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일상에서 스마트폰에 할애하는 시간이 무척 많은 현대인들. 본의 아니게 배터리가 없어서 하루 정도 스마트폰 없이 지내봤다.
1.
내 스마트폰은 아이폰 6. 플러스 아니다. 게다가 용량도 제일 작은 거다. 난 스마트폰 용량 많아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 중에 하나다. 찍은 사진들 있으면 바로 바로 정리해버리지. 음악 같은 건 내 관심 분야가 아니라 듣던 거나 듣지. 지금까지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음악들 모아둔 거 아이폰 6에 다 들어 있는데도 용량이 너무 많이 남아 돈다. 여튼 소셜 활동을 위해서라도 스마트폰은 필수인 요즈음인데 아이폰 6는 다른 거랑 충전기 호환이 안 되니 전용 충전 케이블이 없으면 충전할 수 없다는 것.
2.
어제 미팅 끝나고 집으로 바로 들어갔는데, 보니까 충전 케이블을 사무실에 놓고 왔더라고. 이런 실수를! 보통은 맥북 프로, 애플 마우스, 아이폰 이어폰, 충전 케이블, 스마트폰은 항상 들고 다니는데 말이다. 보니까 배터리가 5% 정도 밖에 안 남았다. 그래서 그냥 꺼버렸다. 물론 그렇게 하고 12시간은 잠만 잤으니 스마트폰 없는 반나절이라고 표현해야 정확하겠지만 여튼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지냈다.
3.
스마트폰 없이 지내니 스마트폰 안 쳐다 보게 되더라. 페이스북에 좋아요, 덧글, 내 블로그의 덧글,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와 덧글. 신경 안 쓰게 되더란 얘기. 사람이라서 그런지 스마트폰에 뭔가가 울리면 그걸 쳐다보게 되는 듯 싶다. 아예 없으면 신경도 안 쓸 것들 말이다. 가끔씩 종종 이용해야겠다. 그냥 쉬고 싶거나 책 읽거나(요즈음은 책 잘 안 읽지만) 생각에만 집중할 때 그냥 스마트폰 꺼버리는 게 나을 듯.
4.
스마트폰 덕분에 인간은 더욱 덜 스마트해지는 거 같다. 어떤 수준 낮은 중생이 스마트 라이프라고 떠들어 대던데 스마트하지 않은 인간이 스마트 라이프라고 하면 그게 스마트한 거냐? 난 가끔씩 소위 말해서 주목 받는 인간들 중에서 덜 떨어진 인간들 많다는 거 보며 우리나라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생각에 비전도 못 찾겠고 회의적인 경우 많다. 분명한 건 오래 이 나라에 있지는 않을 거라는 거, 그리고 나갈 거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