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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771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6점. <다가오는 것들>을 보면서도 느끼는 바, 역시 나랑 프랑스 영화는 안 맞다는 거. 내가 철학적 사유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 아마도 그건 프랑스 영화는 다소 문학적이라서 문학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라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이 영화 상당히 단조롭다. 아마도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다 보면 졸릴 지도 모를 정도. 그렇다고 내가 졸았던 건 아니지만, 심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순 없었던 영화.
#1
한 가지 이 영화를 보면서 대단하다 생각했던 건,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가 아니라 나보다 어린 나이의 감독이 각본을 써서 만든 작품이라는 거. 나이를 생각해보면 경험치는 짧을 텐데 이런 정도의 삶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많은 철학적 사유를 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만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재미는 없는 감독이 아닐까 싶은. 마치 애 늙은이 같은 그런 느낌?
#2
오히려 이런 류의 영화들 중에 나는 중국 영화가 나한테 더 맞다. 덤덤하게 스토리를 전개시켜 나가지만 많은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영화들이 꽤 있거든. 물론 나와 같은 잡식성은 그런 류의 영화만 골라 보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그런 류의 영화가 땡길 때 찾아보곤 하기에 이런 얘기를 하기가 좀 그렇긴 하지만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느낌은 다른 게 아무래도 제작국가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3
어쩌면 나는 남자기 때문에 그럴 지도 모른다. 원톱으로 등장하는 주인공도 여자고, 각본/감독도 여자니 여자의 입장에서는 공감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을 수도 있겠지.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여자들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그런 영화는 아니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여자와 남자의 사고 방식은 차이가 분명 있으니. 게다가 프랑스인과 한국인의 사고 방식에도 많은 갭이 존재하고. 그런 걸 생각해보면 이 영화가 만약 프랑스가 아닌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면 이런 극찬을 받는 영화가 되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