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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더 지니어스 시즌2) 11화 감상평 - 임요환을 보면서 드는 생각

<더 지니어스> 시즌2 11화는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임요환이 끝까지 살아남기를 바랬었는데, 임요환도 변해가는 걸 보면서 누가 잘 되기를 바란다는 생각도 퇴색되고, 그래도 지금까지 봤으니까 나머지 보자는 생각으로 봤다고 해야할 듯. <더 지니어스> 시즌2를 보면서 사람이란 참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도 그런 모습 많이 보듯이 말이다. 그게 상황에 따라 사람들이 변한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그 상황에 적응한다고 해야할지 참 판단을 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게임 과정 속에서 보이는 면면들에 따라 그닥 바람직하지 않게 보이기도 하고 이해할 수 있는 범주에 포함시킬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대의를 외쳤던 유정현

 


남은 세 사람 중에 누가 데스매치에 가게 되든 탈락자들에게 2천만원의 상금이 돌아가기 보다는 남은 세 사람 중에 나올 우승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얘기했던 유정현. 나는 유정현의 말에 동의하는 바다. 그런데 게임에서는 이상민이나 임요환 둘 다 저마다 따로 생각하고 있었던. 허허~ 이번 11화에서는 그래서 내심 유정현이 탈락하지 않기를 바랬던 면도 없지 않았는데 결국 유정현이 탈락했다. 왠지 모를 씁쓸함이... 세상은 자기 이익대로만 돌아가는 건가? 그렇게 따지면 저마다 자기 이익대로만 생각해서 충돌나도 그걸 두고 뭐라할 수가 없는 거네?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니라 내 입장에서만 생각해야 된다는 그런 걸 보여주려고 하는 건가? 나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현실 세계에서도 남 속이고 나만 잇속을 차리면 된다는 그런 걸 보여주는 듯 해서 씁쓸하더라. 게임은 게임일 뿐? 과연...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라. 임요환도 초반과는 달리 좀 변했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해서 메인 매치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어 가본 적이 얼마나 있나?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임요환은 홍진호에 비할 바가 안 된다고 본다. 가만히 보면 <더 지니어스> 시즌2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은 정말 드문 거 같다. 물론 게임에 집중하다 보면 방송에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에 대해서 생각하기 쉽지 않고, 편집에 따라 자신의 모습이 원래의 모습과 전혀 다르게 비춰지기도 하지만 계속해서 여러 모습을 보여주다 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 그 사람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는 단초들도 많이 제공되기 마련인데, 임요환은 점점 이상해지는 거 같다는 생각? 그래도 그렇게 해서 살아남았잖아~ 하면 할 말이 없는데, 그닥 바람직해보이지는 않더란 게지.


뭐 이상민이야 원래 그랬던 사람이라 별로 이상하지도 않았다.


근데 자막 참. 뭐랄까? 이 사람 순진하시네. 뭐 그런 느낌? 도대체 제작진 이 프로그램 왜 만들었니? 뭘 보고 배우까? 남 속여서 내가 이득 보는 거? 참 프로그램 뭐 같네 진짜. 난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맘에 안 드는 건 제작진이다.


남을 등에 업는 이상민, 독고다이 임요환


게임 시작하자마자 이상민은 임요환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걸 눈치챈다. 왜? 그도 나름 대의를 외쳤던 유정현과 달리 꿍꿍이가 있었거든. 뭐랄까? 남 속이는 사람들은 남을 잘 못 믿는다. 왜냐면 자신이 남을 속이니까 남들도 그런 잣대로 바라보거든. 그래서 그런 사람들끼리는 서로를 알아보는 법이다. 그러나 11화 우승자는 임요환이 아니라 이상민이다. 이상민은 비록 약삭 빠르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사람을 얻어서 게임을 하고, 임요환은 남이 나를 믿어주기만 바라고 자기 뜻대로 혼자서 플레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그렇다. 이건 머리 싸움이 아니라 심리 게임이거든. 그리고 임요환이 생각보다는 경기 운영 능력이 있긴 하지만 머리가 좋지는 않아.


유정현의 말을 들으면서 임요환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원래 임요환이 <더 지니어스> 시즌2 초반에 이러지 않았었나? 불멸의 징표 사건 이후로 생각이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임요환이 보여줬던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남을 안 믿으면 남도 자신을 안 믿는다. 게다가 이건 머리 싸움이 아니라 심리 게임인지라 얼마나 많은 사람을 얻느냐에 따라 게임의 승패에 유리하게 작용을 하는데, 임요환은 남을 이용하기만 하려고 하고 자기 패는 안 보여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 근데 항상 보면 실패하지. 그 이유를 남 탓으로 돌릴 필요 없다고 본다. 자기 문제인데.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임요환은 전문가지 리더가 아니다.


낌새 차린 뒤의 반응


뭔가 게임이 이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유정현과 임요환은 그게 무엇 때문인지를 확인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유정현이 내린 결정. 똑똑하네.


임요환의 예상도 맞아떨어져서 꽤 게임이 재밌게 진행되는 거 같았는데.


임요환보다 한 수 위인 홍진호가 있었다. ㅋㅋ 임요환 얼마나 속에서 열불 났을까? ㅋㅋ


어우~ 이다혜 예리했어


결정적인 상황에서 이상민이 자신들을 이용할 것이라는 생각에 먼저 결정하겠다고 하는 이다혜. 어우~ 예리했어~ <더 지니어스> 시즌2 참여하면서 이상민에 대해서 파악한 거 같애~ 이런 건 배신이 아니라 게임을 잘 한다고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상대를 간파하고 상황을 직시하고 내린 결정이니까. 이러면 누가 뭐라 해? 욕할 사람 아무도 없지.


재밌었던 데스매치


이번 데스매치는 재미있었다. 이미 기존에 한 번 했던 게임이었기 때문에 처음 하는 거보다는 좀 더 게임에 대한 전략을 다르게 세울 수 있었는데, 유정현은 기존 방식대로, 임요환은 초반 승부수를 띄우는 식으로 게임을 진행해서 결국 임요환이 이겼다. 지난 번에 조유영과 유정현의 게임을 봤을 때, 이 게임은 5점만 내면 되는데 초반에 너무 낮은 카드로만 승부를 걸더라고. 그래서 초반에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높은 카드를 내면 후반에서 무너지니 초반에는 상대가 낮은 카드를 낼 거라는 기대로 중간 정도의 카드를 내는 게 적당하다. 임요환은 그걸 노렸던 거고. 임요환이 메인 매치에서는 사람들을 못 이끌어서 그닥 강하지 않아도 1:1 승부에서는 강한 면이 있는 듯. 

나는 임요환의 카드를 안 보여줬을 때, 2승까지 하고 나서는 7이 나올 거라고 봤다. 근데 나중에 보니까 8이 나오더라고. 8은 다섯번째 나올 거라고 생각했었거든. 즉 8이라는 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서 쓸 거라고 봤었다. 처음에는 5, 다음에는 6, 그 다음에는 7 정도로 3점 정도의 점수를 챙기고 8을 제외한 나머지 카드로 1점만 챙기면 8을 냈을 때는 게임이 끝나니까. 근데 세번째 8점을 내놓더라고. 그리고 그 다음에 7점. 뭐 이러나 저러나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전략은 같았으되, 전술이 달랐다고 해야 하나? 이 게임에서는 초반에 중간 정도의 카드를 내놔서 승점을 챙기는 게 유리한 게임이었거든. 처음 하는 게임이라고 하면 몰라도, 이미 기존에 한 번 게임을 했고 그 결과를 알았다고 한다면 말이다.

이제 결승전 하나만 남았네. 그래도 질기게도 살아남은 임요환과 여러 번 우승을 했던 이상민. 극과 극인 둘의 마지막 승부는 어떻게 될까 궁금해지는군. 근데 시즌1을 못 봐서 그런데, 이거 마지막 결승전에서는 기존에 탈락했던 플레이어들 모두 나오나 보지? 예고편 보니까 그렇던데? 그렇다면 임요환이 과연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임요환은 전문가지 리더가 아니거든. 사람을 못 이끌어내니까. 그러나 한 번의 승부는 운도 따라줘야 하기 때문에 누가 이길 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나는 이미 누가 이기길 바란다는 그런 생각 없으니까 그냥 누가 이기든지 간에 재밌는 게임을 했으면 하는 바람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