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쿠팡 와우 멤버십 탈퇴 이유

간혹 나같이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어떤?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고 하는 사람. '합리적인'이라는 말 속에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긴 하지만, 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게 같은 물건이면 저렴한 걸 사는 게 더 합리적이겠지. 제품이 같은데 돈을 더 쓸 이윤 없잖아. 물론 내가 하는 커스텀메이드는 그런 영역의 제품이 아니긴 하지만, 그러다 해도 내가 그렇게 합리적인 사고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보니 내 나름대로 기준에 충실해서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가격을 책정할 뿐이다.

쿠팡 와우 회원

 

나는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여 매월 4,990원을 내고 있다. 내가 왜 쿠팡 와우 멤버십을 가입했느냐, 물건 살 때 보면 같은 제품 가격 비교 검색해보잖아? 대부분 쿠팡이 제일 싸더라고. 그래서 이 정도면 굳이 제품 구매할 때 가격 비교해가면서 검색하지 말고 쿠팡에서 사면 되겠다 싶었지. 어떤 제품은 쿠팡이 조금 비쌀 수 있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보니 그런 정도의 손해는 감수하고 그냥 쿠팡에서 편하게 이용하면 되겠다 생각한 거다. 

이건 쿠팡 와우 멤버십 혜택이다. 이 모든 걸 다 혜택받지는 못한다. 하나씩 따져보면,

로켓배송 상품 1개만 사도 무료배송: 낱개로 제품들 사다 보면 배송비 아까운데 이건 그런 신경 안 써도 되니 좋다.
로켓프레시 신선식품 장보기: 신선식품이라 빨리 배송되고 포장도 깔끔하더라. 근데 난 식품은 잘 안 사는 편이라 그닥 혜택 못본다.
낮시간 주문 새벽 도착, 아침 주문 오늘 도착: 빨리 도착하니까 좋긴 하더라만, 난 좀 늦어도 그닥 신경 안 쓰는 편이다. 
골드박스에서 만나는 파격 특가: 골드박스가 뭔지 나는 모르고, 나는 내가 필요한 물건에만 신경 쓰지 특가라 해서 관심 두진 않는다.
로켓배송 상품 30일 무료반품: 나는 만약 받은 제품에 조금의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왠만해서는 반품 잘 안 한다. 그리고 어느 판매자가 반품 뻔히 나올 거 알면서 하자 있는 제품 팔겠냐고. 운이 나빠서 그런 경우가 생기는 거지. 이런 혜택은 블랙 컨슈머들에겐 좋겠네.
첫 30일 최대 5% 캐시적립: 첫 30일 지났으니 혜택은 지났겠지만 아마 첫 30일 물건 좀 샀을 거 같다.
쿠팡플레이 콘텐츠 무료시청: 앱 깔아봤는데 볼 거 거의 없어. 그래서 앱도 지웠다. 

사실 내가 가장 크게 봤던 거는 배송비다. 배송이 빨리 되고 안 되고는 나에게는 별로 중요치 않았다. 그보다는 가격이 더 민감했지. 왜 이런 거 있잖아. 지금 당장 급히 필요한데, 인근에서 사려면 비싸고, 인터넷으로 싸면 싸고. 그런 경우에는 로켓배송 같이 빨리 배송해주면 하루 정도는 참을 수 있으니 그렇게 하자 뭐 그런. 여튼 그런 의미로 와우멤버십을 유지하고 있었더랬다.

쿠팡 vs 이마트 트레이더스

쿠팡 와우멤버십 가입 이후로는 뭐 살 거 있으면 쿠팡 이용했다. 가끔씩 전자기기와 같은 경우는 네이버 가격 비교를 통해서 검색하곤 하지만(경험상 전자기기는 동일 제품 저렴하게 파는 데가 쿠팡이 아닌 경우들도 종종 있어서) 그 외는 그냥 쿠팡에서 구매했었다. 그러다 최근에 아들이랑 식료품 사러 이마트 트레이더스 갔었다. 식료품이니 쿠팡에서 사면 금방 도착할 건데 했지만 아들이랑 마실 나가는 겸 해서 간 거였는데, 가서 식료품 살 때마다 쿠팡에서 동일 제품 검색해서 가격 비교해봤다.

쿠팡이 훨씬 비싸더라. 소소하게 비싼 게 아니라 훨씬 비싸더라. 내 기준에서는 말이지. 물론 쿠팡은 손가락 클릭만으로 집앞까지 물건이 배달되는 거고,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내가 직접 차를 끌고 가서 물건 사와야 하는 거니 그렇게 따지면 안 된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내가 식료품과 같은 경우는 한 번에 이것 저것 대량 구매해서 재놓는 스타일이라 한 번 구매할 때 수십만원씩 쓰는 게 기본이다. 예전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용하다가 지금은 쿠팡 와우멤버십 가입 후 쿠팡을 이용하고 있는 거였고.

소비자 기만 행위

 

그 후에 관련해서 검색해봤다. 혹시라도 나처럼 느낀 사람이 있을 지. 그러다 발견한 뉴스 클립. 하... 이건 기만 행위인데. 물론 내가 운영하는 커스텀메이드도 가격이 사람마다 다르다. 왜? 체격에 따라 원단 사용량이 달라지고, 온핏러 등급에 따라 가격 할인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데 그거와는 개념 자체가 다르잖아. 쉽게 얘기하면 등급 높으면 할인율 더 높아진다고 해놓고 할인율 안 높아지는 그런? 어떻게 대기업 수준의 회사가 이럴 수가 있는지. 정말 쿠팡스럽다.

와우멤버십 해지

 

그래서 와우멤버십 해지했다. 바로. 게다가 쿠페이 머니 잔액도 다 인출했다. 80,198원 있더라. 물론 이렇다 하더라도 쿠팡을 전혀 이용 안 하는 건 아닐 거다. 가격 괜찮으면 구매하겠지만 내가 매월 일정 금액을 주고 충전해서 지네들 낙전(충전한 금액들의 이자 수익, 이거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다. 옥션과 같은 경우는 대금 결제를 몇 개월 뒤에 하는 걸로 해서 얻는 이자 수익만으로도 그 비싼 임대료 다 충당하고도 남는 걸로 안다.) 챙겨줄 이유도 없고. 쿠페이는 그 때 그 때 물건 살 만큼만 충전해서 해도 이득 볼 수 있거든.

사실 나는 쿠팡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대표이사의 마인드가 내 기준에서는 별로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를 따라서 돈 번 사람들 많고, 믿고 투자한 많은 이들 돈 벌었겠지. 그러나 나는 거의 사기성에 가깝다고 봤고 그것도 뭐 재능이라면 재능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돈은 벌었을 지언정 대단하다고 느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쿠팡을 두고 얘기하면서 논쟁이 오갔던 적도 있었으니. 그런 내가 쿠팡 와우멤버십을 이용했던 건 기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가 받을 혜택 때문이었는데 와 이렇게 뒷통수를 치네.

또 한 버 뼈저리게 느낀다. 나는 아닌 사람들이랑은 상종하지 않는 이유가 속이는 놈이 계속 속이더라고. 어떻게 저렇게 소비자 기만 행위를 할 수 있는가 싶다. 대단하다. 내 머리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행위인데 말이지. 이래서 사기꾼 같은 놈들의 머리는 따라잡을 수 없다니까. 그걸 또 똑똑하다고 착각하는 우매한 이들도 있고 말이지. 그렇게 살아서라도 돈 많이 벌고 싶다고 생각하면 당신도 저런 기만 행위 충분히 할 인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돈을 벌어도 자기 가치관에 위배되지 않게 벌어라. 

역시... 사람은 변하는 게 아닌 듯 싶다. 하도 내가 그런 거엔 민감해서 그런 사람들 잘 가리는 편인데 내 이득 생각하다가 당한 느낌이다. 뭐든 그렇듯 상대의 이득은 생각하지 않고 내 이득만 생각하다 보면, 안 보이는 부분이 생기는 법. 그래놓고 그 사람 말 듣고 투자했다가 내가 이렇게 됐다고 책임을 돌리는 건 우매한 사람들의 얘기겠지만 이건 기만 행위다. 여기 프로그래머들은 알 듯 싶네. 이건 아니지 않냐고 말이지. 여튼 굿바이 쿠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