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225번째 영화. 뭐 사실 이런 영화는 스토리가 뻔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뻔한 스토리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감동적이기도 하고 그저 그런 영화가 될 수도 있다. <송 포 유> 같은 경우는 아쉽게도 후자에 가까운 영화였다. 전혀 감동이 없는 그런 영화는 아니지만 임팩트가 약했다. 나름 왜 그런지 생각해보면 마지막에 주인공 할아버지가 부르는 노래가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가 아니었기에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는 부분이 좀 약했고, 대사나 표정에서 나오는 애절함 또한 약했다고 본다. 사실 그냥 그렇게 스토리가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임팩트가 강하면 그래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거든. 끝나고 난 다음에 그 감동의 여운 때문에 말이다. <송 포 유>는 이 부분에서 좀 미약했지 않았나 싶다. 조금 아쉽대. 개인 평점은 7점 준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장면
합창 대회에서 솔로로 노래 부르는 할아버지.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면서 부르는 장면이다. 근데 자세 죽인다. 한 손은 뒷짐 지고, 다른 한 손은 앞포켓에다 넣고. 할아버지의 캐릭터를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영화 속에서도 그러했듯이 할머니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이왕 변했다면 아예 좀 더 애절함이 들어나도록 연기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장면이었다.
이렇게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송 포 유>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이 이거다. 이렇게 나이 들어서까지 서로 사랑할 수 있을까? 까칠한 할아버지지만 할머니한테만 약한 할아버지. 남들이 뭐라 해도 그런 할아버지를 이해하고 내 옆에 있어줘서 행복하다고 하는 할머니. 로맨틱하지는 않지만 나이에서 오는 무게 만큼 사랑이란 단어가 묵직하게 다가오게 하는 데는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나이 들어서 저렇게까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번 즈음은 해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감동의 크기는 크지 않지만 젊은 부부나 연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다.
돌싱이고 재혼에 대해서는 생각이 없지만(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유가 있다만 그렇다고 아예 배제를 하는 건 아니다) 남자는 나이 들어서 혼자 살기 쉽지 않다. 여자는 혼자 살 수 있어도. 뭐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런 얘기를 하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남자들끼리 영화관에 안 가잖아. 여자들끼리는 영화관에 가도. 뭐 그런 이유와 매한가지다. 꼭 재혼을 해야 하니까 누군가를 그런 잣대로 바라보기 싫다. 느낌이 와야 인연의 고리가 연결이 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치고 박고 싸워도 평생을 같이 늙어간다는 것도 하나의 행복인 거 같다.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