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일산에도 이케아 매장이 있다. 광명에 대규모의 이케아 매장이 생기기 전에. 아이컴퍼니라고 이케아 직영 매장은 아니고 병행수입업체. 그래도 꽤 물건이 많은 편이라(물론 광명 이케아 매장과는 비할 바 안 되지만) 가끔 이용하곤 했다. 사실 당시에는 광명 이케아 매장이 없었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다 이번에 살 게 있는데, 인터넷으로 사면 배송비 등이 붙어서 가격도 좀 올라가고, 한 곳에서 다 사면 모르겠는데, 이케아 제품들이 워낙 가짓수가 많다 보니 내가 원하는 물건들만 다 파는 곳은 없더라. 그래서 광명 이케아 매장으로 가기로 했지. 그렇다고 해서 뭐 많이 사려고 가는 건 아니지만 구경할 겸 해서 어머니 모시고 다녀왔다.
#1
사실 어머니를 모시고 간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낀다는 게 무조건 버리지 않고 갖고 있는다는 게 아니라는 걸 좀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사실 이케아 제품들 중에서도 나는 내 기준에 맞는 제품들이 있거든. 디자인만 따지기 보다는 효용성을 많이 생각한다. 그래서 세트로 되어 있는 그러니까 옷장 그런 거는 그닥 눈에 안 들어와. 옷장이라고 짜여진 프레임 내에서 셋팅은 가능하지만 나는 그 프레임 자체를 셋팅 가능한 거를 선호한다. 예를 들면, 벽에 붙이는 선반 같은 경우는 어디에 활용해도 활용할 수 있으니 굳이 장식장이나 서랍장과 같은 장이 필요 없다 생각하거든.
#2
개인적으로 이케아의 시스템을 상당히 선호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적용시켜볼 만한 데에는 상당히 많다고 생각하고, 내 추후 비즈니스 모델도 그런 부분들이 다분히 녹아 있다. 참고로 이케아는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다. 들어가서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던 건 코스트코. 비스무리한 시스템. 전날 이케아 패밀리 가입 신청해두고(인터넷으로 하기만 하면 된다.) 가서 약간의 할인 혜택도 받았는데, 2층 쇼룸을 돌아다니면서 어머니께 이런 저런 얘기를 해드렸다. 어떻게 생각하셨을 지는 모르겠다. 어머니도 상당히 고집이 세신 지라. 전혀 안 그러신 분 같아도 그렇지가 않다. 어느 누구든 자신의 생각에 반하는 얘기를 하면 그렇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한 법.
#3
이것 저것 사면서 보니까 이케아가 요식업에도 진출한 모양이던데, 그렇다고 요식업, 가구 판매업 각각 별도로 사업을 벌인다기 보다는 이케아 매장 내의 푸드 코트 정도로 영역을 확장하는 개념에서 하는 모양이더라. 이케아와 같은 경우는 매장에 가서 사가져가야 되잖아. 물론 배송 서비스, 조립 서비스 등이 있지만 이 모두 별도로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말이지. 그래서 방문하는 이들이 많으니 그렇게 영역을 확장한 듯.
#4
1층 계산하는 곳 앞에 판매하는 핫도그. 이거 사람들 많이 사먹는데, 1,000원에 핫도그랑 음료 제공한다. 이 또한 싸다.
근데 핫도그는 크기가 좀 작은 편이고, 음료는 종이컵만 제공해서 본인이 따라 마시는 식이다. 코스트코와 비슷한 느낌.
#5
아는 지 모르겠지만 가구가 가장 마진이 많이 남는 제품이라고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물론 무조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그 정도로 마진이 많이 남는 장사다. 가끔씩 가구 판매하는 데서 최고급 자재인 무슨 원목을 써서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가격은 상당히 높게 부른 걸 보면 솔직히 내 이거 원가 얼마 되는지 조사해서 다 까발려줄까 하는 생각 많이 들어. 그러면 그러겠지. 디자인 비용. ㅋㅋ 원래 돈에만 관심 있는 이들의 논리는 심플하다. 돈만 벌면 된다. 그 외의 다른 거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그래서 거짓말을 일삼는다. 요즈음 뉴스에서 많이 나오는 류의 그런 얘기들을 잘 봐. 맥락은 비슷하다.
이케아의 제품은 싸지. 그러나 그게 싼 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제품의 질이 나쁜 것도 아니잖아. 그런 걸 보면 이케아가 추구하는 가치는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잘 부합하는 거 같다. 그런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게 그만큼 돈을 많이 벌기도 하지만, 투자를 받지 않아서인 부분도 다분히 있다. 투자를 받았다면 아마 투자자들이 제품 가격을 상향하자고 했을 지도 모를 일.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라 시장 가격을 운운하겠지. 9,900원의 제품을 10,900원에 판다고 살 사람이 안 사겠냐며 그런 논리를 내세우겠지. 돈에만 관심 있는 이들의 논리는 그렇다니까. 그렇다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냐. 충분히 이해해. 허나 가치 지향적이 아니라는 얘기지. 그네들에게서는 가치라는 걸 전혀 느낄 수가 없어. 나중에 이런 거는 내가 유투브에 영상으로 다 얘기해주마.
지금의 이케아와 같은 회사(유한회사)가 되려면 돈을 많이 벌려고 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해서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면서 만드는 이와 구매하는 이 모두 웃을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겠다고 하는 신념 때문에 가능했고 그게 결국 많은 돈을 벌어다줬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회사가 좋아. 우리나라에도 분명 그런 회사가 있겠지.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지 않아. 물론 처음에야 누구든 그렇게 생각 안 하겠냐고 그러나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 보니까 포기하는 거일 수도 있겠지. 올해부터 나는 내 꿈을 위해 다시 도전을 시작할텐데, 작년에 참 많은 생각을 하면서 정리한 사업 계획들을 하나씩 구체화시켜나갈 생각이다. 그러나 투자 안 받는다. 혼자서 할 거다. 가능할까? 그건 보면 알 거다. 혼자서도 어느 정도의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