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구매한 차량은 AMG GLA 45 4matic이다. 사실 AMG를 데일리카로 산다는 건,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다. 데일리카로는 연비좋고 승차감 좋은 세단, 가끔씩 즐기고 싶을 때는 스포츠카 이렇게 두 대를 갖고 있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 수준이 안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공인 연비가 8.6km/l로 5등급이고 옥탄가 98 권장인 AMG다 보니 고급유를 써야 하니 데일리카로는 적합하지 않다.(옥탄가, 고급유 등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바대로 별도로 정리해서 올릴 예정.) 나중에 경제적 여유가 되는 때가 된다면 데일리카, 스포츠카 두 대를 보유할 거다. 그러면 이렇게 애매한 차량을 사진 않을 듯.
내가 차를 고르는 기준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뭐니 뭐니 해도 일단은 익스테리어다. 그러나 익스테리어가 아무리 좋다 해도 인테리어가 별로면 난 싫더라. 결국 겉이든 안이든 디자인이 맘에 들어야 하는데, 요즈음 인테리어는 벤츠가 갑인 듯 싶다. 벤츠보다가 BMW나 아우디 보면 너무 차이나는 듯. 물론 이런 디자인은 개취가 반영되는 거라 BMW나 아우디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 부류가 아닌지라. 요즈음 BMW는 렉서스보다도 더 각진 디자인이 그닥 맘에 들지는 않더라. 예를 들어 BMW X5를 보면 예전에는 SUV Coupe의 시초라 불리면서 잘 빠지고 매끈했는데 요즈음은 각이 져서 난 별로. 오히려 예전 모델이 더 내 취향에 맞더라고. 아우디는 아우디 특유의 멋이 있긴 하지만 난 예전부터 독일 3사 중에 벤츠 이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BMW는 너무 양아들이 많이 타서 싫고(리스도 제일 문제 많이 생기는 게 BMW) 아우디는 예전부터 실내가 별로였고 하도 고장 잘 난다는 얘기 들어서 별로. 차라리 렉서스를 사면 샀지 BMW나 아우디는 내 취향이 아니다.
달리는 재미
달리는 재미라고 해서 출력 좋고 토크 높은 차를 선호하는 건 아니다. 내가 20대처럼 칼질하고 다닐 것도 아니고, 가끔씩 밟고 싶을 때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정도면 됐다. 그래서 예전 IS250도 F-sport 트림으로 샀던 거고. 그런데 이번에 AMG를 선택한 건 사실 달리는 재미보다는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때문이다. AMG여야만 익스테리어가 좀 남자다운 분위기가 풍기고, 인테리어 중에 핸들이 너무 맘에 들어서 말이지. 게다가 배기음 좋고, 힘 좋아서 내가 원하는 정도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니(이것만 따지면 솔직히 나에겐 과하지) 이걸 선택한 거. 렉서스 UX 250h AWD나 NX 300h 도 고려했었는데 이것도 만약 구매했다면 F-sport 트림이었을 거다. 렉서스도 F-sport 트림은 익스테리어부터 좀 다르거든. 달리는 재미도 있지만 익스테리어나 인테리어에 차별화가 있으니 이런 걸 고를 수 밖에 없는 거지.
큰 차보단 작은 차
난 큰 차보다는 작은 차를 선호한다. 뭐 물건을 많이 싣고 다니려는 것도 아니고 차 커봐야 연비만 안 좋아지지 굳이 그럴 필요 있나 싶다. 이건 내 물건들 대부분이 그런데, 아이폰은 mini고, 폰트도 제일 작은 걸로 셋팅했다. 애플 워치도 SE II고, 맥북 프로도 13인치다. 차도 매한가지. 커서 좋은 점도 분명 있겠지만 나에게는 그닥 큰 메리트가 아닌 지라. 그래서 고려했던 차들도 대부분 작은 차다. 벤츠에서는 CLS를 보기도 했었고. 게다가 난 뒷좌석에 대한 배려가 별로 없다. 거의 이용하지도 않는 어쩌다 지인들 탈 때 이용하는 뒷좌석에 대한 배려는 난 잘 안 하는 편. 그러나 이번에는 좀 고려했다. 그래서 GLA로 한 거고. GLA는 그래도 SUV다 보니 뒷좌석이나 트렁크가 그래도 괜찮다. A클래스라고 해도 세단이랑 SUV 비교해보면 크기 차이가 확연히 난다. 그래도 이번에는 어느 정도 고려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작은 차를 선호하는 건 여전하다. 벤츠 SUV 중에서는 디자인만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는 GLC가 가장 낫고 다음이 GLA다. GLE, GLB는 별로.
AMG GLA 45 4matic
여러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게 AMG GLA 45 4matic이었다. 다른 여러 차들을 봤지만, 이 차 내꺼다는 확신이 들지는 않았는데(다 장단점이 있더라) 이건 보고 나서 내꺼라는 확신이 들어서 바로 계약했다. SUV라 그래도 세단보다는 덩치가 있지만 그래도 벤츠 SUV 중에서는 가장 작은 Compact SUV고, 그래도 AMG라 내가 원하는 이상으로 퍼포먼스 보여주고, 외관과 실내 모두 너무 맘에 드니까. 실내 디자인은 벤츠가 갑인 듯. 연비가 안 좋은 게 좀 흠이긴 하지만 연비 의식하면서 몰아보니 일산에서 서울 갈 때 11.5km/l 정도 나오더라. 그러니까 한계는 있겠지만 운전하기 나름인 듯. 물론 고급유를 써야 하지만, 사실 고급유랑 무연휘발유 비교해보면 한 번 가득 주유할 때 많아봤자 만원 차이라 그게 큰 차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가성비를 고려해서 캐딜락 CT5도 고려해보긴 했었다. 이건 감가상각이 많이 되는 차량이고 디자인 변경이 그리 자주 되지 않아 중고로 사는 게 이득. 각이 지긴 했지만 그게 BMW나 아우디와는 다른 맛이고, 실제로 보면 괜찮다. 내 취향에는 말이다. 게다가 왠만한 옵션은 다 기본으로 제공되고 말이지. 퍼포먼스야 지금 산 AMG에 비할 바는 안 되지만 그래도 CT5 정도면 내 기준에서는 가끔씩 달리고 싶을 때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내가 뭐 매일 연비 생각치 않고 달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러나 AMG GLA 45 4matic을 선택한 건, 봤을 때 이 차라는 확신이 똻 들어서다.
그리고 이번에 차 사면서 느낀 거지만, 앞으로 차는 2년에 한 번씩 바꾸는 게 나을 듯 싶다. 그렇다고 해서 막 타고 다닐 건 아니고 잘 관리해서 타고 다니고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는 식으로. 그래서 요즈음 마이클이란 앱으로 차량 관리 꼼꼼하게 하고 있다. 2년 뒤에는 더 나은 차로 바꿀 생각으로 열심히 살아야지. 확실히 돈을 쓰니까 돈이 벌고 싶어지네. 나 요즈음은 적게 벌어도 편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주의였는데. 그렇다고 물질을 중시하고 싶진 않은데 이번에 산 차는 넘 맘에 들어 애착이 가긴 하네.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