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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슬픔보다는 아름다움으로 기억되는 영화


2011년 KBS 인간극장을 통해 보았던(TV를 안 보는 나지만 유투브 영상은 많이 찾아보는지라 유투브 영상을 통해 봤던) 강계열 할머니와 조병만 할아버지의 다큐. 나는 처음에 KBS 인간극장 방영분을 편집해서 극장판으로 만든 줄 알았다. 눈물 흘리게 만드는 영화, 수건을 준비해야만 하는 영화라는 얘기를 하도 들었는데 내가 예전에 봤던 KBS 인간극장은 그런 다큐가 아니었는데 싶었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고 나니 이유를 알겠더라. KBS 인간극장에 나온 일부도 있지만 그 이후의 얘기들 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조병만 할아버지의 죽음까지를 다룬 다큐다.


인간이기에 누구나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죽음. 그것을 나는 꼭 슬프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순리다. 지극히 당연한. 그래도 살면서 이런 삶을 살기가 쉽지는 않을 거라 본다. 한 사람을 만나 한 평생을 살면서 그 사람만 보고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그런 사랑. 영화에나 나올 법한 그런 사랑을 보여주신 두 분이기에 나는 할아버지의 죽음보다 두 분의 생전 삶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 그래서 아름답다. 과연 나는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이미 40이 된 나는 늦어버린 지도 모르겠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하게 된 게 아닌데도 내 남자, 내 여자라 생각하고 서로를 아껴주는 것도 대단하지만, 76년이란 세월동안 그런 사랑에 변함이 없고 꾸준했다는 것은 대단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 위대하다. 어찌보면 그런 삶을 살 수 있었던 두 분은 그 누구보다 행복했던 삶을 영위했던 게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연인끼리 보기 좋을 듯 싶다. 특히 부부끼리라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별다른 대화가 없다 하더라도 서로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강추!



마지막 장면



할아버지 무덤 앞에서 할아버지랑 대화를 하다가 쉬라고 하면서 돌아가시는 할머니. 처음에는 담담하게 돌아가시다가 한 번 무덤을 돌아보시더니 흐느끼기 시작하신다. 그리고 몇 걸음 옮길 때마다 다시 돌아보시는 할머니. 이윽고 할아버지 무덤이 잘 보이는 눈밭 위에 털썩 주저 앉으신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서 또 KBS 인간극장에서 보았던 조병만 할아버지는 정말 끔찍하게도 강계열 할머니를 아끼신다. 그런 할아버지와 76년이란 세월을 항상 붙어 다니시던 할머니셨기에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셨다 하더라도 할아버지가 그리울 수 밖에 없을 듯. 이 장면 참 슬프다. 



KBS 인간극장


혹시라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강계열 할머니와 姑 조병만 할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보고 싶다면, 다음을 클릭해서 보길. 10분짜리 19개, 3분짜리 1개 동영상으로 나뉘어져 유투브에 목록화되어 있는 거다. 너무 영상이 많아 여기에 소스 가져오기로 퍼오지 않고 링크로 대신한다. 내 기억으로는 손녀가 남편될 사람을 데리고 와서 인사시키는데 손녀가 할아버지 같은 사람이 남편으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얘기도 있었던 걸로 안다. 다큐가 개봉하기 이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




예고편



나의 3,458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9점. 부모님께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