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호회 토너먼트 결승전이 있었다. 상대는 27점 고수. 나이는 나보다 2살 어리지만 정말 잘 친다. 동호회 내에서 27점을 놓고 치는 회원이 3명 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내 스승이다. 이 친구와 같은 경우는 샷이 좋거나 자세가 멋지다거나 그런 게 아니다.(그렇다고 해도 27점 정도 치면 샷을 다 구사할 수 있지만) 이기는 게임을 하는 친구다. 즉 아무리 자세가 멋지고 샷이 어떻다 하더라도 맞추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없다 뭐 그런 생각이란 거다. 그래서 잘 친다.
게다가 뒷공을 별로 안 준다. 20점 중반대 정도가 되면 제1적구의 움직임까지 보고 힘조절해서 치기 때문에 27점 정도라면 상대한테 어려운 공을 줄 정도가 된다. 즉 내가 게임 운영 능력을 키웠다고 해도 그건 정신 상태를 말하는 거지, 이렇게 기술적인 테크닉으로 게임을 운영하는 게 아닌지라 내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이 녀석은 멘탈이 강하다. 어떤 누구라도 자신있게 붙는다. 말에 휘둘리지도 않고.(물론 대대에서 경기할 때는 말하면 실례지만)
요즈음 당구 슬럼프다
슬럼프가 온 거 같다. 안 된다.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집중력 문제이긴 하다. 뭐랄까? 고수들이랑 치는 게 아니면 별로 집중이 안 된다. 또한 나도 한 이닝에 하이런 기록이 종종 나오다 보니 지고 있어도 이거 뭐 한 큐 잡으면 되겠네 하는 안일한 생각도 갖게 되고. 한 이닝 한 이닝에 최선을 다했던 내가 건방져진 거다. 게다가 주변에서 무서운 17점이라고 잘 친다고 그러니 거기에 기분 업된 것도 있는 듯 싶다. 그래서 집중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안 된다. 희한하지.
지난주 수요일 정모 때는 너무 안 되서 그냥 누구랑 쳐도 대충 쳤다. 거의 게임을 포기한 듯이 말이다. 당구가 재미없어졌다. 그런데 토너먼트 결승은 해야 하고 이러면 안 되는데 싶어도 참. 하루에 한 번씩 꾸준히 가서 연습하려고 했지만 수요일 정모 이후로는 가지 않았다. 연습해봤자 스트레스만 쌓일 듯 싶어서 말이다. 고수들은 슬럼프가 빨리 왔다며, 이 슬럼프는 당연한 거라고 하면서 잘 극복하면 또 실력이 는다고 하니 편안하게 받아들이라 하는데 나는 내 치는 게 짜증났다.
왜냐면 다 멘탈의 문제라 생각해서 슬럼프라고 해도 그런가부다하고 그냥 꾸준히 집중해서 치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인데 내 멘탈이 무너져버렸으니 내 스스로에게 정말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거다. 그래서 그냥 쉬었다.
컨디션은 좋지 않았지만 경기에 임하니 달라지긴 하더라
그리고 결승전이 있던 토요일에 가서 연습 좀 하다 쳤는데 또 그렇다. 그 날은 짜증의 연속이었다. 처방전으로 받은 약을 사러 약국을 5군데나 돌아다니고, 담배도 이틀 정도 안 피고 있었던 터라 스트레스도 쌓였었다. 내가 담배를 안 필 정도라면 나름 몸 사린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도 받고 결승전 전에 한 게임 치는데 짜증이 나서 그냥 게임 포기했다. 점심을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허기져서 당구장에서 짜장면 시켜 먹고 말이다. 여튼 몸 상태도 별로였지만 정신 상태는 더 별로였다. 그래서 결승전 상대자한테 게임 빨리 끝내줘라고 했을 정도.
어차피 결승전 상대자를 이기기는 힘든 상황이고, 내 점수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잘 한 거라 생각했으니 그냥 상대도 안 되게 지면 내가 뭐 할 말이 없을 거 아닌가. 게다가 요즈음 난 당구도 안 되니까 말이다. 근데 희한한 게 경기가 시작되고 나니 그렇게 안 되더라는 거다. 집중력이 생기게 되더라고. 거 참 희한하지. 관전자들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더라고. 뱅킹에서 내가 이겨서 초구를 치는데 샌다. 헐~ 상대가 고수이면 이런 거 놓치면 안 되는데. 근데 상대는 첫 큐인가에서 5점을 뽑아낸다. 역시! 잘 친다.
첫번째 점수는 자기가 생각하지 않은 대로 들어갔었나 그랬다. 그 친구 정도 사이즈면 첫번째 쿠션 어디에 맞는지를 보고 바로 돌아설 정도라 안 맞았다 생각하고 돌아섰는데 운이 좋게 들어갔다. 쫑 나서 들어갔나 뭐 어쨌나. 그런데 그렇게 운 좋게 들어가고 내리 4점을 더 치는 거다. 헐~ 역시 고수들은 이렇다니까. 그런데 내가 다음 이닝인가 그 다음다음 이닝인가에서 5점을 친다. ㅋㅋ 희한하지. 몰라. 난 그냥 주어진 공 최선을 다해 쳤을 뿐이다. 3번째 공인가는 좀 운이 따라줬고 말이다. 5점 치기가 그리 쉽지가 않거든? 이렇게 치면 상대도 조금 다르게 생각하기 마련이지.
스코어는 6:6. 나는 17점만 치면 되기 때문에 11점 남았고, 상대는 21점 남았다. 7:11, 10:15 상대가 치면 나도 쳤다. 상대가 2개 치면 내가 하나 치고 하는 식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나도 쳐내려갔다는 거다. 그게 다였다. 그 이후 20이닝 정도인가는 치지를 못했다. 딱 봐도 잡아친다는 걸 내가 느끼겠더라고. 즉 뒷공을 안 주게 치더라고. 내가 봐도 2개 정도는 와~ 이거 뭘 쳐야하나 하는 생각의 공 배치도 있을 정도. 경기 중에 내가 한 마디 하려고 했다. "안 잡고 친다면서? 후달리냐?" ㅋㅋ
경기라 아무 소리 안 하고 게임에만 집중했지만 확실히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이런 데에서 있는 거다. 잡아친다는 걸 느끼고 내 나름 그래? 좋다. 나도 힘조절해서 공 안 준다 해서 다대를 쳐도 힘조절해서 쳤다. 공이 안 맞아도 공은 잘 안 주게 되니까. 근데 이 녀석은 친다. 그게 고수인 거여~ 그래서 같이 뒷공을 안 주게 되면 결국 내 손해다. 관전자들도 게임이 지루하게 진행되니까 좀 잘 쳐라고 그러고. ㅋㅋ 여튼 그렇게 해서 난 10점에서 멈췄다.
그 이후로 공이 전혀 안 온 건 아니지만 들어가야할 공이 새어버리고 그러니 나도 맛 가는 거지. 나중에 저녁 먹으면서 얘기하기로는 10점까지는 사실 뒷공 생각하지 않고 공격형 당구로 쳤단다. 근데 이러다가 질 거 같으니까 안 되겠다 싶어서 그 이후로는 자기가 못 먹어도 상대한테 공을 안 주는 수비형 당구로 쳤다고. 그래서 그 이후로는 하이런이 없다. 1점 아니면 2점 정도만 치게 되고. 어쩐지 잘 새더라. 새도 공을 안 주는 식으로 초이스를 해서 그렇다니까.
그리고 지도 느꼈단다. 나도 나름 힘조절해서 공 안 주려고 했다는 걸. 그러면 뭐해. 사이즈가 있으니 그런 공도 쳐내는데 말이지. 초반에 내가 5개 쳐낼 때는 뒤에서 임프로님이 보고 계셨단다. 내가 치는 거 보고서 많이 웃으시더라는. 17점이 저렇게 칠 수 있나 뭐 그런 뜻이란다. 난 게임에 집중하고 있어서 몰랐지. 상대편도 처음 5점 칠 때는 좀 놀랬다가(내가 그 녀석하고 칠 때 집중해서 쳐본 적이 없거든. 그래서 날 좀 우습게 여겼었고) 하나 둘씩 꾸준히 치니까 좀 부담되더란다.
사실 그거면 된 거다. 게임이 이기고 지고는 내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내 게임에 충실하면 되는 거다. 분명히 나는 상대한테 게임에서는 다를 거라고 했었는데 나름 경기에서는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하면서도 그 날 너무 몸과 정신 컨디션이 안 좋았던 지라 그 날은 다를 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더라고. 오히려 경기하면서 집중력도 높아지고 몸과 정신 컨디션이 더 좋아지더라고. 여튼 그렇게 지긴 했지만 난 만족한다. 아직은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 질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하면서. ^^;
시상으로 받은 상금은 전부 동호회에 돌려주고
결승전 후 시상을 했다. 뭐 시상이라고 해봐야 동호회 회원들 모여서 당구장 한 쪽에서 하는 거였지만. 준우승. 상금 보니까 12만원 현금 들어 있더라고. 다 빼서 동호회 총무한테 줬다. 동호회 기부. 뭐 난 상금 그런 거 관심 없었다. 그냥 경기 그 자체에 의미를 뒀을 뿐. 오히려 토너먼트한답시고 당구장 와서 게임비 낸 게 더 많은 듯 싶다. ㅋㅋ 여튼 그렇게 이번 토너먼트는 끝났다. 토너먼트 하면서 참 많은 걸 느꼈는데 다 피가 되고 살이 되겠지. 다시 이렇게 결승전에 오를 수 있을까? 힘들 듯. 그러나 다음번에도 최선을 다한다. 4분기에도 토너먼트 한다고 하니. ^^;
덧.
요즈음 슬럼프 극복하기 위해서 18점으로 올려버릴까 하는 생각도 든다. 동호회 고문님이 내 치는 거 보고 동호회장한테 나는 18점 아니면 19점 놔도 되겠다고 했다는데 사실 내가 결승전 올라가면 18점으로 올리겠다고 동호회 내에서 글을 올린 적이 있거든. 점수를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당구 치는 데에 임하는 자세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그럴 필요가 있을 듯 싶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당분간 당구장은 자제하겠지만 좀 생각해봐야할 듯. 요즈음 당구가 안 되면 짜증나네. 동호회 들어가고 그런 일이 별로 없었는데. 안 되면 안 되는가 보다 하고 편안하게 생각했었는데. ㅠ.ㅠ
게다가 뒷공을 별로 안 준다. 20점 중반대 정도가 되면 제1적구의 움직임까지 보고 힘조절해서 치기 때문에 27점 정도라면 상대한테 어려운 공을 줄 정도가 된다. 즉 내가 게임 운영 능력을 키웠다고 해도 그건 정신 상태를 말하는 거지, 이렇게 기술적인 테크닉으로 게임을 운영하는 게 아닌지라 내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이 녀석은 멘탈이 강하다. 어떤 누구라도 자신있게 붙는다. 말에 휘둘리지도 않고.(물론 대대에서 경기할 때는 말하면 실례지만)
요즈음 당구 슬럼프다
슬럼프가 온 거 같다. 안 된다.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집중력 문제이긴 하다. 뭐랄까? 고수들이랑 치는 게 아니면 별로 집중이 안 된다. 또한 나도 한 이닝에 하이런 기록이 종종 나오다 보니 지고 있어도 이거 뭐 한 큐 잡으면 되겠네 하는 안일한 생각도 갖게 되고. 한 이닝 한 이닝에 최선을 다했던 내가 건방져진 거다. 게다가 주변에서 무서운 17점이라고 잘 친다고 그러니 거기에 기분 업된 것도 있는 듯 싶다. 그래서 집중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안 된다. 희한하지.
지난주 수요일 정모 때는 너무 안 되서 그냥 누구랑 쳐도 대충 쳤다. 거의 게임을 포기한 듯이 말이다. 당구가 재미없어졌다. 그런데 토너먼트 결승은 해야 하고 이러면 안 되는데 싶어도 참. 하루에 한 번씩 꾸준히 가서 연습하려고 했지만 수요일 정모 이후로는 가지 않았다. 연습해봤자 스트레스만 쌓일 듯 싶어서 말이다. 고수들은 슬럼프가 빨리 왔다며, 이 슬럼프는 당연한 거라고 하면서 잘 극복하면 또 실력이 는다고 하니 편안하게 받아들이라 하는데 나는 내 치는 게 짜증났다.
왜냐면 다 멘탈의 문제라 생각해서 슬럼프라고 해도 그런가부다하고 그냥 꾸준히 집중해서 치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인데 내 멘탈이 무너져버렸으니 내 스스로에게 정말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거다. 그래서 그냥 쉬었다.
컨디션은 좋지 않았지만 경기에 임하니 달라지긴 하더라
그리고 결승전이 있던 토요일에 가서 연습 좀 하다 쳤는데 또 그렇다. 그 날은 짜증의 연속이었다. 처방전으로 받은 약을 사러 약국을 5군데나 돌아다니고, 담배도 이틀 정도 안 피고 있었던 터라 스트레스도 쌓였었다. 내가 담배를 안 필 정도라면 나름 몸 사린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도 받고 결승전 전에 한 게임 치는데 짜증이 나서 그냥 게임 포기했다. 점심을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허기져서 당구장에서 짜장면 시켜 먹고 말이다. 여튼 몸 상태도 별로였지만 정신 상태는 더 별로였다. 그래서 결승전 상대자한테 게임 빨리 끝내줘라고 했을 정도.
어차피 결승전 상대자를 이기기는 힘든 상황이고, 내 점수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잘 한 거라 생각했으니 그냥 상대도 안 되게 지면 내가 뭐 할 말이 없을 거 아닌가. 게다가 요즈음 난 당구도 안 되니까 말이다. 근데 희한한 게 경기가 시작되고 나니 그렇게 안 되더라는 거다. 집중력이 생기게 되더라고. 거 참 희한하지. 관전자들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더라고. 뱅킹에서 내가 이겨서 초구를 치는데 샌다. 헐~ 상대가 고수이면 이런 거 놓치면 안 되는데. 근데 상대는 첫 큐인가에서 5점을 뽑아낸다. 역시! 잘 친다.
첫번째 점수는 자기가 생각하지 않은 대로 들어갔었나 그랬다. 그 친구 정도 사이즈면 첫번째 쿠션 어디에 맞는지를 보고 바로 돌아설 정도라 안 맞았다 생각하고 돌아섰는데 운이 좋게 들어갔다. 쫑 나서 들어갔나 뭐 어쨌나. 그런데 그렇게 운 좋게 들어가고 내리 4점을 더 치는 거다. 헐~ 역시 고수들은 이렇다니까. 그런데 내가 다음 이닝인가 그 다음다음 이닝인가에서 5점을 친다. ㅋㅋ 희한하지. 몰라. 난 그냥 주어진 공 최선을 다해 쳤을 뿐이다. 3번째 공인가는 좀 운이 따라줬고 말이다. 5점 치기가 그리 쉽지가 않거든? 이렇게 치면 상대도 조금 다르게 생각하기 마련이지.
스코어는 6:6. 나는 17점만 치면 되기 때문에 11점 남았고, 상대는 21점 남았다. 7:11, 10:15 상대가 치면 나도 쳤다. 상대가 2개 치면 내가 하나 치고 하는 식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나도 쳐내려갔다는 거다. 그게 다였다. 그 이후 20이닝 정도인가는 치지를 못했다. 딱 봐도 잡아친다는 걸 내가 느끼겠더라고. 즉 뒷공을 안 주게 치더라고. 내가 봐도 2개 정도는 와~ 이거 뭘 쳐야하나 하는 생각의 공 배치도 있을 정도. 경기 중에 내가 한 마디 하려고 했다. "안 잡고 친다면서? 후달리냐?" ㅋㅋ
경기라 아무 소리 안 하고 게임에만 집중했지만 확실히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이런 데에서 있는 거다. 잡아친다는 걸 느끼고 내 나름 그래? 좋다. 나도 힘조절해서 공 안 준다 해서 다대를 쳐도 힘조절해서 쳤다. 공이 안 맞아도 공은 잘 안 주게 되니까. 근데 이 녀석은 친다. 그게 고수인 거여~ 그래서 같이 뒷공을 안 주게 되면 결국 내 손해다. 관전자들도 게임이 지루하게 진행되니까 좀 잘 쳐라고 그러고. ㅋㅋ 여튼 그렇게 해서 난 10점에서 멈췄다.
그 이후로 공이 전혀 안 온 건 아니지만 들어가야할 공이 새어버리고 그러니 나도 맛 가는 거지. 나중에 저녁 먹으면서 얘기하기로는 10점까지는 사실 뒷공 생각하지 않고 공격형 당구로 쳤단다. 근데 이러다가 질 거 같으니까 안 되겠다 싶어서 그 이후로는 자기가 못 먹어도 상대한테 공을 안 주는 수비형 당구로 쳤다고. 그래서 그 이후로는 하이런이 없다. 1점 아니면 2점 정도만 치게 되고. 어쩐지 잘 새더라. 새도 공을 안 주는 식으로 초이스를 해서 그렇다니까.
그리고 지도 느꼈단다. 나도 나름 힘조절해서 공 안 주려고 했다는 걸. 그러면 뭐해. 사이즈가 있으니 그런 공도 쳐내는데 말이지. 초반에 내가 5개 쳐낼 때는 뒤에서 임프로님이 보고 계셨단다. 내가 치는 거 보고서 많이 웃으시더라는. 17점이 저렇게 칠 수 있나 뭐 그런 뜻이란다. 난 게임에 집중하고 있어서 몰랐지. 상대편도 처음 5점 칠 때는 좀 놀랬다가(내가 그 녀석하고 칠 때 집중해서 쳐본 적이 없거든. 그래서 날 좀 우습게 여겼었고) 하나 둘씩 꾸준히 치니까 좀 부담되더란다.
사실 그거면 된 거다. 게임이 이기고 지고는 내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내 게임에 충실하면 되는 거다. 분명히 나는 상대한테 게임에서는 다를 거라고 했었는데 나름 경기에서는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하면서도 그 날 너무 몸과 정신 컨디션이 안 좋았던 지라 그 날은 다를 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더라고. 오히려 경기하면서 집중력도 높아지고 몸과 정신 컨디션이 더 좋아지더라고. 여튼 그렇게 지긴 했지만 난 만족한다. 아직은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 질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하면서. ^^;
시상으로 받은 상금은 전부 동호회에 돌려주고
결승전 후 시상을 했다. 뭐 시상이라고 해봐야 동호회 회원들 모여서 당구장 한 쪽에서 하는 거였지만. 준우승. 상금 보니까 12만원 현금 들어 있더라고. 다 빼서 동호회 총무한테 줬다. 동호회 기부. 뭐 난 상금 그런 거 관심 없었다. 그냥 경기 그 자체에 의미를 뒀을 뿐. 오히려 토너먼트한답시고 당구장 와서 게임비 낸 게 더 많은 듯 싶다. ㅋㅋ 여튼 그렇게 이번 토너먼트는 끝났다. 토너먼트 하면서 참 많은 걸 느꼈는데 다 피가 되고 살이 되겠지. 다시 이렇게 결승전에 오를 수 있을까? 힘들 듯. 그러나 다음번에도 최선을 다한다. 4분기에도 토너먼트 한다고 하니. ^^;
덧.
요즈음 슬럼프 극복하기 위해서 18점으로 올려버릴까 하는 생각도 든다. 동호회 고문님이 내 치는 거 보고 동호회장한테 나는 18점 아니면 19점 놔도 되겠다고 했다는데 사실 내가 결승전 올라가면 18점으로 올리겠다고 동호회 내에서 글을 올린 적이 있거든. 점수를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당구 치는 데에 임하는 자세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그럴 필요가 있을 듯 싶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당분간 당구장은 자제하겠지만 좀 생각해봐야할 듯. 요즈음 당구가 안 되면 짜증나네. 동호회 들어가고 그런 일이 별로 없었는데. 안 되면 안 되는가 보다 하고 편안하게 생각했었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