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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람 속에서 답을 찾다

#0
글쎄다. 살면서 내 생각이 나를 이렇게 옭아맬 줄은 몰랐는데, 옭아맸던 시기에는 정말 힘들더라. 한 때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그걸 외롭다 생각하기 보단, 고독하다 생각했던 나였는데,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이 싫다. 왜? 쓸데없는 잡생각을 많이 해서. 이런 경험을 해보고 나니,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 좀 이해가 되더라.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되지, 의지가 부족하네 뭐 그런 말로 쉽게 하지 못하겠더란 거다. 나도 그렇게 되니까 나약해지던데.

 

#1
슬럼프? 글쎄. 슬럼프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달랐다. 내 성격이 모 아니면 도인 지라 아니면 다 때려쳐라는 그런 경향이 강했는데, 그게 젊을 때야 기회가 많지만, 나이가 드니 글쎄 살아갈 날이 더 적다는 생각이 강해져서 그런지 기회 비용이 더 크게 느껴지더라.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신감 빼면 시체였던 내가 의욕 상실에 이렇게 해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서야 블로그에 끄적거리는 거지만 정말 심적으로 힘들었다. 다시 겪고 싶지는 않지만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부분도 아니고.

 

#2
그래도 그런 경험을 통해서 깨우치는 게 있기 마련이다. 그런 순간을 맞닦드리니, 예전과는 달리 앞을 보기 보다는 옆이나 뒤를 돌아보게 되더라. 내가 왜 이렇게 됐나? 뭐 그런 생각에. 반성도 하고 말이지. 그런 과정들이 훗날 어떤 밑거름이 될 지야 모르는 거지만 그래도 분명한 건 살면서 생각치 못했던 부분들 많이 생각해보고, 좀 더 성숙해졌다는? 그러나 그 성숙이라는 게 한동안은 내가 가진 장점을 갉아먹고 있었기에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3
혼자 있기 싫어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되고. 그런 와중에 지금은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거 참 희한한 게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른 게 다 달라보이니. 사람은 사람 속에 있을 때 비로소 사람다워진다는 말. 누가 한 건지는 모르겠다만 내 블로그에도 그런 얘기를 끄적거린 적이 여러 번 있는 걸로 안다. 물론 항상 그런 환경에 놓여 있으면 바쁘게 살면서 돌아보지 못하고 계속 시간만 흘러가는 그런 문제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의 경우엔 너무 혼자 지내다 보니 그런 듯.

 

#4
유어오운핏이라는 사업을 하면서 예전에는 못 느꼈던 부분들을 최근에 많이 느꼈다. 분야의 특수성(좀 이해가 안 가는 면이 많다. 최첨단 시대에. 게다가 분야 종사자들의 사고 방식이 영 나랑 안 맞고. 게다가 양아치들 정말 많고, 쓰레기도 많다.)도 한몫했겠지만, 뭐가 어찌되었든 그 속에서 내가 배운 게 있고 꼭 일이 아니더라도 살면서 필요했던 부분들을 깨우쳤으면 된 거다. 이 또한 과정이겠거니. 다만 이제서야 좀 편하게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많이 심적으로 힘들었기에.

 

#5

한동안 좀 잊고 지냈던 나다움이라는 거. 뭐든 매한가지인 거 같다. 뭘 하나를 얻으면 그게 온전히 내 것이 되기까지는 반대급부도 크기 마련인 법. 그래도 배운 게 있고, 깨달은 게 있으니 조금은 나아졌겠지. 다만 이제는 심적으로 안정이 되고, 목표도 재정립하면서 다시 달려나갈 준비가 되었으니. 며칠 전부터 느낌이 예전과 같이 뭔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거. 거 참. 희한하지. 힘들 때는 아무리 그렇게 하려고 해도 잘 안 되던데 말이지. 그게 결국 그런 거 같다. 혼자가 아니라 사람들 속에 있으니 그런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