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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749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6점. 나는 사람들이 설경구를 연기파 배우라고 할 때, 설경구는 내 기준에서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아니라고 했었다. 이유는 명확하다. 설경구는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배우가 아니라 설경구가 연기하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배우다. 이는 타고난 거 때문에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 할 수는 있어도 노력을 안 한다는 얘기다. <역도산>에서는 몸무게를 늘리고,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몸무게를 빼고 하는 걸 보면 노력을 안 한다고 볼 순 없지.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 머리가 나쁜 거다.
#1
화를 낸다고 해도 사람마다 화를 내는 게 틀리다. 표현하는 방식만 틀린 게 아니다. 비슷한 표현 방식이라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얼굴의 미세한 근육의 떨림 등이 다르다. 내가 설경구의 연기를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던 게 그런 부분에서였다. 화를 내는데 저건 저 캐릭터가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설경구가 화를 내는 연기를 하네라고 느꼈거든. 어떤 영화에서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아직까지도 설경구를 연기파 배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지 않다.
#2
참신했다. 뭐가? 소재가. 살인자는 살인자를 알아본다. 치매에 걸린 살인자. 머리는 기억을 잃고 있어도 손은 기억한다. 뭔가 미스테리하면서 재밌을 법하지 않나? 원작이 따로 있다는데 원작은 어떤 느낌인 지는 모르겠다만 영화는 별로다. 이런 거 보면 같은 스토리라 하더라도 누가 연출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법. 이 세상 뭐든 안 그렇겠냐고. 같은 걸 만들어도 누가 만드냐에 따라 달라지니.
#3
생각보다 흥행하지는 못한 듯 싶다. 260만명 정도니. 천만 관객 시대에 이 정도면 그리 흥행했다고 할 수는 없을 듯.
#4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에서는 김남길 또한 캐릭터랑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그래도 이 영화 덕분에 연기 인생에서 덕을 좀 본 배우라면 설현이 아닐까 싶다. 생각보다 연기 괜츈. 나는 영화 보면서도 저 배우가 누구지? 했었다. 나도 이제는 아재인지라 설현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라. 요즈음 아이돌보면 누가 누군지 그룹명이 뭔지 이름이 뭔지 몰라. 어쩌다 기억하는 경우가 있다면 내가 맘에 들어해서겠지만 설현이 맘에 안 들었다기 보다는 말로만 들었다. 아재들도 설현은 좋아하는 이들 많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