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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학벌이냐? 능력이냐?

아래 글은 Oct 28, 2000 에 쓴 글이다. 지금은 약간 생각이 더 정리된 것이 있긴 하지만, 나중에 수정하기로 하고 기존 홈페이지에서 옮겨둔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가야 하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었다. 무슨 말일까?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정규직 고용자보다 계약직이 많아지고 채용 형태도 상시 채용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는 실정을 말하는 것이다.

IMF가 터진 이후의 변화라서 사람들은 IMF 때문이라고 생각할런 지는 모른다. 허나, 분명 아니다. 정규직 고용자가 적어지고 계약직이 많아지는 이유는 단 한가지. 그만큼 시대에 부응하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IT(정보 통신) 분야와 같이 기술이 급변하는 때에는 남보다 앞서는 사람들을 수급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서 정규직에서 계약직 근로자로, 월급제에서 연봉제로 능력을 중시하는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요즈음은 학벌이나 학점에 대한 것들에 대한 그 사람의 평가가 많이 완화되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내 회사에서 어떠한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할 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지 상아탑이라고 불리우는 대학의 공부(이론에만 치우친 공부)에는 그렇게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추세다. 예전에 신문 기사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K대 경영학과의 한 학생이 이력서를 넣은 곳(요즈음은 인터넷으로 채용하는 곳이 많아서 인터넷으로 지원을 했었다고 한다.)에서 답변이 온 곳은 겨우 50%도 안 되는 곳이었으며, 대기업과 같은 경우는 아예 답변 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소위 일류대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잘 나가는(?) 과에 있는데 '취직이 안 된다.'는 요즈음의 상황은 자신과는 무관한 사실인 줄로만 알았다는 기사가 그 내용이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올 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어야 맞는 것이다. 일류대라는 곳에 들어만 가면 무조건 잘 되는 그런 시대는 이제 지났다. 그러면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해서 어떻게 해서든 일류대를 들어간다고 해서 자신의 인생이 보장 받는다면 그것만큼 잘못된 것이 이 세상 천지에 어디있는가? 참 우습다. 인생에서 중,고등학교 포함 6년만 투자하면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고 내 미래가 편안하게 보장된다면 그거 투자하지 못할 사람 이 세상 누가 있으랴? 그런 투자는 말도 안 된다.

일류대라는 것은 하나의 크나큰 기회의 제공이라고 생각한다. 남들보다는 앞서갈 수 있는 스타트 라인에 있는 것이지 그것이 성공의 보장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큰 오산이다. 내 친
구들 중에 국내 최고의 명문대라 불리는 S대라는 학과의 학생들 중에 늦바람(?)이 들어서 대학을 4년만에 졸업하지 못한 친구들도 있는데... 그럼 그러한 사람들에게 정말 미래는 보장되어 있는 것일까? 한 번 생각해봄 직하다.

남들보다 조금은 앞선 스타트 라인에 있기 때문에 같은 노력이면 더많은 것들을 취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는 아주 아주 너무나도 무지막지하게 중요한 연줄이나 인맥 형성이 쉽게 된다는 것. 그것이 남들보다는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허나, 실력이 없는 사람을 연줄로만 인맥으로만 주선해줄 사람 또한 없을 것이고, 특히나 IT 분야와 같은 경우는 필드 경험을 중요시 하지 이론적인 능력은 참조로만 사용될 뿐 중요시 하지 않는다. 이러한 것을 보면 이제 학벌은 그렇게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 두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KAIST 출신의 사람에게서...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어떻게 된 것이 쓰리고(학사 경고 세 번)을 받고 퇴학당한 사람들이 사회에서 훨씬 이름을 날리고 성공하는 지 자체적으로 조사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학사 경고 세 번이라 할 지라도 퇴학을 시키지 않는 제도를 만들었다나? 물론 들은 이야기이다. 허나, 그 분 또한 KAIST 출신이고 장난으로 하는 말은 아니니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이다. 왜 그럴까?

공부만 열심히 하고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만 해서 부모님께 그리고 선생님께, 교수님께 총망받는 사람들이 왜 사회에서 이름을 날리며 성공을 하지 못할까? 그것은 간단하다. 보는 눈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세상을 넓게 보고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것들을 느껴보지 못하고 너무나 수동적이 되어서 그런 것이다. 허나 요즈음의 기업에서는 그런 인재를 원하지 않는다. 더이상 그 이상의 기대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생산적인 그런 인재를 원하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키우려면 좀 더 넓은 눈을 길러야 한다. 즉,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 능력이라는 것은 단순한 Skill도 포함되지만 미래를 볼 줄 아는 눈, 기획을 잘 하는 눈 등등의 여타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시키는 일만 하는 인재와는 차별된 생산적인 인재가 되어야 한다.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보자. 단순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한 프로그래머는 시키는 대로만 하고 한 프로그래머는 자신의 기획력을 발휘하여 더욱더 많은 추가적인 기능을 개발한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누구를 택할 것인가? 너무나도 당연하고 뻔한 이야기이다.

이제 학벌이 중시되는 그런 사회가 아니라 능력이 중시되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하고 앞으로는 그렇게 변할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도 한국 사회에서는 학벌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기존 세력이자 현재의 실권 세력이 학벌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허나, 시간은 흐르게 마련이고 대세는 막을 수가 없다. 학벌보다는 능력이 중시되는 사회 그러한 변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일류대 학생들도 삼류대 학생들까지 경쟁 상대로 생각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