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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헤어질 결심: 골라볼 결심

나의 4,113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6점.

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올드보이'를 제외하고는 그닥 나랑 안 맞는 거 같다. 영화학적인 해석, 상징, 미장센 이런 거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좋아할 듯. 근데 나는 그런 관점에서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서. 결이 좀 다르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든 말든 여자는 살인자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든 말든 형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사랑 때문에. 나는 내용 중심으로 보다 보니 그렇다. 게다가 결말이 왜 그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결말이지 어느 누가 저래? 그렇게 개연성이 없다 보니 나는 공감도 잘 안 된다. 

영화학적인 의미로 영화를 만들면, 그런 이들이 봐야지 나같은 사람이 보면 안 될 듯 싶다. 이 영화가 어떤 이에게는 의미가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강요할 순 없다. 단지 나에겐 별 의미없는 영화였고 별로 재미없었을 뿐. 이런 거 보면 나는 확실히 예술에는 약한 듯 싶다. 그래서 예술하는 사람들이 신기하고. 한 때는 이해해보려고 그림 전시회도 다녔지만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렇다. 예술에서 술은 익히는 거고 예는 이해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거다. 그런데 이 영화를 봐도 난 느끼지를 못하겠다. 상징과 해석. 그건 이미 느끼는 게 아니라 이성의 개입이 필요한 게 아니던가? 그러면서 예술이라고 하니 참 나는 이해가 안 될 따름이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 결심했다. 앞으론 박찬욱 감독 작품은 가려서 보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