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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상하이에서 처음 겪어본 게스트 하우스, 장단점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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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 있을 때, 호텔 두 군데, 게스트 하우스 한 군데 이렇게 숙박했었다. 게스트 하우스는 평생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경험해보고 싶어서 말이다. 이왕이면 혼성 룸에서! 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예약한 게스트 하우스에는 혼성 룸이 없었다. 혼성 룸 이용하자고 혼성 룸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 예약한다? 그건 주객이 전도된 얘기고. 여튼.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해본 현재 생각은 혼성 룸은 훨씬 더 불편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란 거. 왜 혼성 룸 가격이 더 싼지 이해가 간다. 겪어보면 알게 되는 법.

#1
게스트 하우스 좋은 점

게스트 하우스의 좋은 점은 딱 두 가지 밖에 없다. 첫째, 가격이 무척 싸다. 둘째, 친구를 만들 수 있다. 우선 가격이 어느 정도 쌌냐면 내가 상하이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할 때, 6박 비용이 7만원~8만원 정도 수준. 헐~ 난 처음에 이거 가격 잘못된 거 아냐 싶었다. 그러니까 해외 여행해도 숙박 비용 줄이려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겠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랬던 거다. 해외 여행 가고 싶으면 일단 비행기 표부터 끊어라고. 그러면 다 가게 되어 있다고. 비용?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 다 있기 마련인 법. 근데 분명 말하지만, 싼 게 비지떡이다.

게다가 여러 명이 함께 자기 때문에 친구 만들기 쉽다. 물론 친구라 해도 동성 친구 만들고 싶지는 않겠지. 그러나 같은 룸에 자는 동성 친구는 쉽게 친해지기 쉬운 법. 또한 이성 친구 만들기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게스트 하우스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나 거실 같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그런 공간이 있어도 잘 옆사람에게 얘기하지 않지만 외국 애들은 그렇지 않거든. 그래서 쉽게 친해질 수 있다. 내가 도착한 다음날 나는 호주 애들이랑 친해져서 점심 같이 먹고, 그날 저녁 몇 시간 동안 수다 떨고 편 나눠서 포켓볼도 치고 그랬지. 물론 여자들이지. ㅋㅋ 이런 건 좋아.

#2
게스트 하우스 불편했던 점

게스트 하우스를 6박 예약했는데 나는 2박만 하고 취소했다. 그리고 호텔로 갔다. 이유는? 감기 걸려서다. 아무래도 한 방에 여러 명이서 자다 보니까 감기 걸린 사람이 있으면 쉽게 옮는 듯. 코감기가 점점 심해져서 안 되겠다 해서 체크아웃했다. 

일본에서 상하이로 갈 때 비행기가 연착해서 좀 늦은 시각에 게스트 하우스 도착했는데, 다들 자고 있으니까 부시럭거리는 소리 들릴까봐 신경 쓰이더라. 한 방에 여러 명이서 자니까 이런 거 불편하대. 게다가 나는 올빼미 체질이라 새벽 5시까지는 잠 안 자는데 헐. 12시 되면 자네. 그래서 게스트 하우스 있을 때는 나도 일찍 자게 되더라.

샤워 시설이 1인 부스 식으로 되어 있긴 하지만, 샤워 시설은 공용 시설이기 때문에 샤워하고 나오면 거기에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도 다닌다. 그래서 샤워실에서 옷 다 입고 나와야 된다. 이거 상당히 불편하다. 호텔에 있으면 그냥 발가벗고 샤워실에 들어갔다가 수건으로 물기 닦고 발가벗고 나오는데 말이지.

뭐 민감한 사람들과 같은 경우는 게스트 하우스 이용하기 힘들겠더라고. 내가 늦게 예약을 해서 그런가 2층 침대에 2층에 자리 배정을 받았는데, 내 밑에 녀석 코 엄청 골더라. 근데 나는 사실 그런 거에 민감하지 않아서 상관없었지만, 이런 거에 민감하면 힘들 듯. 사실 민감한 사람은 나랑 자기도 힘들어. 왜냐면 나는 이를 갈거든. 아주 심할 정도로. 그래서 내 치아를 보면 편평하지. 하도 갈아서 말이지. 그래도 나는 지킬 건 지킬 줄 아는 사람. 게스트 하우스 이용하려고 이갈이 방지 마우스 피스 들고 가서 그거 끼고 잤지.

가장 불편했던 점은 여러 사람이 한 방에서 지내다 보니 내 짐을 맘대로 풀어놓기 애매하다는 것. 물론 다들 착해서 그런 사람이야 있겠냐만 그렇다고 내 짐을 그냥 오픈해둘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위의 사진처럼 잠금 장치 있는 보관함에 넣어두고 그 때 그 때 보관함 열어 캐리어 꺼내 열어야 했던 게 정말 귀찮았다. 호텔에 있으면 그냥 캐리어 열어두고 있으면 될 일을 말이다.

#3
게스트 하우스 고수 왈

내 방에 한국에서 초등학교 영어 교사하다 온 애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라이프 스타일이 특이하더라고. 한국에서 초등학교 영어 교사를 울산에서 1년 정도 했었는데, 이거 아니다 싶어서 그만뒀다고 그러더라고. 얘랑 많이 친해져서 이런 저런 얘기 많이 나누고, 내가 밥도 사주고 그랬었지. 근데 그 녀석은 중국인이야. 근데 국적은 미국이더라고. 중국인이니까 중국말 하겠지. 그런데 상하이에서는 안 통한대. 헐~ 중국에는 지역마다 말이 틀리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대화 자체가 안 될 정도일 줄이야. 

여튼 그 녀석 초등학교 영어 교사 그만두고 일자리 알아보면서 여기 저기 다니는데, 게스트 하우스에서 몇 달씩 있곤 하더라고. 상하이 오기 전에 방콕에 있었고, 상하이에서 어머니 만나고 난 다음에 타이페이 간다던가 그랬는데, 홍대 게스트 하우스에서 2달 지낸 적도 있고 그렇다고 하더라. 게스트 하우스에 있으면서 이력서 넣고, 인터뷰도 하고 그러던데 여튼 게스트 하우스를 많이 이용해본 그 녀석 왈. 나보고 신기하다고. 게스트 하우스를 경험 삼아 오는 경우는 드물어서 그렇다나? 자기는 돈 있으면 호텔 가지 게스트 하우스는 싫다고. ㅋ 너무 오래 있었네 그려. 그래도 2박 3일 정도 밖에 경험하지 못한 나지만 이제는 그 말 이해가 됨.

#4
호텔은 비싸잖아?

검색 잘 해봐라. 그러면 가성비 괜찮은 호텔 찾기 쉽다.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잘 검색해보면 된다. 그러나 싼 게 비지떡이라고 싼 데는 이유가 있다. 그래도 4-5성급 호텔이면 시설이나 서비스는 그 정도 급이란 얘기다. 다만 위치가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다거나 하지. 그래서 나는 그런 데를 고른다. 우리나라 여행 상품으로 팔리는 거 중에서도 좋은 호텔들이 있는 반면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경우들 꽤 있는 듯. 자유 여행을 하려면 검색을 잘 하면 된다. 생각보다 그리 비싸지는 않아. 그러나 비싸면 그만큼 이점이 있는 건 사실. 그래도 평점이 낮은 데는 일단 나는 제외한다.

#5
게스트 하우스 리뷰들

나는 좀 이해가 안 가는 게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뭐가 어떻다 어떻다 하는 리뷰들이 있던데(나의 경우 부킹닷컴에서 말이다.) 꼭 보면 그런 애들 한국애들이야. 그래도 내가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 평점이 8점 이상이었거든? 상하이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 중에서는 최고 평점이었지. 대신 싸잖아. 뭘 바래. 그 정도 가격에 그 정도면 나이스한 거지. 안 그럼 호텔을 가든가. 재밌었던 건 이거다. 와이파이 느리다 뭐 그러더라고. 내가 속도 테스트 해보니 1MB/s 나와. 우리나라는 기본이 10MB/s 잖아? 다운로드 속도 말이다.

그런데 게스트 하우스에서 2박 하고 나와서 호텔로 갔잖아. 호텔은 얼마 나오는 줄 아니? 300KB/s 나오더라. 5성급 호텔이었거든. 니미. 엄청 컴플레인 했지. 이해한대. 자기네들도 알고 있고. 그럼 개선해야지. 응? 뭐가 와이파이가 느리다고 투덜대고 뭐가 어떻다고 투덜대. 하루 숙박 요금 1만원 조금 넘는 비용 지불하면서. 거 참 희한하지. 나는 그런 애들 이해를 할래야 할 수가 없어. 내가 불편하다고 했던 점? 그건 투덜대는 게 아냐. 첫 경험에서 오는 불편한 점을 그냥 나열한 것일 뿐이지. 경험해보니 이렇더라 식으로. 해당 게스트 하우스 까는 게 아니잖아.

내가 우리나라 블로그 글 안 믿는 거나 매한가지로 리뷰도 우리나라 애들 리뷰는 안 봐. 그런 리뷰를 보면 역시! 한국인! 이런 생각 밖에 안 들어.

#6
에피소드

게스트 하우스에서 겪었던 일인데, 호주 애들과 수다 떨 때, 레이첼이 나보고 묻더라. 몇 살이냐고. 나는 몇 살인지 물어보지 않았었지. 여자한테 물어보는 게 실례가 될까 싶어서가 아니라 나보다는 다들 한참 어리다는 걸 아니까 괜히 내 나이 물어볼까 싶어서 그랬지. 근데 먼저 물어보대. 딱 보면 나한테 그래도 조금이라도 관심 있어 하는 애가 그런 거야. 촉이 있으면 딱 느낌이 오잖아? 여튼. 그래서 그랬지. 몇 살 같냐고. 맞춰보라고 그랬지.

빅토리아가 답한다. "26" 와~ 기분 좋대. 내가 한국에서도 젊어보인다고 해도 들어본 나이가 30대 후반인데, 26이란다. 서양 애들은 노안인지라 감이 없나봐. ㅋㅋ 그래서 너무 고맙다고. 어리게 봐줘서. 그런데 너무 낮게 불렀다고 26살보다는 훨씬 많다고 했다. 그랬더니 레이첼이 답한다. "35" 그래서 그랬다. 그 정도로 보이냐고. 좀 심한 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다시 레이첼이 답한다. "32" 그래서 그랬다. Extactly. 냐하하. 서양 나이로는 40인데 32이라고 했단 말이지. ㅋㅋ 

그랬더니 빅토리아가 그런다.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인다고. 와~ 나 외국애랑 재혼할래. 좋네. 걔네들은 노안이고 나는 동안이고. 됐네. 이 정도면 20살도 극복하겠다. ㅋㅋ

#7
아마 이런 점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게스트 하우스에 있는 애들 생각보다 부지런하지 않다. 좀 게으르다. 포켓볼 치고 헤어진 시각이 12시. 잘 자라고 하고 각 방에 들어갔는데 그 다음 날 걔네들 오후까지 자더라. 헐~ 우리나라 애들 같았으면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하게 돌아다녔을 법한데. 전반적으로 좀 나이브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8
나랑 같이 놀았던 레이첼과 빅토리아. 얘네들은 아시아 투어 중이더라고. 몇 달간. 한국은 벌써 거쳐갔던. 이렇게 몇 달간 여행하는 애들과 같은 경우는 그런지 모르겠지만 계획이 없다. 계획은 그 때 그 때 세우는 식. 뭐 그게 진정한 자유 여행이라 생각은 하지만, 그런 얘기 한 다음날 하루 종일 자길래 저녁에 봤을 때 내가 그랬다. 시간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니까 너네들은 좀 계획적일 필요가 있다고. 

몇 달 간 여행을 하니 비용도 만만찮겠지. 그래서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는 것일테고. 그래서 그런지 게스트 하우스에 있는 애들은 돈 많이 안 쓰더라. 돈을 많이 쓰고 안 쓰고가 뭐가 중요하냐고. 경험이 중요하지. 게다가 그네들은 젊잖아. 나이를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보기에는 20대 초반 같던데. 젊을 때는 그런 경험하다가 나중에 나이 들면 돈 쓰는 경험도 하고 그런 거지. 그런 경험을 한다는 게 나는 중요하다고 봐. 내 아들은 더 일찍 그런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 근데 지금까지 봐온 내 아들은 아마 그런 경험 잘 할 듯. 화려한(?) 전적도 있고 말이지. 

#9
게스트 하우스냐 호텔이냐 사실 중요하지 않다. 다만 게스트 하우스는 이러 저러한 불편함이 있는 건 사실. 그래서 대학생과 같이 젊은 애들의 경우에는 잘 어울릴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닥. 그래도 경험 삼아 지내본 것이니 신선하긴 했지. 그래도 나중에 한국와서 들어본 바에 의하면 어느 나라의 모 게스트 하우스는 가볼 만하다고. 거기는 여러 모로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다. 기회되면 거기는 가볼 생각이다. 사실 한 번 경험해보고 나니 게스트 하우스는 그리 선호하지 않게 되던데 말이지.

#10
아 나는 부킹닷컴에서 예약을 하고 갔는데, 부킹닷컴에서 예약하고 나서 보니 환불 불가라고 했던 거 같은데 환불 되더라고. 환불 불가라고 해도 뭐 결제한 게 없으니 상관없지만 예약한 대로 이용 중에 중도에 체크아웃을 했는데 환불 되더라고. 6박 예약하고 2박만 있었거든. 여튼 얼마를 환불해주고 그러는 지는 따져보지 않았다. 그냥 룰대로 해서 환불해줄 게 있으면 주고 없으면 말아라는 식으로 했으니까. 나는 감기약을 사서 호텔로 갈 생각이어서 말이다. 여튼 급히 떠난다고 게스트 하우스에서 알게 된 이들이랑 인사도 못 하고 나왔네. 자리에 없길래. 여자애들이야 여자애들 방에 들어갈 순 없으니 그렇다 쳐도, 남자애들과 같은 경우는 아직 안 들어와서 말이지. 여튼 그렇게 게스트 하우스 경험은 2박 3일로 종료.

#11

게스트 하우스를 나와서 이동한 호텔 로비. 5성급이라 좋긴 하다. 그러나 비싸다고 5성급이라고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다. 다만 불편함이 덜할 뿐. 그래도 게스트 하우스 잠자리는 괜찮은 편이었거든. 푹신하고.

다음 날 일어나서 호텔 1층에서 먹었던 샌드위치와 감자튀김. 중국 가면 제대로 먹지를 못하는 듯. ㅠㅠ 가면 생각나는 게 김치찌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