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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우리 선희: 마치 캠코더로 찍은 듯이 소소한 우리네 현실을 보는 듯한 느낌의 영화


나의 3,310번째 영화.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도 꽤나 많은 걸로 아는데 나는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우리 선희>를 보면 마치 캠코더로 찍는 듯한 느낌? 줌인되는 장면 마저 마치 단편 영화 촬영하듯 아마추어적인 느낌까지 든다. 그게 홍상수 감독이 추구하는 바이고 매력이라고 한다면 상관없다. 왜? 나는 사실 그런 기법적인 부분은 그닥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라서 말이지. 근데 한 가지. 내가 집중적으로 보는 스토리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

<우리 선희>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 선희(정유미)라는 주인공 주변에 옛 남자친구(이선균), 학교 선배이자 감독(정재영), 교수(김상중)들과 주고 받는 얘기 속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표현들이 있다. 선희라고 하는 캐릭터는 방황하는 20대다. 내 길이 무엇인지, 이 길이 옳은지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그녀에게 남친, 선배, 교수가 해주는 충고는 끝까지 파라. 그래봐야 안다. 뭐 그런 거. 이런 거는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하던 조언과 크게 맥락적인 부분에서 틀리지 않아서 나는 뭔가 얻었다기 보다는 그냥 영화 봤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선희를 둘러싼 세 명의 남자가 선희를 대하는 모습(남자로서)이 더 눈에 들어오더라고. 그러면서 생각한 건. 역시 술 잘 먹는 여자는 사귀면 안 돼. 내 인생 경험에서도 그러했고 지금도 항상 갖고 있는 생각이 술 잘 마시는 여자다 하면 나는 열외로 본다. 왜냐면 술을 마시면 항상 뭔가가 벌어져.

이 항상이라는 게 술 마실 때마다가 아니라 언젠가는 술 때문에 뭔 일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여자들에게 물어봤다. 술 마시면 여자들도 좀 성욕이 오르고 그러냐고. 좀 그런 면이 있단다. 또 여자들의 경우에는 여자니까 표현을 못 하는 면도 많은데 술을 먹으면 용감해지기도 하고 술의 힘을 빌어서 말이지 그런다고. 헐~ 술을 못 마시는 나라서 이해를 못 했던 거 같다만 이해는 해도 나는 싫다. <우리 선희>에서도 다 보면 술자리에서 그렇게 되는 거 아닌가?

여자가 어떻게 하기 나름이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사람따라 다르긴 하지. 나도 그런 여자는 한 명 본 적 있으니까. 강단 있고 말이지. 어떤 경우라도 남자들이 범접하지 못하게 스스로를 만들어버리는. 그 외에는 말만 그러지 안 그런 경우가 많아. 이런 확률 때문에 나는 일단 아니라는 잣대로 본다. 선입견 맞다. 그러나 때로는 그런 선입견이 사람을 구분하는 데에 쉬운 잣대가 되기도 하지. 그래서 나는 술 잘 마시는 여자, 술을 즐기는 여자, 술을 좋아하는 여자는 No!

개인적으로 그런 걸 정말 싫어해서 그런지 그런 부분들은 보기가 좋지 않았다. 그만큼 현실적인 영화라는 생각도 들고 또 마치 다큐멘터리와 같이 찍은 영상이 더 리얼한 우리네 모습을 반영하는 듯 느껴졌고.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말하고자 하는 바가 그닥 나에게는 와닿지는 않았고(그건 너무 일상적인 거라서 그렇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 주변만 관찰해도 가슴에 와닿고 감동적인 게 너무나도 많아~) 술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이 보기 좋지 않았다.

그래서 개인 평점은 6점만 준다. 홍상수 감독 팬들에게는 쏘리~ 아 그리고 홍상수 감독이 술을 좋아해서 영화에서 술 먹는 장면이 나오면 진짜 술을 마신다고 하던데, 그러면 이선균은 소주 글래스 원샷을 진짜 한단 말인가? 헐~ 예전에 이선균은 창화 형의 선배로 같이 술자리 한 적이 있었었는데(그 때는 아직 뜨지 못해서 한창 힘들 때) 그 때도 잘 마셨는지 기억이 안 나네.


예고편




OST 고향 by 최은진



술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노래라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이거 중독성 있대. ㅋㅋ 근데 영상에서 처음 최은진씨 봤는데, 난 김구라랑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