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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부산 동래 쪽에 있던 무척 쌌던 국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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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갔었다. 언제 갔더라? 베이징 가기 전에 갔었는데, 일 마치고 친한 친구 만나서 동래에 있는 바에 갔었더랬다. 그 바 여사장이 친구랑 상당히 친한 동생이라. 내 친구한테는 본인의 친동생보다 더 친한 동생이라고 할 정도. 나중에 술 마시면서 얘기 나눠 보니 이유를 알겠더라. 산전수전 다 겪었는데 생각이 바르더라고. 내 친구가 상당히 의리파의 상남자거든. 지가 손해를 봐도 아닌 거는 얄짤없는. 그래서 나랑은 잘 맞지. 여튼 그렇게 바에서 술 마시고 나와서 인근 포장마차로 2차를 가는데 가다가 보니 국수집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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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원. 헐. 요즈음 세상에 2,500원짜리 국수가 있다는 데에 놀랐다. 게다가 24시간이여. 헐~ 근데 내 친구 하는 말. "여기 국수 맛있대이." 저녁을 안 먹은 터라 배가 고프긴 했지만 포장마차에서 이것 저것 시켜먹는다고 여기서 사먹어보진 못했는데 맛없어도 돼. 2,500원이라면. 근데 보통 이런 집이 또 맛이 영 없지는 않거든. 정말 싸다. 서울에도 이런 데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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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포장마차 가서 술 마시는데 친한 친구의 동생이라는 가시나가 나더러 그런다. 나는 여자에 관심이 없는 거 같다고. 그런가? 내 그 얘기 듣고 아는 여자애한테 물어봤다. 내가 그런 거 같냐고. 그랬더니. 그렇다네. 음. 그런가? 나 여자 관심 많은데. 다만 사귀지 않을 뿐이지. 왜냐면 나는 사귈 상대로 적합한 사람이 아니거든. 에고(ego)가 강해서 뭐 내가 딴짓거리 하고 그런 게 아니라 뭐에 꽂히면 그거 하느라 신경을 안 써. 혼자 지내는 시간도 필요한 사람이고. 나는 혼자서도 잘 놀거든. 여자는 항상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거 그게 중요한데 내가 그걸 잘 못 해줘. 내가 겪어보니 그렇더라고. 그래서 안 사귀는 거. 사귀면 뭘해. 깨질 건데. 그래서 그런 걸 뛰어넘을 정도의 사람이라야 나는 사귄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거지. 그러나 나이 들면 그렇거든. 이쁜 애를 봐도 설레지가 않아. 다 매한가지다는 생각 들고 말이지.

사실 내 가슴 한켠에는 아직 잊지 못하는 여자가 하나 있긴 하지. 유일하지만. 지금 보면 몰라. 어떨지. 그러나 추억 때문에라도 다른 이들과 같이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을 듯 싶다. 여튼 그러더라고. 그러면서 하는 말. "나 괜찮은 여잔데." 음. 관심있나? 이쁘장하게 생기긴 했다. 키가 작아서 그렇지. 성격도 그렇고. 생활력도 강한 거 같고. 줏대도 있고. 바르고. 괜찮긴 한데 말이야. 뭔가 훅 땡기는 게 없어. 훅~ 아. 이 여자 사귀고 싶다 뭐 그런 강렬한 마음이 안 들더란 게지. 그렇더라고. 글쎄. 내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여자 사귀고 난 후부터는 그렇게 되더라고. 누군가는 나더러 그랬다. 아들을 위해서 재혼해라. 너 평생 그렇게 살거냐. 때가 되면 좋은 인연이 나타나면 그렇게 되겠지. 인연이라는 걸 인위적으로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라고 봐. 때가 되면 다 되게 되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