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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참는 게 결코 인내가 아니다. 나는 인내라는 걸 화를 내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퍽이나 많이 참는다. 인격 수양? 뭐 그런 자기계발적 측면에서 그런 게 아니라 인내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인내하기 보다는 표출하는 생을 살아왔으니 그만큼 앞으로는 인내를 많이 해야하는 거라 생각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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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내한다는 게 그냥 바보같이 참는다는 게 결코 아니라는 거다. 이 세상 모든 게 다 이유 있듯 인과응보, 사필귀정인 법. 참는 게 바보스러울 지는 몰라도 참는 게 이기는 거다는 걸 나는 깨달았으니 그러는 거지. 단 도에 지나친 경우에는 딱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 잊지 않겠다는 거. 그렇다고 예전처럼 두고보자 나중에 후회하게 만든다 기필코 나로 인해 뭐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다.
복수심이랑 왜 다른 거냐면, 내 스타일 상 보통은 이렇게 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나에게 인내력을 시험한 이들에게는 예외를 두는 거지. 니가 나한테 한 것과 같이 나도 그렇게 대해주겠다. 그렇게 대할 기회가 안 생겨도 상관없다. 복수심의 발현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그런 상황을 만들어서 너 예전에 이랬지? 너도 당해봐란 생각으로 그러는 거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도 않고 그냥 물 흘러가듯 지내다 그런 상황을 맞닦드리게 된다면 그런가부다 하고 별로 관여하고 싶지 않은 거다. 원래 나한테는 부탁하면 다 들어주는 사람이었거든. 부탁을 해도 그냥 이성적인 판단만 하겠다는 게지.
뭐든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다. 그래서 오히려 인내하는 과정 속에서 상대를 좀 더 파악할 수 있고, 사람을 가리기 쉬운 법 아니겠는가. 뭐든 일장일단이 있는 법. 좋게 생각하는 게 좋다. 나도 분노 조절 장애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이 바뀌니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 다만 이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왜냐면 그렇게 생각이 바뀌면 애정이나 열정이 없어 보이는 부분도 생기니까. 그래서 뭐 하나를 얻으면 항상 반대급부적으로 잃게 되는 면이 생기더라. 그래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맞다고 할 지 몰라도 이것과 저것을 두고 판단해서 선택할 때는 당연히 어떤 게 더 가치있는지(대부분의 경우 가치라는 게 다 물질이더라고. 그러니까 내가 수준 낮다고 하는 거지. 돈 밖에 몰라. 노예.) 어떤 게 더 바람직한지를 따져보고 선택하다 보니 화를 안 내고 인내하는 게 훨 낫더라는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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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이 큰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는 예전부터 생각할 때 나는 그릇을 스스로 크게 만드는 사람이다고 생각했기에 그 크기가 어떠한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스스로 그걸 크게 만들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좀 더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참아야 하는 상황도 오리라 본다. 연습이라 생각하고 인내한다. 어차피 세상 사람들 내가 잘 되는 듯 보이면 달라붙게 마련 아닌가. 당연한 거다. 그 정도 수준 밖에 안 되니까. 나는 하나만 생각한다. 그럼 내가 잘 되는 걸 증명만 하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