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토 마치다도 본인이 알았을 것이다. 판정패라는 것을. 라이트 헤비급에서도 강자였던 그가 라이트 헤비급을 떠나 미들급으로 전향한 것은 미들급에서 챔피언이 되고자 했었기 때문이고, 그 꿈이 이번 경기 결과로 달성되는 듯 싶었다. 만약 크리스 와이드먼이 아니라 상대가 앤더슨 실바였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노련한 료토 마치다를 상대로 크리스 와이드먼이 대처를 잘 해서 3라운드까지 착실히 승점을 쌓아갔던 게 료토 마치다에게는 패배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 너무 안일하게 경기했던 건 아닌지. 나름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그랬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3라운드 지나고 나서는 료토 마치다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4라운드에서는 료토 마치다가 다른 모습을 보여줬으나, 이미 차곡차곡 라운드 점수를 쌓아온 크리스 와이드먼의 입장에서는 1라운드 뺐겼다고 해서 그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으니. 마음 급한 건 료토 마치다 쪽이고. 뭔가 큰 한 방이 없이는 이길 수 없는 경기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료토 마치다도 인식했으리라 본다. 비록 판정패긴 했지만 료토 마치다의 완패인 경기다. 그렇다고 료토 마치다가 안일하게 대처해서 그랬을까? 그만큼 크리스 와이드먼이 잘 싸웠고, 노련했기 때문이다. 자신감 충만했던 료토 마치다였지만 직접 상대해보니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네 하는 생각이 들었겠고, 그게 3라운드에서 어느 정도 판가름이 난 경기였다 본다.
이렇게 되면 료토 마치다는 또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미들급에서 몇 경기를 더 해야 다시 타이틀전에 도전할 수 있을까? 이젠 체급을 내릴 수도 없고,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인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미들급에서 뭔가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데... 좋아하는 선수인데 안타깝다. 크리스 와이드먼은 지켜봐야할 선수인 듯. 잘 싸우네. 챔피언답게. 료토 마치다와 같은 선수들과 좀 더 많이 싸워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지켜볼 만한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1라운드
2라운드
3라운드
4라운드
5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