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UFC Fight Night 52는 생중계로 봤다. 요즈음 너무 바쁜 와중에 몸에 무리가 가다 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좀 여유를 가지려고 토요일에 내도록 잠자다가 일어나서 늦은 점심 먹으면서 경기 있는 걸 알고 생중계로 봤다는. 이번 UFC Fight Night 52 경기는 일본의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렸는데, 여기 Pride FC의 추억이 깃든 곳이 아니던가? K-1이란 입식 타격기와 Pride FC란 종합 격투기를 거쳐 UFC에 입성한 마크 헌트이기에 일본에서도 마크 헌트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높을 거라 예상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마크 헌트를 오래동안 지켜봤기 때문에 마크 헌트가 이기길 내심 바라고 있긴 했지만 파이팅 스타일, 체구, 나이 모든 면에서 비슷했던 두 선수고, 헤비급에서는 한 방 승부가 있기에 경기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둘 다 맷집 또한 좋은 선수 아니던가? 그런데 경기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이번 경기 보면서 마크 헌트도 UFC에 많이 적응한 듯 하고, 예전보다도 훨씬 기량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기량 면에서 그리고 파워 면에서 로이 넬슨보다 마크 헌트가 한 수 위라는 걸 보여준 경기.
UFC에서는 최전성기 나이 대가 20대 중반~후반 사이의 나이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나이로 41살인 마크 헌트는 이미 전성기가 지난 나이대임에도 불구하고 기량은 더욱더 좋아지는 거 같다. 뭐 댄 헨더슨만 봐도 그렇긴 하지만. 사모아의 사나이 마크 헌트. 마지막 어퍼컷은 정말 멋졌고, 어퍼컷 이후의 행동은 더욱더 멋졌다. 뭐랄까? 프로? 내가 치고 난 다음에 이 정도면 끝이다는 걸 아는 듯한 느낌. 그래서 오히려 이기고도 좋아하기 보다는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 멋져부러~
1라운드
2라운드
2라운드 마지막 부분 보면 알겠지만, 마크 헌트는 이미 로이 넬슨을 파악하고 나름 자신만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 뭐랄까? 이거 한 방에 끝내야지 해서 찬스를 만들어서 어퍼컷 하나 제대로 꽂아 넣고 나서는 더이상 펀치를 가하지도 않는다. 캬~ 멋지네. 로이 넬슨이 이렇게 쉽게 무너져 내린 경우는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강자를 만나 그렇게 맞아도 판정패로 지곤 했는데 말이다. 이로써 로이 넬슨은 안드레이 알롭스키 이후에 두번째 KO패를 당하게 됐다. 마크 헌트. 점점 강해지고 있어~
위의 영상에는 없는데, 생중계로 봤을 때, 다음 상대로 누구랑 했으면 좋겠냐고 했을 때, 별 상관없다고 했던 걸로 안다. 그러면서 리매치를 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UFC에서의 전적을 보면 4승 2패 1NC이니 주니어 도스 산토스 또는 안토니오 실바랑 재대결에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듯 싶은. 어쩌면 주니어 도스 산토스에게 KO패 당했으니 복수하려고 하는 생각도 어느 정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마크 헌트의 인성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선수는 아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