하겠지만 적어도 IT 관련 업체나 인터넷 서비스 업체라면 꼭 봐야할 필독서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