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 로우지 때문에 종합 격투기 무대인 UFC에서 여성 경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사실이지만, 일전에 보여줬던 론다 로우지의 비매너적인 행동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요즈음에는 경쟁 상대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 내가 크게 관심을 둬서 그런 게 안 보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스크린 속에서 보니까 또 반가운 면이 없지 않아 있긴 하더라. 이번 5차 방어전 상대는 9승 전승을 달리고 있는 캣 진가노. 하드웨어 면에서 뒤진다고 할 수도 없고, 그래도 UFC 여성 밴텀급에서는 2인자격인 미샤 테이트까지 TKO로 끝낸 선수인데 경기 보면 운이 안 좋았다고 해야할 듯 싶다.
운이 좋았다고 이겼을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경기 시작 14초만에 암바로 탭 아웃을 했으니 말이다. 얼마나 열심히 준비를 했을까? 그런 준비가 단 14초만에 물거품이 되었으니 억울하기도 하겠다. 억울하다 해서 론다 로우지에게 억울할 건 없지. 캣 진가노는 재경기를 원한다. 충분히 그럴 만 하다고도 생각하고. 제대로 싸워서 멋진 경기가 되기를 바랬는데 아쉽다. UFC 측에서 이번 경기는 좀 그랬다 생각해서 재경기를 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그래도 그건 아니다 해서 캣 진가노가 두어 차례 더 경기를 하게 한 후에 재도전 기회를 줄 것인지 궁금하다.
그러나 UFC 측에선 뭐가 되었든 경기가 흥행만 하면 된다. 원래 자본주의 논리를 철저히 따르는 단체기 때문에... 근데 마땅한 상대가 안 보인다. 9승 무패의 베스 코레이아란 브라질 선수가 있긴 한데, 전적을 보면 밴텀급에서 정상급 선수들은 모두 다 정리해버린 론다 로우지와는 비교하기가 좀 그렇다. 그냥 승수 채우기 위한 매치를 할 것이냐? 아니면 좀 아쉬워하는 캣 진가노랑 붙일 것이냐? 경기를 시청하는 입장에서의 나는 후자가 더 나을 듯 싶은데. 리매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기는 건 UFC 헤비급에서도 그런 일은 벌어졌었잖아.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 케인 벨라스케즈의 2차전이 그렇듯.
다시 붙어서 멋진 경기를 보여줬음 하는 바람이다. 아 그리고 바로 며칠 전에 많은 격투기 팬들이 둘의 맞대결이 성사되기를 바라는 론다 로우지의 상대 크리스 사이보그도 INVICTA FC 11에서 경기를 가졌다.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듯이 1라운드에 깔끔한 TKO 승을 거두긴 했지만 상대가 글쎄 내가 볼 때는 크리스 사이보그 상대는 아니었어~ 크리스 사이보그의 경기 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건 크리스 사이보그 경기 이후로 격투기 무대에는 오르지 않고 있는 지나 카라노와의 경기다.
경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