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이 지금의 핫플이 된 시초가 대림창고라는 얘기를 들었고, 언제 한 번 가봐야지 했다가 가보게 됐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나라의 공장형 카페의 시초라고. 내가 정리해둔 카페 리스트 중에 인천 어딘가에도 공장형 카페가 있었는데, 그런 카페 중에 가장 처음 만들어진 건가 보다.
성수동 거리를 다니다 보면 주변에 공장들 많다. 그렇다고 한쪽에만 몰려 있고, 다른 쪽은 카페나 맛집 거리고 이렇게 구분되어 있지 않고 뒤섞여 있어. 게다가 특이한 현대식 건물도 있지만, 옛건물 그대로 놔두고 인테리어를 한 데도 꽤 많아. 이런 점은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삼청동 과는 좀 다른 면인 듯.
삼청동도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오면서 완전 망가졌고 그 이후로 삼청동을 방문하지 않았는데, 얘기듣기로 성수동엔 프랜차이즈는 못 들어온다고. 저마다 콘셉트가 제각각인 로컬 카페나 음식점만 있는 이유가 그런 데에 있나 보다. 구청에서 허가 안 내주는 건가? 이건 내가 확인한 게 아니고 들은 거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바람직하다고 봐. 프랜차이즈 들어오면 거리 죽어. 즉 끝물이란 얘기.
공장 모습 그대로
대림창고 나무로 된 길고 큰 출입문을 제외하고 건물은 손대지 않은 거 같다. 대림창고 간판도 떡 하니 붙어 있고. 성수동 거리 지나가다 그런 데도 봤어. 카페인데 상호는 OO 공업사야. 공업사하던 자리에 카페를 차렸는데 대림창고와 같이 간판 이런 거 그대로 나둔 모양인데, 그럼 어떻게 사람들이 알고 찾아올까 싶더라.
입구 쪽에 있는 조형물. 이거 뭐 작품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입구 들어서자마자 이게 있어서 시야를 가린다. 별 느낌은 없었. 주문하는 곳의 조명은 좀 특이하던데 글쎄 나는 이런 건 내 취향이 아니라. 심플하고 깔끔한 게 좋아. 군더더기 없는 그런 인테리어. 여백을 충분히 살리는 그런 인테리어.
카페가 넓긴 하다. 공장 자리에 카페를 만든 거라. 게다가 천장고가 높아. 이 정도 천장고면 2층 만들어도 되겠더라. 천장 보면 공장 느낌. 한켠에는 땔감 쌓여있고 난로 있더라. 겨울에 난로 피우는 듯. 난방기 돌린다 해도 여기는 층고가 높아서 열효율이 안 나올 듯 싶다. 그래서 놔둔 건가? 그리고 뭔가 예술틱하게 백열등을 나무에 감아서 만든 조명. 내가 보기엔 예술틱하기보단 지저분.
내 취향은 아닌 걸로
난 심플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카페나 장소가 다 그런 인테리어라는 건 아니지만. 선호하는 게 그렇다는 말. 그래도 내가 추천하는 카페는 나름 디테일한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거나 사진 찍을 스팟이 많다거나 그런데 여기는 글쎄 사진 찍을 데가 있나? 게다가 인테리어를 신경 쓴 건지는 모르겠다만 내 취향은 아니었고, 들어갔을 때 공장 냄새 좀 나더라. 내 지인들은 알겠지만 내가 냄새에 민감한 편이거든. 그냥 이름 있길래 가봤지만 내 취향은 아닌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