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사진 찍어본다면서 카메라 가방에 렌즈 여러 개와 삼각대 들고 무거운 Canon 7D를 들고 다닌 적도 있었고, 그렇게 사진 많이 찍다 보니 풀프레임에 가벼운 소니 알파로 기변한 다음에 잘 들고 다녔더랬다. 그러다 점점 발달하는 스마트 폰카 기술. 언젠가는 굳이 DSLR 없어도 될 시기가 오겠구나 생각했는데 지금이 이미 그 시기를 넘어선 듯. 물론 DSLR의 심도를 폰카가 따라잡을 순 없다. CCD의 크기 차이는 태생적 한계일 수 밖에 없지만 우리가 엄청 큰 사진을 출력할 게 아니라면, 그리고 대부분 웹에서 보는 사진이라면 DSLR만큼의 심도는 아니라고 해도 충분히 납득할 만큼 충분히 좋은 사진 찍을 수 있는 상황이라 요즈음에는 DSLR 들고 다니지도 않는다. 이미 처분하기도 했고 말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 잘 찍어줄 수 있는데, 남이 나를 잘 찍어주는 경우는 별로 없더라. 사진 찍을 줄 알면 그런 고민들 생긴다. 맨날 남의 사진만 찍어줘. 찍사도 아닌데. 사진 잘 못 찍는 똥손들은 구도나 여백의 미를 잘 몰라. 그냥 전체적으로 그냥 막 찍는 듯한 느낌. 그래서 가르쳐주면서 찍어야 된다. 이렇게 찍는 거야. 느낌 다르지? 그러니까 이것만 지켜. 이러면서. 이번에 사진 찍을 때도 그랬다. 그래도 나는 인생샷 남겨줬는데, 나는 못 찍길래 적어도 편집과 보정의 시간을 많이 거치더라도 건질 만한 샷이 되도록 막 찍어라고 하면서 몇 가지 가르쳐주고. 그래서 좀 건진 것도 있긴 하지. 그 사진들로 카톡 프사나 배경 바꾸기도 했고.
외부
일산에 있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어서 킵해뒀던 곳. 나는 한 번 가면 잘 안 간다. 다른 데 좋은 데도 많으니 굳이. 카페 입장에선 뜨내기 손님. 여튼 이번에 사진 찍으러 가봤는데 한 번 즈음 가볼 만한 곳이더라. 조금 아쉬웠다면, 낮에 가서 밤에 조명 들어왔을 때 찍으면 또 분위기 다른데 그렇게까지는 기다릴 수 없었던. 해 지는 시각 염두에 두고 들어갈 때는 낮, 나올 때는 밤이면 들어갈 때 찍고 나올 때 찍고 일피이타 가능. 참고하길. 일단 내부에서 찍을 만한 데는 그닥. 여기는 내부보다는 외부다. 그러니 카페 이용 안 하고 외부에서 촬영만 하고 가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ㅋ
빨간색이라고 해야 하나? 벽돌색? 여튼 벽 색상이 좀 이쁘다. 게다가 건물 구조도 좀 느낌 있게 지었고. 여긴 입구인데, 입구 쪽이랑 입구 옆에 통로랑, 포토존이라 생각하면 될 듯. 내부에서도 찍을 만한 데가 없는 건 아닌데 아무래도 사람들도 있고 하다 보니 분위기가 잘 안 나와. 게다가 뷰도 논밭뷰거든. 리버뷰나 오션부가 마운틴뷰가 아닌 논밭뷰. ㅋ 여기 주변에 뭐 없다. 땅값 싼 데다가 건축비 좀 써서 분위기 있게 지은 듯. 가는 길 보면 뭔 시골길이여~
내부
이건 2F에 있던 스피커. 벽 색상이랑 맞춘 듯. 2F도 자리가 없는 건 아닌데, 2F 이용하는 사람 별로 없더라. 내가 갔을 때만 그런 지는 몰라도. 야외도 있는데 낮에 간 거라 더워서 이용하는 사람 하나 없고. 요즈음에는 우리나라 여름 너무 더워서(올해는 습하기 까지) 에어컨 없으면 살 수가 읍따.
이것도 2층인데, 마치 뮤지엄 들어가는 듯한 분위기? 안에는 원형으로 되어 있고 벽을 둘러 소파가 있어 중간은 휑하다. 1층도 사진 찍은 게 있긴 한데 역광이라 잘 나오지 않아서 패스. 1층에 있는 큰 조명 하나는 찍어볼 만. 근데 뭐 인물 사진 찍으러 간 거라 굳이.
인물샷
복도 같이 양쪽 붉은 벽으로 된 통로에서 찍기 좋다. 폰을 좀 아래에서 찍으면 다리 길게 나오고 하늘도 충분히 나오게 할 수 있는데 구도를 모르는 사람이 찍다 보니 조금 아쉽네. 그리고 입구에 D SCAPE 글자 있는 데서 찍기 좋다. 특히 여자들은 눈높이에 저 글자 나오게 찍으면 적당. 내가 키가 큰 건 아닌데 내 눈높이보다는 낮아서 저렇게 밖에 못 찍겠더라. 저것도 구도가 꽝이라 나름 컷하고 편집하고 한 게 저거라는. ㅠ
그나마 이건 내가 원하는 대로 나왔는데, 카페 안에서 커피 마시면서 몇 가지 가르쳐줬더니 그래도 이건 내가 원하는 식으로 나왔네. 여기를 보는 순간 이 포즈가 떠올라서 그렇게 해서 찍은 샷. 좀 아쉬운 점은 여기 밤에 조명 들어오면 느낌 또 다르거든? 그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주변에 놀거리가 없는 외진 곳이지만 일산 내고 그리 멀지 않아 가볼 만하다. 외부에서 사진 찍기 좋은 카페. 이쁘긴 해 외관이. 나는 담에 노을 질 때 즈음에 한 번 가서 조명 켜진 외관 배경으로 사진 한 번 찍으러 갈 거다. 언제?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