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269번째 영화. 이런 영화가 있는 줄 몰랐었는데, 영화관에서 예고편 보고 알았다. 국내 제목은 <투 마더스>지만, 외국 제목은 <Perfect Mothers> 또는 <Adore>다. Adore는 흠모한다는 뜻. <Perfect Mothers>를 직역하지 않은 건 잘 한 거 같다. 다루는 내용이 워낙 파격적이라 이거 보고 나서 예전의 나처럼 이거 완전 쓰레기네 하면서 왜 쓰레기 영화인지 따지고 드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라 본다. 나 또한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기에 그들의 얘기 또한 충분히 이해하지.
그런데 나는 이 영화를 스토리 보다는(그들 사이에 벌어진 일들 그 자체 보다는) 그런 상황에 놓인 그들의 심리 중심으로 보다 보니 재미있더라고. 다만 한 가지. 결론은 맘에 안 든다. 이게 원작과 똑같은 결론인지는 모르겠지만 나같으면 결론은 그렇게 끝맺지 않을 듯 싶다. 그런데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렇게 결론이 나야 그래도 더 훗날 어떻게 되지 않겠느냐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라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개인 평점은 후하게 8점 준다.
내게 있어서 개인 평점 8점이라는 건 추천하는 영화라는 뜻이지만, 이 영화는 알아서 선택하길 바란다. 왜냐면 보통의 경우는 대중적인 시선을 고려해서 개인 평점을 주지만 <투 마더스>의 경우는 대중적인 시선보다는 주관적인 시선으로 내린 평점이라서 그렇다. 간혹 그런 영화들이 더러 있다. 그런 경우에는 항상 추천하지만 골라서 보라는 얘기를 덧붙이곤 하지. 나는 재밌게 봤다. 다만 스토리에 공감을 하거나 스토리가 멋지다 그런 의미에서 재밌게 본 건 아니라는 거.
엄마가 아니라 여자라는 거에 중점
내가 유일하게 일주일에 한 번씩 보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짝>이다. 지인들은 알 거다. 내가 이 프로그램을 얼마나 챙겨보는지. 이걸 보는 이유는 여자의 심리를 보기 위해서다. 그런 걸 보다 보면 뭐랄까 공통적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항상 보면 삼각 관계 구도를 잘 만든다. 제작진이 말이다. 그러니까 연출한 건 아니지만 그런 관계를 중심으로 편집을 한다는 거다. 그래서 어떤 참여자 같은 경우는 해당 기수가 다 방영될 때까지 거의 나오지도 않는 경우도 있고 말이지.
한 때 <짝>은 실제가 아니라 각본대로 보여준다는 얘기가 나오곤 했지만 그건 일주일 찍은 다양한 촬영분을 편집하면서 삭제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러다 보니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지. 앞뒤 빼고 중간만 보여주면 전후 관계 모르고 그것만 보게 되니까 말이다. 여튼 재미를 위해서 삼각 관계 중심으로 보여주는 거 같은데, 그럴 때 여자들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유심히 살펴본다. 그런 걸 보는 게 나한테는 재미다. 그러면서 여자들에 대해서 이해하고 말이다. 공통점이 있더라고~
<투 마더스>도 그런 관점에서 봤다. 그래서 엄마라는 관점에서 보는 게 아니라 여자라는 관점에서 보다 저런 상황에서 어떤 심리적 기제가 작용하는지를 보다 보니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고. 물론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분명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과정에서는 나는 이해가 되는 일면도 있더라는 게지. 오히려 <투 마더스>에서 이해가 안 가는 건 여자가 아니라 남자 즉 아들들이더라고.
이성(異性) 관계에서는 이성(理性)보다는 감성(感性)이
<투 마더스>에서 엄마 역할로 나오는 나오미 왓츠와 로빈 라이트. 둘이 보여주는 캐릭터는 많이 다르다. 로빈 라이트는 외모에서 풍기듯이 다소 남성적인 면이 다분히 있는 반면, 나오미 왓츠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 대한 대처 또한 사뭇 다르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같은 여자라고는 하지만 캐릭터의 차이에서 오는 면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였다. 근데 둘 다 이해가 되더라는 거.
스토리가 윤리적으로 옳다 그르다를 떠나 나는 <투 마더스>를 보면서 역시나 이성(異性) 관계에서는 이성(理性) 보다 감성(感性)이 더 큰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근데 또 들었던 생각은 그렇다면 엄마들과 아들들이 아니라 아빠들과 딸들이었다면 과연 영화를 보는 많은 여성 관객들은 뭐라고 했을까 라는 거다. 나는 나름 남자로서 <투 마더스>를 보면서 엄마들(여자들)을 이해하겠다고 했는데 말이다. ㅋㅋ
여전히 매력적인 나오미 왓츠
어찌보면 <투 마더스>가 야설 같은 이야기를 야설 같지 않게 보이는 데에는 배우들의 몫이 크다고 하겠다. 개인적으로 나오미 왓츠를 참 매력적이라 생각하는데(<투 마더스>에서 보니 많이 늙었더라. 나이 좀 더 들면 원래의 매력을 많이 잃을 듯. ㅠㅠ) 이런 거 생각해보면 아빠들과 딸들이라 하더라도 아빠 역할을 조지 클루니 같은 배우가 맡으면 또 얘기가 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여튼 참 상상하기 힘든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여자들의 심리 기제를 들여다보려고 했던 게 나에게는 <투 마더스>를 보면서 몰입했던 요인이 아닌가 싶다.
<투 마더스>를 보고 바꾸게 된 생각
<투 마더스>를 보면서 앞으로 리뷰 적을 때 영화는 영화로만 보려고 한다. 영화니까 이해한다는 거다. 예전에는 꼭 이런 류의 영화가 아니라 하더라도 너무 극단적으로 치우치면 꼭 그렇게 그려야만 영화가 되는가 라는 관점에서 비판을 많이 했었는데 말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물론 때로는 현실이 영화보다도 더 드라마틱하기도 하지만 <투 마더스>를 보고 친구의 엄마를 이성 관계로 바라보지는 말 지어다. 그러다 큰 일 나~
예고편
<투 마더스>에서 나오미 왓츠의 아들로 나온 자비에르 사무엘이란 배우 자알~ 생겼다. 난 원빈 느낌 많이 나더라고. 그에 반해 나오미 왓츠의 연인이자 친구의 아들로 나오는 제임스 프레체빌이란 배우는 못 생겼다. 그러나 자비에르 사무엘보다 힘이 쎄 보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