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219번째 영화. 올해 지금까지 개봉하는 기대작 중에서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는 영화였기에 실망하기도 쉬울 법한 영화였다. 원래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하게 되잖아. 그런데 <오블리비언>은 충분히 볼 만했다. 가장 볼 만했던 건 비주얼이고, 스토리는 나름 외계 침공 소재의 영화에서 항상 보이는 그런 스트림을 따르고는 있지만 그렇게 될 시에는 뻔한 스토리가 되다 보니 마지막에 살짝 비튼 듯한 느낌? 근데 조금 늘어지는 듯한 감이 없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1시간 45분에서 1시간 50분 정도의 러닝 타임이었으면 좋았을 듯 싶었다. 난 영화 볼 때 콜라 마시면 2시간 넘기기 힘들거덩. 2시간 지나고 나니 아 오줌 마려워 참느라 고생했다. 영화는 보고 싶고 오줌은 마렵고. 그러니 영화관 갈 때는 미리미리 오줌을 누고 들어가야 돼~ 개인 평점 8점의 영화.
가장 볼 만했던 건 역시나 비주얼
초반에는 비주얼 때문에 넋 놓고 봤던 거 같다. 많은 SF 영화에서도 미래의 지구(그것이 폐허라 할 지라도)에 대해 많이 그리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블리비언>이 가장 맘에 들었다. 물론 앞으로 나올 영화들 중에 더 나은 게 있기는 하겠지만 지금까지의 SF 영화 중에서는 가장 인상 깊었다는 거.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광활한 자연과의 조화
<오블리비언>의 배경은 2077년 폐허가 된 지구다. 왜 폐허가 되었는지 여부는 스토리 상의 문제니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다. 보통 폐허가 된 지구라고 하면 부서진 건물들이 많이 등장하겠지만 <오블리비언>은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광활한 자연을 스크린에 많이 담고 있다.
이런 자연을 담으려고 로케이션 많이 다녔을 듯 싶다. 뭐 CG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CG로 모든 걸 만들 수는 없는 장면들이 많아서 말이다. 그런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자연과 더불어 잭 하퍼(톰 크루즈)와 빅토리아(안드레아 라이즈보로)가 임무를 수행하는 타워나, 지구의 에너지원인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시설들이 전혀 어울릴 거 같지 않은데 조화롭더라고. 난 그렇게 보이더란 얘기다.
디테일한 비주얼
특히 잭 하퍼와 빅토리아가 근무하고 사는 공간이다 보니 초반에 자주 등장하는 타워는 세세한 부분까지 맘에 들었다. 전체적인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말이다. 어찌보면 폐허가 된 시가지를 묘사하기 위해서는 신경 써야할 부분 부분들이 많지만 폐허가 된 지구는 대부분 실제 자연으로 대체하다 보니 타워를 좀 더 신경 써서 디자인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마도 가장 멋진 비주얼이라고 한다면 잭 하퍼(톰 크루즈)와 빅토리아(안드레아 라이즈보로)가 타워에 있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바닥과 옆면이 모두 투명한 수영장인데 하늘 높이 위치하고 있으니 그 기분 묘할 듯 싶다. 위로는 별들이 보이고 아래로는 구름이 보이는. 캬~ 멋지네. 배우들까지 멋지다 보니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이었다고. 안 그래? 나만 그런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기계들
등장하는 기계들해봐야 잠자리 비행기랑 드론 정도? 그래서 그런지 이 기계들도 신경을 많이 쓴 듯 하다. 아이디어가 돋 보이더라고. 마치 번지 점프하듯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잠자리 비행기에서 조종석은 전면이랑 측면이 모두 유리다. 오~ 떨어질 때도 기분 죽일 듯. 게다가 번개 치는 폭풍 속을 비행할 때는 빗방울 때문에 와이퍼 달아주고 싶더라니까. ㅋㅋ
드론과 같은 경우도 참 귀엽더라고. 크기가 좀 커서 그렇지 손바닥에 올려놓은 사이즈라고 한다면 갖고 놀고 싶은 장난감 같은. 어찌보면 <오블리비언>이 비주얼적으로 남다르다고 느끼는 건, 많은 부분에 대한 묘사를 절제하고 집중된 몇몇 부분만 디테일하게 묘사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조화롭게 구성해서가 아닌가 싶다. 뭐랄까 내 느낌은 아이폰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 뭐 그랬다고.
스토리 얘기하자면 할 얘기가 많지만...
비주얼은 상당히 좋았던 반면에 스토리를 얘기하자면 할 얘기가 좀 많은 편이다. 그러나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왜냐면 사실 이런 영화의 스토리는 어떠한 틀을 벗어나기가 쉽지가 않다. 사실 내가 <오블리비언>을 보기 전에 <오블리비언>을 <인셉션>을 염두에 두고 본 거 아니거덩. 왠지 모르게 <프로메테우스> 삘이 아닐까 싶었단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실망할 정도의 스토리가 아니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봤었는데 지적하고 싶은 부분 많지만 그래도 뭐 괜찮았다 얘기하고 싶다.
지적할 게 없으니까 그런 게 아니냐? 뭐 그럴 수 있어서 하나만 언급하자면, 잭의 클론들 보면 48호와 52호잖아. 예고편에도 나오지만 지구의 절반이 폐허가 되었다고 하는 걸 보면 잭 하퍼(톰 크루즈)가 관리하는 영역이 지구의 반인 거 같은데(나머지는 영화 속에서 보면 방사능 노출 지역으로 접근 못 하게 되어 있다만 실제로는 잭의 클론인 52호가 관리하고 있다) 그럼 49호와, 50호, 51호는? 지구를 5등분해서 관리하는 거라면 마지막에 등장했던 건 왜 52호였을까? 49호, 50호, 51호도 있는데? 뭐 그런 거지. 디테일하게 따지고 들면 궁금한 게 많아져~ <인셉션> 같지는 않단 말이다.
그래도 이런 류의 영화가 항상 그렇듯이 마지막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자신이 직접 폭파시키러 가게 되잖아? 어쩔 수 없군 했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살짝 비틀어주는 센스를 발휘하는 애교? 정도로 나는 스토리에 대해서 별 말을 하고 싶지 않더라. 그래도 비주얼은 극강이었다 보니까. 그래서 개인 평점인 9점이나 10점이 아닌 8점이라는 얘기지. 근데 영화 보면서도 참 신기했던 게 52살의 나이인 톰 크루즈는 늙지도 않나봐~ 왕 부럽~
아직도 수영장 씬이 잊혀지지 않아~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키 170cm. 톰 크루즈와 똑같네? ^^; 개인적으로 <오블리비언>에서의 이미지 완전 좋아하지. 근데 말이야. 남자는 그런 이미지만 좋아하지는 않는다구. 다양한 이미지를 좋아하지. ㅋㅋ 여튼 톰 크루즈 보고 따라와~ 해놓고 수영장 들어갈 때의 뒷태. 아우~ 야아~ 잊을 수가 없네 그랴~ ㅋㅋ 개인적으로 <오블리비언>에 등장하는 올가 쿠릴렌코보다 안드레아 라이즈보로가 외모나 몸매 내 성향에 더 맞는 듯. 올가 쿠릴렌코는 내 성향상 전혀 끌리는 매력이 읍써~ 개인 성향이다. 딴지 걸지 마셈~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