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식/독서

책은 인생의 등대이다.

책을 읽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힌다는 말을 내가 이해하게 된 것은 재수 때의 시절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생각의 폭이 넓어진다. 그리고, 아는 것이 많아진다. 이 글을 처음 썼던 당시의 일인데 서울대 국문학과를 나온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 리영희 교수 얘기가 나왔다.

리영희 교수. 한 때 이 교수가 쓴 책에 심취해서 읽던 때가 있었다. <전환시대의 논리>,<우상과 이성>등...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책은 보통 대학 전공과목 이수자들이 참고 서적으로 보는 정도 수준의 책이기 때문이다. 리영희 교수님이 펴낸 논문을 모아서 낸 것도 있고...

서울대 국문학과 나온 그 사람이 놀라는 눈치다. 어찌 IT 관련 업종 사장이라는 사람이 이런 책을 읽었을까? 그 당시 내 나이 24살 때의 일이었다. 아주 사소한 일이었지만 그런데서 오는 자기 만족은 대단한 것이다. 뭔가를 안다는 데에 대한 기쁨. 그것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꼭, 뭔가를 알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은 아니다. 알아서 써먹는 것만을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은 아니다. 간접 경험을 통해서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서의 좀 더 나은 길을 모색할 수가 있다. 누구를 통해서 들을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는 노력과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그 누구와 공유할 수 없는 나만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많은 실용서들은 그렇지를 못하다. 베스트셀러가 다 좋은 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나 요즈음 시대에는 베스트셀러의 상당수는 좋은 책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잘 팔리는 책이고 많은 대중들의 관심이 그 쪽에 있고 마케팅을 통해서 노출이 많이 된 책이 베스트셀러다. 가끔씩 좋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러하지 못하다.

단편적인 실용서들이 지금 시대에 넘쳐나고 있지만 그래도 의미를 둔다면 그로 인해 독서를 하는 습관이 길러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원래 처음부터 어렵고 지루하고 딱딱한 책을 읽는 것보다는 재미있고 즉흥적인 도움이 되는 책을 읽는 게 습관 기르는 데는 좋기 때문이다.



학교 공부라는 것은 암기식으로 지루한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지금 시대의 공부라는 것 자체가 진정한 공부의 의미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관심이 없어서 안 했다 해도 인생에서의 공부라는 것은 항상 지속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만 갖고 공부를 하는 행동파들도 있긴 하지만 간접 경험을 주는 책과 병행했을 때는 그 위력이 가히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책만으로 간접 경험만으로 얻는 사람들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재테크 책을 읽어도 직접 해보지 않고 알고 있어봤자 의미가 없는 것이다. 실제 책에서 얻는 것은 이성이지만 직접 해보면 이성이 아닌 감정과 인간 관계들 사이에서 오는 생각지 못한 것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나 지식은 써먹어야 효용이 정리하고 싶다.

다만 <아침형 인간>을 읽고 일어난 것처럼 '나도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지'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고 하는 것은 매우 우매한 짓이다. 그것은 책에서 얻은 지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파악을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하곤 한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신이라고... 그러나 자신을 잘 아는 사람 솔직히 많이 보지 못했다. 이유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책을 읽어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랬을 때 비로소 자신에 맞는 책을 고르는 눈도 길러지고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불교를 학문적으로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불교는 자신의 수양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난 책이 좋다. 그리고,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대학교 1학년 때 생일 선물 중에 재수를 같이 하고 같은 학교 같은 과에 들어온 친구가 준 선물이 기억난다. 바로 책이었다. 당시에 이문열의 <삼국지>를 읽고 있었는데, 한 권씩 사서 보던 시절에 내가 보는 권수의 다음 권수를 사서 주는 것이었다.

다른 친구들보다 가격면에서는 가장 쌌다. 그러나 나는 다른 친구들 앞에서 그랬다. "역시 니가 뭘 아는구나" 재수 시절에 쉬는 시간에 담배 피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다른 데 가지 않고 책만 읽던 모습만 보아 왔던 그 애는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는 것이다. 책은 싸다. 허나, 그 안의 내용은 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치관을 바꿀 수도 있을 정도로 귀중한 것이다.

책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생각할 여운을 준다는 의미에서 책은 가치가 있다. 그것의 효력이 상대적으로 더하고 덜함은 있어도 책을 읽어서 지금까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경우는 없다. 나 스스로도 책을 읽고 이 책은 좋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책도 있긴 하지만 적어도 좋지 않다는 판단을 하기 위해 생각한 많은 것들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