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221번째 영화. 뭐 삼국지와 더불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얘기라 초한지에 대해서는 별 얘기를 하지 않겠다. 개인적으로 초한지는 3권짜리 '항우와 유방'만 읽었을 뿐이고, '삼국지'는 이것 저것 읽어봤다. 그래도 나는 '대망'이 제일 낫더라. 근데 이런 역사 소설들을 읽어보다 보면 공통적으로 보이는 게 참 안타깝다는 게지. 왜 졸라 약삭빠르고 기회주의자 같은 녀석들이 세상을 제패하느냐는 게지. 이런 걸 보고 세상은 원래 이런 거여 하면서 그렇게 살면서 돈 벌어 쳐먹는 양아치 새끼들이 주변에 있단 말이지. 상종 안 하지. 근데 그 새끼 인생이 불쌍한 게 아니라 그 새끼 믿고 따르는 애들이 불쌍하고, 그런 새끼가 그런 짓거리 하는 걸 정말 꼴보기 싫어하는 사람 중에 하나다 보니 한 번만 제대로 걸려라 진짜 그냥 지근지근 밟아버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뿐이다. 꼴보기 싫으니까 상종 안 하는 거지만 언젠가 맞닦드릴 때가 있겠지. 나는 그 때를 위해서 갈고 닦을 뿐이고.
<초한지: 영웅의 부활>은 유방과 항우의 마지막 대결과 그 이후 세운 한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한을 세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한신을 제거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거 보다 보면 아주 승질난다. 뭘 보고 배우라는 거여? 예전에 '항우와 유방'이란 책을 읽고 적은 리뷰에는 일장일단이 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는 항우라고 적었었다. 그러나 나이가 더 든 지금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나름 일장일단을 두루 보지만 나는 이런 식으로 살지 않겠다는 선택을 한 거다. 뭔 말이냐면, 그렇게 해서 이긴다는 게 나에게는 무의미한 거고 그게 순진한 생각이라고 얘기를 해도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확고 부동한 가치관의 피력인 거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유방은 결과론적으로 이겼지만 내가 볼 때는 쓰레기다. 배울 거? 존나 없어. 뭔 이런 걸 보고 처세술을 배우고 리더십을 배우냐고. 나도 예전에는 중립적인 자세에서 배울 거 배우고 식의 어조로 글을 적기도 했지만 됐심. 이제는 내 색깔 분명히 하고 내 뜻대로 살겠다고. 남의 눈치 안 보고 말이지. 이렇게 살면서 이기고 싶은 자들 그렇게 살아라. 나는 별 관심 없다. 게다가 중립적인 자세에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얘기하는 이들 탓하고 싶진 않지만 내가 그런 걸 몰라서 이러는 거 아니거든. 이 세상에 어떤 악인이라 해도 그들을 통해서 배울 게 없는 건 아냐. 그렇게 따지면 모든 게 다 배울 게 있지. 그런 이들의 얘기는 줏대 없어 보인다고.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니도 옳고 나도 옳고. 뭐 하는 짓이냐고. 그래서! 나는 강하게 얘기하고 싶다. 유방은 쓰레기라고.
아~ 영화 평점 안 줬구나. 개인 평점은 8점 준다.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 좋아하걸랑. 그러나 영화는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는 거 미리 알려준다. 초한지나 삼국지 좋아하고 어느 정도 내용 아는 사람이 보면 재미있을 듯.
재수없다. 퉤! 유방
유방하면 떠오르는 인물 하나 있다.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굉장히 믿음을 주는 척 하면서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굉장히 고자세를 취하는 사람이다. 가진 실력을 현란한 말솜씨 하나이고, 지가 하는 일은 없으면서 자기 개인 돈 버는데 직원들을 활용한다. 근데 웃긴 건 지가 대표로 있는 회사는 매달 적자라 직원들 월급 밀리는 경우가 많다. 지는 수천만원을 벌어가면서 말이다. 지가 버는 돈은 개인 돈이고 회사 수익이 나야 월급을 줘야 할 거 아니냐는 논리다. 이런 개새끼가 어디있냐고. 그럼 회사를 이용하지 말든가. 책임 의식도 없고 말이지 뭐 하는 거여? 그 새끼 보면 딱 유방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이런 얘기를 하고 싶다. 결과론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상식선에서 봐라고. 결과가 그렇다 하여 유방한테서 배울 게 있다 이렇게 얘기하는 이들 많은데, 도대체 뭘 배우는데? 아쉬우면 비굴해져라? 권력을 쥐고 나서는 측근들 제거해라? 참 좋은 거 많이 배우네. 그만큼 남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강한 이에게는 자신을 믿어달라고 한다. 굉장히 모순된 존재지. 자기 스스로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못 믿는 거거든. 다들 지 같은 줄 안다니까. 뭘 배우란 말인가? 나는 이런 인물은 존경이 아니라 까야 된다고 본다. 재수없다. 퉤!
자기 색깔이 분명한 항우
<초한지: 영웅의 부활>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항우는 자기 수하는 극진히 챙겼고 자기가 인정하는 사람은 챙겼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잔인할 정도로 무력을 행사했던 인물이었고. 그런 건 영화에서 잘 나타나있지 않지. 그래서 <초한지: 영웅의 부활>을 보면 항우는 굉장히 멋진 마초맨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래도 확실한 거는 자기 색깔 분명하고 멋지다는 거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그건 세상이 잘못되어서 그런 거고 자신의 강함이 때로는 단점으로 작용해서 그런 거지 결코 그의 가치를 폄하해서는 안 되는 거다.
<초한지: 영웅의 부활>에서 보면 굉장히 항우를 좋게 그리고 있는데 그건 어찌보면 최근 들어 역사에 대한 재해석이 많이 되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초한지에서는 유방이, 삼국지에서는 유비가 미화되어 있는 면이 많았으니까. 다 유씨구만. 나는 둘 다 싫다. 초한지에서는 항우가, 삼국지에서는 조조가 내 성향에는 잘 맞는 캐릭터다. 또 이런 거 갖고 덧글 달면서 뭘 알고 그러느냐 그러지 마라. 제발. ㅋㅋ 갑자기 내 호가 생각난다. 항후의 해하가에서 착안해서 지어준 호인데 경산(擎山)이다.
쓰레기를 믿은 너를 어떻게 탓할쏘냐, 한신
항우의 밑에 있다가 유방의 밑으로 들어와 한을 세우는 데에 일등 공신을 한 한신. 비운의 영웅이라고 해야 하나? 왜 이리 다 영웅들은 비참한 결말을 맞는 거여? 그게 다 이유가 있다. 뭐냐?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알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신뢰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믿은 게 잘못이지. 믿은 대상이 아주 양아치라 그런 거여. 사람 하나 잘못 믿어서 이렇게 된 거니 참...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양아치 같은 이들을 상종하지 않고 그네들이 하는 일이나 행동을 절대 믿지 않는다. 다 의도된 바대로 움직이는 거고, 그렇지 않고 순수한 마음이라 하더라도 언제든지 믿음을 등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왜 상종하지 않는지 이유를 알겠는가?
그래서 나는 그런 이들에게만 아주 비열하게 굴어준다. 그러나 결코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공격 당하면 공격을 할 뿐. 대신 배로 돌려주려고 최선을 다하지. 그게 내 방식이다. 항우가 유방을 죽일 수 있었을 때에 유방을 죽였다면 얘기가 달라졌을텐데 말이지. 마지막으로 얘기하자면, 이런 역사적 사실을 보고 결과에 초점을 두지 말고 어떻게 사는 게 더 바람직한지에 초점을 두고 보되, 세상에 다양한 부류의 인간들이 있으니 이런 저런 캐릭터를 보면서 조심해야지 하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 거다. 그리고 아무리 내게 이익이 된다 하더라도 믿을 수 없는 녀석들과는 손을 잡는 게 아니다. 왜냐면 나중에 뒷통수 친다. 고로 비즈니스 상으로 대할 때는 비즈니스 상의 관계 즉 이해득실만 따져서 대하길 바란다. 어줍잖은 인간 관계, 믿음,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대지 말고.
예고편
그리고 시간 나면 유방의 아내였던 여치에 대해서 찾아보길. 여태후로 검색하면 이 여자가 얼마나 잔인했는지 잘 나온다. 남자보다 여자가 더 무서운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