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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짧은 실화 강한 메시지 다양한 관점의 <핑계>

핑계
신인철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2007년 5월 30일 읽은 책이다. 원래 나는 이런 류의 자기계발서적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굳이 내가 읽으려고 하지는 않는 책이지만 선물로 받은 책이라 읽었다. 잘 아시는 분에게... 책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책을 만든 이들 중에 있는 이름의...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우려 아닌 우려가 들었다. 워낙 책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읽는 나이기에...

그런 우려는 책을 읽으면서 다행으로 바뀌었는데, 책에 나오는 짤막짤막한 에피소드들이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니라 내가 선호하는 실제 있었던 일을 아주 짧은 일화 식으로 엮어 나갔다는 것이다. 지어낸 얘기가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이고 그 사람들이 지금도 생존하고 있는 유명 야구선수, 축구선수를 비롯해 지금은 죽었지만 큰 회사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얘기라 그 감흥이 더한 듯 하다.

경제경영 서적에서는 그들의 성공 스토리만을 얘기하지만 여기서는 그 성공 이면에 힘들었던 과정을 어떻게 딛고 일어섰는지에 대한 일화들이 들어 있다. 매우 짧은 일화들로 구성되어 200여 페이지 조금 넘는 책에 31개의 에피소드들이 들어 있다. 전체적인 공통 키워드는 핑계. 그들은 핑계를 대지 않았고 남을 탓하지 않았던 적극적 사고 방식의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누구나 아는 말이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이다. 누가 용서를 모르고 배려를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이 책은 실제 인물들의 뜬 얘기가 아니라 그들의 이면적인 얘기들이라 내게는 감흥이 컸던 듯 하다.

엄청난 연봉 뒤에 가려진 그들의 고생이 단순히 그 사람 이름만 들었을 때는 참 운이 좋은 사람, 행복한 사람으로 치부되기 쉽지 않은가? 축구선수 앙리의 얘기나 야구선수 세미 소사의 얘기를 보면 이 사람들도 예전에는 참 힘든 과정을 겪었구나 하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

항상 뉴스에서는 "어디에 이적 연봉 얼마"라는 식의 가십거리와 그들 앞에 붙는 수식어들로 인해 그들의 가려진 이면들을 보지 못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듯. 모든 에피소드들이 실화로 구성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실화이다. 단지 그 사람이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이냐 아니냐의 정도의 차이지.

또한 관점이 제각각이다. 어떤 핑계는 부모에 대한 핑계, 어떤 핑계는 학벌에 대한 핑계등등 우리가 흔히 댈 수 있는 다양한 핑계 거리에 적합한 일화를 통해서 책 속에 흐르는 공통된 키워드 핑계라는 것을 잘 얘기하고 있는 듯 하다.

워낙 이런 자기계발서는 내용이 쉬워서 빨리 그 자리에서 읽어버리고 끝내버리는 스타일이기에 다른 책을 읽기 이전에 잠깐 만에 다 읽으려고 읽었지만 재미있게 빠져든 책이었다. 그 짧은 시간에 책을 다 읽긴 했지만 이 책에서 몇가지 리마인드 시켜준 부분들도 있다. 경험을 통해서 사람은 얻어나가기는 하지만 그것을 항상 지키고 생각하면서 살기는 힘들다. 그런 부분들을 리마인드 시켜준 책이었다.

31가지의 에피소드 중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실화인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29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가슴에 와닿았고(비슷했던 경험을 해서 그런지) 31번째 에피소드가 두번째로 괜찮았던 듯 싶다. 실화를 선호하는 나지만 내가 선택한 두가지 에피소드는 실화라기 보다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화에 가깝지만 이 두 에피소드에 흐르는 공통된 키워드는 핑계 이외에 가족이라는 것 때문이다.

각 에피소드 마지막에는 부연 설명을 짤막한 메시지들로 적어두었는데 그 중에서 하나만 따로 옮겨둔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북기빙할 생각이다.

p200
한 경영학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우량 기업 CEO의 단 30%만이
자신의 적성에 맞춰 직업을 택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70%는 적성에 맞춰 직업을 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한 직업에 자신의 태도와 자세를 맞춰 나간 거랍니다.
적성에 맞는 일만을 하며 사는 인생과
주어진 일에 맞는 자세와 태도를 취해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인생.
어느 것이 더 쉽고, 실현가능성 높은 삶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