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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는 끝이 없다만

합리적인 風林火山 2019.02.07 01:43

#0
나는 메일과 같은 경우는 처리하지 않은 것만 받은 편지함에 두고 처리한 메일은 그 즉시 삭제한다. 모아둬봤자 그건 의미가 없다. 해야할 일과 같은 경우는 나는 노트를 이용한다. 그렇다고 해서 몰스킨 다이어리와 같은 그런 거 말고 그냥 줄 그어진 노트. 사무실 근처 아트 박스에서 몇 개들이 한 묶음 사서 놔두고 쓴다. 이건 시간이 흘러도 희한하게 디지털화를 하지 않고 아날로그적이다. 

#1
해야할 일들을 정리해두고 다 하면 두 줄을 긋거나 X자로 그어버린다. 그렇게 다 쓴 노트는 보관하지도 않는다. 그 즉시 찢어 버린다. 다시는 안 볼 것처럼. 그렇다고 해서 줄 맞춰서 반듯하게 적고 그런 것도 없다. 그냥 막 적어댄다. 내 원칙은 딱 한 가지. 쓴 거는 무조건 두 줄을 긋거나 X자 표시가 되어야 한다. 왜냐 처리한 일이니까. 처리하면 다시는 안 쳐다 보지.

#2
그렇게 많은 To do list를 다 처리해도 다 처리할 때가 되면 또 그만큼의  To do list가 생긴다. 일에는 끝이 없다. 나는 내 스스로 일을 만들어가는 입장이다 보니 더 그런 듯. 그래서 작년에는 정말 빨리 끝내려고 나를 혹독하게 대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좀 여유를 갖고 할 생각이다. 왜? 앞만 보고 달리는 게 아니라 뒤도 돌아보고 옆도 돌아보려고.

#3
이제는 사이트가 너무 복잡해서(물론 온핏러-우리는 고객,소비자,유저라 부르지 않고 이렇게 부른다.-들에게는 그리 복잡하지는 않다. 물론 진입 장벽은 있지만) 집중을 하지 않으면 안 보인다.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집중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단 얘기. 만들어둔 거 보면 잘 만들었네 하는 생각이 나 스스로도 든다. 내가 스스로 이 정도 생각이 든다면 그건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거리는 아니라는 얘기. 할 수는 있겠지. 얼마의 돈을 들여서 몇 명을 투자해서? 나는 나 혼자 다 한다.

#4
문제는 언제까지 내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다는 거지. 솔직히 나는 에어비앤비나 우버 그런 사이트 보면 저 정도 사이트는 전세계 서비스를 하더라도 혼자 감당 가능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로직을 보면 그래. 적어도 유어오운핏 로직이 그에 비할 정도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덜 이쁠 수는 있지. 나는 구글과 같이 이쁨보다는 기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식이다 보니.

#5
일 생각만 하면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하고 할 게 너무나 많다. 개발은 혼자서 다 하고 있고, 가끔씩 디자인해야할 것들도 다 내가 하고 있고, 영상도 다 내가 혼자 찍고 있다. 물론 서포트 인력이 붙어주면야 일을 좀 더 쉽게 하면서도 더 고급화시킬 수 있지만 아직 그럴 여건이 안 된다. 올해는 투자를 받아서 좀 더 강해져야하는 때라. 물론 내 역할이 크긴 하지만 결코 일이라는 건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생각은 오래 전에 버렸다. 팀플이 되어야지. 왜냐면 나도 완벽한 인간이 아니니까. 물론 그런 생각을 갖고 있긴 해도 나는 대부분 혼자서 일하긴 한다. 그게 가장 빠르니까. 그리고 가장 싸니까. 내가 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준다면 과연 얼마의 돈을 받고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어찌보면 유어오운핏의 핵심 경쟁력은 거기에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봐. 내 일이니까 이렇게 하지.

#6
그래도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고생이라는 생각도 안 한다. 당연한 거지. 어떤 걸 이루기 위해 이 정도 노력도 하지 않고 고난도 없이, 고생도 안 하고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 본다. 물론 자본의 논리로 돈을 들여서 사람을 쓰고 매니징을 하면 되지 하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지. 내가 그걸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아마 우리 모델처럼 하기는 힘들 거다. 해보면 알아. 왜 그런 지. 그래도 그런 걸 전혀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1/4 분기에는 투자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7
이것 저것 신경 쓸 게 많지만 즐겁게. 왜? 바쁘지 않은 거 보다는 바쁜 게 낫고, 할 게 있다는 거 자체가 감사한 거다. 적어도 40대 초에 겪었던 3년의 슬럼프 동안 내가 혼자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면서 많은 가치관이 바뀌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거. 목표를 향해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 어떤 누군가가 주목을 받고 유명해질 수는 있지만 그게 결코 본인이 잘 나서 본인만의 힘으로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 역할이 중요하고, 하는 게 많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런 사고 방식을 갖게 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 오만, 자만. 

#8
새벽에 일하는 걸 즐기는 나. 오늘도 끝내야 할 일이 있고 찍어야할 영상이 있다. 할 게 많다고 해서 조급해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집중하고 쉴 때 쉬면서 여유를 가지자는 생각으로 올해는 임할 생각이다. 40대가 되어서는 정말 한 해 한 해 거듭될수록 생각이 많이 달라지는 거 같다. 세상을 보는 것도 달라지고. 물론 그간의 경험 때문과 수많은 사고 덕분이겠지만 그래도 좋은 방향으로 달라지는 거 같음에 다행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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