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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빅 쇼트: 금융업에서 합법적(?)으로 벌이는 사기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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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571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8점. 가만 보면 금융이란 소재를 다루는 영화치고 비판적이지 않은 영화가 없는 거 같다. 그럴 만도 한 게 칭찬해줄 만한 일 게 거의 읍써. 있기야 있겠지. 그러나 거의 다가 욕할 만한 일들이니 문제지. 내가 금융업 종사자들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물론 직장인(금융업에 종사하는 직장인)이 무슨 잘못일까만, 그들도 그들이 속한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벌이는 일들이 있으니 내 입장에서는 그들의 말을 신뢰할 만한 이유가 없는 거다. 

#1
이 영화의 재미 여부를 떠나 이 영화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금융 자본주의 세상에서 금융 상품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 모든 금융 상품이 그러하다고 할 순 없지만 금융 상품은 다른 상품과 달리 보고 바로 이해가 되지 않아. 그래서 아주 교묘하게 절대 손해보지 않는 상품을 만들어 팔면서 자기네들의 이윤 극대화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윤 극대화. 자본주의 세상에서 당연한 거지. 아담 스미스가 애기했듯 누가 남들을 위해서 상품 개발하나. 자기 이익을 얻기 위한 이기심에서 그러는 거지. 그러나 아담 스미스는 이러한 얘기를 할 때, 아무리 이기심 많은 인간이라도 인간이면 누구나 다 도덕적 감정을 갖고 있다는 걸 전제로 하고 설명하고 있는 거지만(아담 스미스의 '도덕적 감정론'에서 말하는 도덕적 감정) 금융업자들은 도덕적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은 거 같으니 그런 거지. 

자기 자신, 자기 가족이 소중하다면, 남과 남의 가족도 소중한 법이다. 이게 상식이다. 그러나 오직 자기 자신, 자기 가족만 소중하다고 생각하니 문제인 거다. 어찌보면 사무실에서 컴퓨터만 보고 자판이나 두드리다 보니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일들을 직접 목격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안 보니까 주변에서 어떻다 해도 이기적인 판단을 하기 쉬울 수도 있다고 본다. 마치 전쟁에서 책상에 앉아서 지휘하는 지휘관처럼.

#2
금융 자본주의

금융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신뢰, 신용을 기반으로 하여 자본이 움직이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들은 신뢰, 신용할 수가 없다. 이 말은 뭐냐. 사기꾼이란 얘기다. 이희진 사건에서도 나를 믿으라 했는데 실제는 달랐던 것과 똑같다. 왜 신뢰, 신용을 기반으로 하는 게 금융 자본주의냐? 그건 돈의 역사를 알아보길 바란다. 돈이란 게 왜 생겨났고, 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단편적인 예로 파생상품은 실체가 없는 상품이다. 실체가 없고 돈(엄밀하게 얘기하면 컴퓨터에 찍힌 숫자)만 바뀔 뿐. 선물, 옵션 이런 거는 도박이다. 합법적인 도박. 룰렛에서 이번에 빨간색이 나올 지 검정색이 나올 지에 베팅하는 것과 매한가지.

금융 자본주의를 사는 우리가 금융에 대한 이해를 못 하면 그만큼 당하기 쉽다. 그리고 나는 이런 시스템을 만든 미국의 금융인(소수지만)들을 증오한다. 아마 유태인일 거야. 개색들. 히틀러가 유태인을 말살하려고 했던 거 그게 방법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 있어도 왜 그러했는지를 나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뭐 '나의 투쟁'이란 책 리뷰에서 히틀러를 존경했다고 했던 것도 그런 나의 생각을 그렇게 표현한 것인데, 사람들은 히틀러를 존경한다니 미친 새끼. 유태인 학살한 인간을 존경해? 이런 반응이었다. 물론 방법적으로 잘못된 건 맞는데, 내가 그런 거까지 존경한다고 이해하는(이건 오해가 아니라고 봐.) 이들을 보면서 참 한심했다. 아마 글 내렸을 거다. 심심찮게 끄적거리고 가는 수준 낮은 인간들 때문에. 괜히 욕들을 필욘 없잖아? 예전에는 일일이 대응했지만 이제는 나이 드니까 귀찮아. 왜 내가 그런 거에 답글을 달아야 되나 싶고.

#3
100년에 1번 나올 만한 기회

영화 속에서도 그러지만 100년에 1번 나올 만한 기회. 모든 이들이 믿고 있는 게 잘못될 거라는 확신에서 이들은 기회를 잡았다. 어찌보면 나는 이런 게 현명하다고 본다. 잘못된 걸 바로잡지 않고, 왜 그들은 그걸 이용해서 돈을 벌었냐? 바로 잡을 수가 없어요. 이미 심하게 벌어진 일이 되어 버렸으니. 게다가 그런 얘기하면 다들 미쳤다고 하는데, 그럴 바에는 그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반대로 베팅. 그래서 돈 번 걸 갖고 뭐라 할 수 있을까. 내 블로그 부제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천재는 확률을 계산하지만 승부사는 천재의 판단을 읽는다.

누구나 다 그런 기회를 갖고 싶어하겠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문 경우고, 보통 기회라는 건 내가 기회라고 인식하기 쉽지가 않다. 그래서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게 쉽나.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 잘 되면, 그 결과만 보지 그 전에 고생은 별로 생각치 않잖아. 또한 기회라는 게 찾아와도 그게 기회라는 걸 인지하는 경우도 드문데 말이다. 세상이 잘못되었으니 기회가 찾아온 거지만 그들은 감정적인 판단이 아닌 논리적인 판단에 의해서 확신을 했다는 거 그게 중요한 거다.

#4
얼마 벌었을까?

궁금해서 찾아봤다. 크리스챤 베일이 맡았던 마이클 베리와 같은 경우 당시 1억 달러를 벌었다. 이후 자산 증식해서 지금은 2-3억 달러 정도 자산을 갖고 있단다. 

#5
영화에서는 금융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이들을 위해서 중간 중간에 비유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설명해준다. 설명하는 이 중에 마고 로비(수어사이드 스쿼드의 그녀)도 나오더라. 가장 재밌었던 설명이 해물 스튜를 만드는 법으로 합성 CDO(자산담보부증권)을 만드는 거였는데, 이게 감독이 요리사의 책을 보고 영감을 얻은 거란다. 해물 스튜는 가장 질 나쁜 식재료를 넣고 만드는 거라서 사먹지 말란 얘기. 가장 적절했던 비유가 아닌가 싶다. 여튼 이 영화보면 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질 수 밖에 없었는 지도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말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그렇다치고 나머지는 그럼 제대로일까? 글쎄올씨다. 이 세상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 FRB(미국연방준비은행,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격)가 국가 기관이 아니라 민간 금융업자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거야 많은 사람들 알테고(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우리나라 조폐공사를 민간인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돈 찍어내고 싶으면 지 맘대로 찍어낼 수 있다는 얘기지.) 그 외에도 복잡해보이지만 돌아가는 걸 보면 희대의 사기극들 중에서 이렇게 전 세계 인류를 상대로 사기치는 경우는 본 적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예외다? 그렇지가 않은 게 우리나라는 수출에 의존도가 높아. 근데 기축통화(국제 거래의 기준이 되는 통화)는 달러거든. 어느 나라든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밖에 없단 얘기.

지금은 우리가 이런 시스템 내에서 살고 있지만 역사를 봐도 그렇고 분명 이거 변화가 필요한 때가 오기 마련이다. 내 생각에 내가 죽기 전에는 뭔가 변화는 있을 듯 싶다. 

#6
한 가지 다큐멘터리 하나 추천한다. 좋은 다큐 참 많은데, 외국 다큐 하나 딱 떠오르는 게 있는데 제목을 모르겠어. 여튼 그거 말고 좀 쉬운 거. EBS에서 했던 다큐인데, <자본주의>라는 5부작 다큐가 있다. 보길 권한다. 

금융 관련된 영화를 볼 때, 재밌게 보는 방법 중에 하나가 관련 다큐 먼저 보고 영화 보는 거다. <마진 콜>이란 영화도 <빅 쇼트>와 비슷한 류의 영화인데, <마진 콜>을 보기 전에는 <인사이드 잡>을 봐라고 권했었다. <빅 쇼트>도 마찬가지. 

#7
근데 말이지. 아무리 세상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인간이란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는다. 그런 걸 생각해볼 때 어쩌면 금융업자들은 그걸 알기에 그러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그들은 예견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잘못되면 공적 자금 수혈 받으면 되니까. 뭐 그런 생각인 게지. 그걸 똑똑하다고? 시스템을 잘 이용하는 현명한 이들이라고? 

아담 스미스의 말을 다시 해준다. 아무리 인간이 자신의 이익만 추구한다 할 지라도 인간은 도덕적 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기심을 제어할 수 있다.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의 문제다? 아담 스미스가 순진한 거다? 그런 이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같은 방식으로 해서 너도 당할 수 있어. 당하고 나서 그런 생각해. 결국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금융업자들은 똑똑한 게 아니라 잘못된 마인드를 갖고 있는 쓰레기란 얘기다. 내가 그냥 금융업 종사자들을 신뢰하지 않는 게 아니라니까.

최근 한진해운 사태를 보면서도 거기 회장 모럴 헤저드더만. 심상정 의원이 잘 짚어서 얘기하던데, 일을 하다 보면 항상 윤리적, 도덕적으로 바른 길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하지만, 상황적 맥락 속에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야 그래도 공감해주지. 자기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 이런 이들에게는 거기서 얻은 수익의 배를 내놓게 하면 된다. 니 돈 벌려고 그런 짓 했지? 그럼 니 돈 배로 내놔. 그러면 결국 손해잖아. 뭐든 그 사람이 바라는 바를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인 거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그런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지.

#8
이런 거 안다고 돈을 더 버는 것도 아니고, 이런 거 모른다고 내 생활에 불편함이 생기는 거 아니다. 그래서 나는 아이언 맨이 좋아. 캡틴 아메리카가 좋아. 하는 이들은 조용히 브라우저 종료하고 그런 거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캡틴 아메리카 짱! 이러면서 살면 되는 거다. 그런데 왜 이런 게 중요하냐? 얘기하고 싶지 않아. 들을 자세가 안 되어 있는 사람한테는 아무리 얘기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더라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나도 옆에서 캡틴 아메리카 짱! 하면 되는 거다. 그냥 나는 내 생각대로 차근차근 준비하면 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