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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내 머리로는 이해가 힘든 <상실의 시대>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문학사상사

2004년 8월 17일 읽은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하도 들어서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는 자서전적인 소설을 읽어봤다. 그리고 그 느낌은 사실 별로다. 개인적으로 서정적인 수필이나 서정적인 소설은 별로 달가와 하지 않는다. 그런 느낌은 영화로서 느껴도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 성향의 문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대단한 인물이건 이 소설이 얼마나 작품성이 있건 나에게는 전혀 무의미한 소설이었다. 왜 이 소설을 읽어야만 하는가 하는 데에 나는 사실 나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했던 소설이다.

'TV 책을 말하다'에서 토론자들이 얘기하는 와중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태어난 시대적 상황과 동시대의 작가들에 대해서 얘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당시의 사람들이 가진 생각들이 어떻게 글로 표현이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모습이 생각났다. 근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난 관심 없다. 소설이 시대를 반영한다는 것에는 나도 동의하지만 그 작가의 생각을 소설이라는 장르를 빌어서 글로서 나타내는 데에 있어서 나같이 구조적이고 분석적인 사람에게는 이런 류는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역사 소설은 좋아하는 편인데, 그것은 사실을 기반으로 했고 각색하면서 재미있게 만든 것이라 읽기도 편하고 역사에 대해서 쉽게 알 수 있다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물론 그 배경지식을 알기 위해서 약간의 노력들을 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알게 되는 정보 또한 많다. 물론 그 중에는 지식과 같은 가치있는 정보들도 있기도 하다. 그 외의 일반 소설들은 재미가 없다면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인 비판을 하자면, 휴먼 드라마로 각박한 세상을 살면서 가끔은 현실에서 떠나 인간 본연의 자세에서 감흥을 느끼는 것도 아니고, 작가 개인의 친구들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 그리고 섹스. 도대체 뭘 얘기하고자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냥 방황하는 20대 전후의 시대상을 반영한 것인지? 그래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소설이다. 그리고 재미도 없다. 그게 뭐가 대단한 지 또한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소설을 쓴 작가나 이 소설을 좋게 평하는 문학 비평가들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나도 내가 이 소설을 별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있다. 물론 문학에 대한 내 지식의 짧음으로 인해 그 맛을 모르는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소설보다는 영화를 택하는 이유가 짧은 시간과 편안함을 통해서 얻는 것은 대등하다는 것 때문이다. 그래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무료하고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아 있고, 맺음도 별로 깔끔하지 못한 듯 하다. 그렇다고 특별히 공감할 만한 부분도 없고, 감흥도 없다. 추천하고 싶지 않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