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다큐

블루베일의 시간 -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들

 

 

#0 블루베일

머리에 쓰는 베일의 색상이 하늘색이라 일컬어진 블루베일은 호스피스를 하는 수녀들인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를 지칭한다.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이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까지 함께 하는 그들. 가끔씩 나는 힘들 때 죽음에 관련된 영상을 보곤 한다. 왜냐면 그런 걸 보다 보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 물론 본 것들을 다 블로그에 기록하진 않지만 그래도 본 게 꽤 된다.

 

#1

이번 다큐를 보면서 일전에 봤던 죽기 직전 그러니까 임종 직전에 나타나는 증상이 잘 나타나는 거 같다. 보통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48시간 이내에 임종한다고 하던데. 사람이 죽음을 눈 앞에 두게 되면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그 걱정은 내가 죽는다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남은 이들에 대한 걱정이다. 그래서 임종을 앞둔 이에게는 걱정하지 말라는 안심의 말이 필요하단다.

 

#2
죽음을 지켜보는 이들은 죽음을 맞이하는 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든 좋은 면만 생각하게 된다. 함께 하면서 힘들었던 때도 하나의 추억이 되듯.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되고. 그만큼 죽음은 사람을 숙연하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3
나는 내 부모님께는 사랑한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그게 습관화가 되어 있지 않다. 한 때는 어머니와 가끔씩 손편지를 주고 받기도 했지만 사실 어머니가 많이 적어주셨지 내가 답장한 경우는 별로 없었지. 그래서 그런지 나는 내 아들한테는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의도적으로라도 습관화가 되어야 그런 말을 정작 해야할 필요가 있을 때 서스럼없이 나올 수 있을 거 같아서.

 

#4
내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 된다면, 지금의 나의 모습이 어떨까? 내 부모님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 온다면, 나는 어떤 후회를 할까? 그런 생각을 나이 들어서 많이 하게 된다. 언젠가는 맞닦드려야할 현실이 되겠고, 미리 준비한다고 해서 준비가 될 꺼리는 아니라고 보지만 적어도 그런 생각을 한 번 해봄으로써 내 현재의 삶에 대한 반성도 하고, 살아 생전에 좀 더 잘 해드려야지 하는 생각도 갖게 되고.

 

항상 티격태격하는 게 가족이긴 하지만, 나는 글쎄. 어머니에겐 정말 많이 죄송스런 마음 밖에 없다. 기대했던 아들인데 요 모양 요 꼴이니. 물론 뭐든 때가 있는 법이라고 위안을 삼긴 하지만, 그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참 사람 마음이라는 게 쉽지 않다. 지금은 존심이나 그런 거 다 내려둔 상황이긴 하다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현실이 참 서글픈.

 

#5
며칠 전 동생이 문자가 왔다. 내년에 어머니 칠순인데, 그 때 뭐라도 못해드리면 자기 평생에 한이 될 거 같다고. 그러나 여행업을 하는 동생도 요즈음에 코로나 때문에 상황이 심각하고, 나 또한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보니 참. 한 때는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편안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반성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누굴 탓할 필요 없거든. 다 내 문제지.

 

#6
자기 합리화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부모님 건강하시고 아직 정정하신 게 그나마 다행이다. 앞으로 기회는 있으니. 물론 아무리 잘 한다고 하더라도 돌아가시면 후회 밖에 안 남겠지만 말이다. 

 

#7 갈바리의원
다큐 속 갈바리의원은 강원도 강릉에 있더라. 근데 구글 리뷰 보니까 어떤 개새가 평점을 1점으로 해놨네. 뭔 이유라도 있으면 본인 관점에서 어떤 부분이 맘에 안 들어서 그렇다고 이해라도 할 여지가 생기겠지만 그런 것도 없이 그냥 별점만 달랑. 하. 참 세상에 X같은 새끼들 참 많아. 꼴에 지역 가이드래. 리뷰 36개에 사진 1장 올린 게. 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