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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비즈

택배 지연 배송으로 인해 생긴 손해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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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택배 보내면 요즈음은 다음 날, 늦으면 그 다음 날 도착하니 늦어도 2일 정도면 도착하는데, 그 이상이 걸리면 뭔 문제가 있는 거다. 배송 조회를 해보니 롯데택배 파주서브터미널에서 더이상 이동을 하지 않는다. 롯데택배 고객센터에 전화해 확인해보니 코로나 확진자가 여럿 나와 인력을 줄여서 그로 인해 물량이 많이 지연된 상황이라 그런 거라는데, 문제는 내가 보낸 택배가 결혼식 혼주복이었던 것. 결혼식은 일요일 점심인데, 늦어도 토요일에는 배송될 줄 알았더니 토요일에도 배송이 안 되었던 거다. 희한한 게 같은 날 택배 두 개를 보냈는데, 다른 거는 토요일 오전에 도착했는데 하필. 꼭 도착해야 하는 건 도착 안 하고, 조금 늦게 도착해도 되는 게 도착했단 말인지. 복걸복.

#1
이런 경우에 전산상으로 확인하는 거는 한계가 있다. 왜냐면 이동을 했는데, 전산 상에서는 아직 이동한 표시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 즉 실제와 전산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생겨서 직접 전화를 해봐야 한다. 문제는 토요일에는 대부분 1시에 마감한다는 거. 이리 저리 전화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나니, 둘 중에 하나더라.

1) 파주서브터미널에 아직 이동하지 않은 채로 있다. 
2) 파주서브터미널에서 다른 터미널로 이동했으나, 아직 전산 처리 되지 않았다.

2)를 확인하기 위해 도착할 터미널에 확인해보니 확인이 안 된다는 것. 도착했는지 도착 안 했는지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된다는 거다. 그래도 해당 터미널의 직원 분이 상황을 이해하고 퇴근 시간 지나서까지 확인이라도 해서 연락이라도 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참고로 롯데택배는 상담원 친절하다. CJ택배는 상담원 연결하려면 웹상에 1:1 문의하라 그러고. 웹상에서 1:1 문의하려고 하면 내 케이스의 경우에는 상담원 연결로만 가능하다고 그러고. 국내 마켓 쉐어 1위라는 CJ택배는 최근 물량이 너무 많아져서 그런지 이러 저러한 문제가 많다. 파업한 지역도 있고. 해당 지역의 온핏러의 경우에는 3개월째 택배가 집하장에서 나오지를 않고 있다. 내가 CJ택배 쓰다가 최근에 로젠택배로 바꾼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쪽 업계 대부분이 로젠택배를 쓰는데 그것도 다 이유가 있어.

#2
파주서브터미널 주소를 요청했다. 일단 내 선에서는 노력해볼 만한 건 노력해봐야 하니까 파주서브터미널에 가서 택배가 있으면 찾아오려고 말이다. 근데 롯데택배에서도 주소를 모른다는 거다. 웹상에서 검색해봐도 주소 안 나오고. 그래서 지난 글에 내가 주소 남긴 거다. 나처럼 집하장 직접 찾아가려는 이들 고생하지 말라고. 주소만 알면 쉽게 찾아갈 수 있거든. 근데 주소를 아무도 몰라. 그래서 나는 일단 웹상에 파주서브터미널 시공한(?) 업체에서 블로그에 결과물 사진 올려놨길래, 거기에 전화해서 롯데택배 파주서브터미널 위치를 물어봤는데 정확한 위치는 모르더라. 좀 찾아가기 복잡하다고. 그래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느 쪽이라는 얘기만 듣고 무작정 차 끌고 갔다.

나름 근처라고 생각하는 데에서 물어보니 친절히 알려주신다. 근데 왠걸. 가보면 아냐. 또 인근 부동산, 편의점 들러서 물어봤다. 가르쳐준다. 근데 가보면 아냐. 거 참. 그래서 그 근처에 택배 집하장이 몇 군데 있길래 거기서 나오는 택배 기사분들에게 물어봤다. 알려주시는데, 초행길이면 찾아가기 힘들다고 하는 거다. 그러다 친절한 분을 만나 연락처를 하나 받았다. 거기 왔다 갔다 하는 기사분 연락처라고. 그래서 연락했는데 안 받는다. 일단 어디 근처라는 얘기도 해주신 터라 그 인근에 갔는데 막막하다. 알려준 번호로 전화해보면 여전히 안 받고. 그래서 문자 남겼다. 내 상황을 설명하면서 도와달라고. 그랬더니 연락 오더라. 그리고 주소를 받았다.

#3
이미 1시는 넘었지만 파주서브터미널에 도착하니 그래도 택배 기사님들 몇 분 계시더라. 사정 얘기했더니 담당자한테 연락하고 통화를 했는데 찾는 건 불가능이라고 한다. 택배 기사분께 컨테이너라도 알려달라고 하니 컨테이너에 데려다 주신다. 만약 있다면 이 컨테이너일 건데 못 찾을 거라고 그러시더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컨테이너 문 열어봤다. 그것도 여는 요령이 있더만. 열었더니 내 키보다 높게 빼곡히 쌓인 택배들. 하... 여기서 어떻게 찾지. 일단 혹시라도 바깥 쪽에 내 택배가 있을 지도 모르니 쌓인 택배 중간 부분부터 빼가면서 좌우로 확인하기 시작. 그러나 이내 포기. 답이 안 나오더라. 그래서 컨테이너에 실렸으면 바깥 부분 즉 컨테이너 문 열면 보이는 부분에 실리지 않는 이상은 찾기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 찾기 힘들다는 이유를 잘 알겠더라고.

#4
오후 4시. 음. 안 되겠다. 혹시나 이런 경우가 생길까 싶어서 플랜 B를 생각해둔 터였다. 백화점 가서 기성복을 사서 보내주는 거였다. 우리가 제작한 혼주복 가격(원가 아니고 소비자가)의 1.5배 이상 되는 기성복을 샀다. 물론 기성복이지만 내가 치수를 다 들고 가서 이것 저것 치수 확인해보고 가장 잘 맞는 옷에서 몇 부분은 급하게 치수 수선하고 그걸 들고 온핏러 아버님이 묵고 계신 호텔로 차 끌고 가서 착장해보고 문제 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 돌아왔다. 장장 8시간에 걸쳐서 진행된 일.

손해지. 경제적으로는 엄청 손해봤지. 기성복이 100만원이 넘는 기성복이었으니. 물론 싼 기성복 살 수도 있었지. 그러나 평생에 한 번인 결혼식 망치게 하고 싶지 않아 좋은 재질의 기성복 사서 드렸다. 물론 입고 나서 나중에 돌려받는 조건이었지만. 돌려받아서 중고로 팔아도 사실 나는 무조건 손해지만 나는 내 책임을 다하려고 그렇게 한 거였다.

#5
나는 그렇다. 책임질 일 책임진다. 근데 의심을 한다거나, 강하게 나온다거나(꼭 보면 좆도 아닌 것들이 쎈 척 하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절대 그네들 뜻대로 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해주지.) 하면 책임질 일이라도 법적인 문제가 안 생기는 선에서만 책임지고 만다. 꼭 그런 애들이 법 좋아하더라고. 근데 법도 제대로 모르면서 법법 그러대? 머리가 나쁜 듯.

여튼 그런 경우에나 그렇지 그게 아닌 경우라면 나는 인간적인 도리를 지키고 내가 손해보더라도 책임을 지려고 한다. 그걸 잘 모르는 거 같애. 못 믿으니까 그런 거겠지. 그렇게 하는 사람 거의 없으니까. 이해는 하는데, 나 같은 사람들은 그렇게 대하면 오히려 손해다. 뭐 어쩔 수 없는 거지. 어쩌면 그런 걸 모르고 그렇게 대하는 사람은 사람 잘못 보고 파악한 거니 나랑 안 맞는다고 봐야겠지?

이번과 같은 경우는 온핏러가 부산 출신이고, 또 여러 번 보고 옷도 제작해줬기 때문에 잘 알지. 사실 좀 급하게 제작하는 거랑 제작 전에 공방과 협의가 다 끝난 상황이었지만, 공방에서 제작을 늦게 했거든. 이유를 들어보니 제때 나왔는데 뭔 미스가 있어서 다시 리턴하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는 건데, 뭐 어쩔 수 있나? 게다가 택배가 그렇게 지연될 거라 예상했나? 어느 누구 하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 사실 공방 책임이 크긴 하지. 왜냐면 돈 더 내고 익스프레스로 급행으로 진행되는(먼저 들어온 옷들 차례 무시하고 바로 제작 투입) 거였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그만큼 비용은 환불해줬지만 돈을 더 내고 안 내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거는 목숨 걸고 지키지 않으면 안 한다고 했다.

돈적으로는 손해를 많이 봤지만, 그래도 일은 잘 마무리된 거 같다. 근데. 음. 그 기성복 재질이 우리가 제작한 맞춤복보다 훨씬 좋거든. 나는 나름 좋은 거 입게 해드리려고 그렇게 한 거지만 나중에 우리가 제작한 맞춤복 입고 맞춤복이 더 안 좋은 거 같다 그러시면 안 되는데. ㅎ 기성복 원단이 몇 단계 위의 원단이어서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는데 일반인들은 그런 거 잘 모르고 그냥 입었을 때 어떻다는 느낌 하나로만 표현하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