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수요일이 되면 교회 셀 모임을 나간다. 아 블로그에는 내가 교회 다닌다고 언급 안 했지. 이것도 포스팅 해야겠네. 하나님을 믿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서 나간다. 특히 한 사람의 삶에 대한 태도가 마음을 움직이게 해선데, 그게 의정부 한서중앙병원 지구덕 병원장님이다. 원래 내가 사는 곳이 일산이면 가까운 셀에 소속되어야할 건데, 의정부 셀에 소속된 이유는 한서중앙병원이 아들 진강이가 입원했었던 병원이었기에 그 접점으로 나를 돌보게 된 것.
여튼 이번 주 수요일 셀 모임은 지구덕 원장님과 나 둘 밖에 없었다. 비와도 다들 잘 나오시더니 이 날은 공교롭게도 그렇더라. 내가 온다고 괜히 모임을 하는 건 아닌가 싶은 미안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도착하기 전에 다 결정된 거라고 하시고, 나 또한 도착 전까지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지. 아직 믿음이 없는 이성적인 나지만 내가 교리에 대해서 콕콕 짚어서 질문하지 않는다. 곤란해질 거 같아서. 그러나 둘만 있고 또 지구덕 원장님도 의사니 공부 잘 했을 거 아닌가. 그래서 종교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던 좋은 시간이었다.
여튼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저녁을 먹으러 조금 늦게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가게 된 나눔터 오리. 10시가 영업 종료인데, 9시 넘어서 가서 다 먹을 때까지 음식점 직원들 퇴근 못 해서 미안하긴 했다. 눈치를 주는 건 아닌데 사람이니 미안한 생각 드는 게 당연하지.
생 >>> 양념
생오리, 양념오리 반반 해서 1.2kg 시켰는데, 양 많더라. 둘이서 먹다 보니 배부른. 생오리는 정말 맛있었다. 내가 일산에서 오리 먹으러 가면 가는 '가나안 덕' 보다 더 나았던 듯. '나눔터 오리' 사장님이 오리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게 굽는 방법을 설명해주시던데 그래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먹은 양념오리. 이건 비추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육볶음 같은 느낌. 그러니까 이게 오리인지 잘 모르겠더란 거다. 그러니 생오리로만 먹길 바란다. 생오리는 강추.
볶음밥
원래는 이거 주문 취소하려고 했었다. 오리만 먹어도 배불러서. 주문 취소하려고 콜을 눌렀더니 이미 볶음밥 셋팅해서 들고 오길래 그냥 먹었다. 그래도 다 먹었다는. 배불. 볶음밥 맛있었다. 그러나 이 집만의 특색이 있다 그런 건 아니고. 배불렀어도 맛있으니 맛없진 않았던 거.
유투브 잘 보고 있어요
주문하고 나서 생오리, 양념오리 가져오면서 사이다 한 캔을 들고 와서 서비스라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 "유투브 잘 보고 있어요. 요즈음은 안 올리시던데." 하. 11개월 정도 된 거 같다. 유투브 안 올린지. 주변에서 올리라고 하지. 근데 한다 한다 하면서 안 하고 있거든. 근데 구독자수 그리 많지도 않은데 이런 경우가 생기다니. 일전에도 음식점에서 누가 빤히 쳐다보길래 첨엔 눈을 피했다가 계속 쳐다보길래 째려봤는데 인사하더니 "유투브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러길래 괜시리 미안해지더라.
구독자 수 많은 유투버들은 얼마나 알아보는 사람 많을까. 그러니 말과 행동도 함부로 못하겠고. 어찌 보면 그런 부분은 도움이 되는 거 같긴 한데, 나는 오히려 그런 부분 때문에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 왜 내가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가 싶은 생각에. 나도 인간인지라 실수할 수도 있고 욕할 수도 있는데 말이지. 물론 그런 거 때문에 말과 행동 조심하면야 좋긴 하지만 말이지. 여튼 빨리 재개해야겠다. 요즈음 계속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못 하고 있다는. 게을러졌어.
나중에 오리탕도 서비스로 주신다. 하... 참... 내가 교회에 나가게 된 계기도 한 사람의 삶에 대한 태도 보고 감명 받아서인데, 이런 걸 겪으면 나도 또한 다른 사람들 배려하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니. 아마 여기도 기독교를 믿는 분 같더라고. 나 기독교인 된 거임? ㅎ 그러나 아직 난 믿음이 없어요. 스스로가 거부하고 있다고 해야할까? 그냥 있는 그대로 인류학적 관점에서의 종교와 기독교 교리를 두고 중립적인 입장이지만 아직까지는. 그러나 계속 교회는 다니고 있다. 매주 수요일 셀모임도 가급적이면 나가고.
여튼 배려라는 건 다른 사람의 마음, 생각, 행동을 변화시키는 거 같다. 요즈음 들어서는 참 평범하게 살면서 그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게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거란 생각을 많이 한다.
요즈음 한동안 하지 않았던 포스팅을 하는 게 다 이유가 있다. 여기서 굳이 이유를 얘기하진 않겠지만, 예전과 같이 뭘 리뷰하려고 사진을 찍고 그런 게 아니다 보니 시설이나 뭐 그런 사진은 안 찍은 거지만, 여기 생오리는 강추할 만 하다. 배고플 때 먹으면 뭐든 맛있으니까 그럴 지도 모르겠다만 적어도 생오리는 다른 데보다 맛있었던 듯 싶다. 의정부 쪽에서 오리고기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보길 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