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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치수 데이터만 보면 구역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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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째 데이터만 보고 있다. 스마트핏은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긴 했는데, 데이터 저장 구조가 달라져서 현재 저장 데이터에 문제가 없으면서 개편될 메뉴에 적용될 데이터에도 접목이 되도록 마이그레이션까지도 다 했고. 예전에는 마이그레이션 같은 거 할 때 데이터 백업 받아놓고 그냥 바로 마이그레이션했는데, 요즈음에는 문제 생기면 그거 찾는 게 더 고생이라 시뮬레이션 해보고 문제없다는 걸 확인한 다음에나 한다.

#1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거듭하고 내린 결론. 아는 게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힘들어지는 부분이 있다. 패턴에 대한 이해, 체형 보정에 대한 이해, 치수에 대한 이해, 핏에 대한 이해, 부위별 치수의 관계도, 기성 사이즈에 대한 이해, 주관적인 핏감(느낌)에 대한 이해 등을 다 종합해서 만들었다. 이게 어떤 제품이냐에 따라 또 보정이 달라지게 되는데 같은 코트라 하더라도 어떤 건 오버핏이고, 같은 오버핏이라고 해도 사이즈는 제각각이고. 그래서 그런 부분까지 다 고려했다.

#2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 아. 진짜 데이터만 보면 역겹다. 나는 뭐 장인 정신을 갖고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장인 정신이라고 하려면 한 분야만 계속 파야 하는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 Generalist지 한 분야의 Specialist는 아니란 얘기. 그런데 얼마나 이 세상에 노력보다는 년수만 채워서 그걸 경력인 듯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실력 없는 Specialist도 많은 게 현실이긴 하지. 여튼 난 장인 정신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그래도 사람마다 자기만의 기준이라는 게 있잖아? 어디까지는 해둬야 한다 뭐 그런. 그런 게 좀 높은 편에 속하다 보니 내 기준에서 이 정도까지는 해줘야 한다는 그런 게 있다.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런다고 해서 돈 더 버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왜 그렇게 하느냐?

그렇게 해봐야 그 다음 즉 넥스트 레벨로 나아갈 수 있다. 여기서 그만하면 그것 밖에 안 돼. 게다가 이런 로직이 현재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변경하기가 더 어렵지. 그래서 돌아가고 있지 않을 때 이리 저리 시뮬레이션해보고 개선하고 하는 거라고. 적어도 지금까지 업계에 있으면서 쌓은 노하우는 다 반영했다. 좀 복잡하지. 복잡한데, 이용자는 존나 간단해. 나만 좆뺑이 깠지. 상황에 따라 보정하는 것들이 몇 단계씩 다르니까. 굳이 이런 거를 알려줄 필요가 없어. 알려줘봤자 스스로 하기도 힘들 뿐더러 한계도 있고. 어떻게 하면 쉽게 할 수 있게 만드는데 문제도 없게 만드느냐 그게 중요한 거지.

#3
데이터 그것도 숫자 데이터만 계속 보다 보니까 구역질 난다. 숫자만 봐도. 소수점 한자리까지의 수많은 치수들. 그래도 거의 다 왔다. 좀만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