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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수십년만에 다시 가본, 천마총과 첨성대

초등학교 때였나? 수학여행을 경주로 갔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분명 천마총도 갔었던 기억이 있고. 근데 갔었다는 기억만 있을 뿐 나머지 기억은 없다. 나이 먹어봐라. 점점 옛기억들이 머리 속에서 가물가물하면서 사라진다. ㅎ 아마 내 기억 속에 있었다면 아들이 경주 가자고 했을 때 안 갔을 수도 있었을 거라고 보긴 하지만... 

일단 가장 먼저 가본 데는 대릉원이다. 왕릉 많은데. 일단 차를 끌고 경주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대릉원 쪽으로 향했다. 나름 여행하기 전에 코스 다 짜두고 왔지. 대릉원 인근 공영주차장 자리가 없어서 조금 떨어진 교촌한옥마을 인근 공영주차장에 주차해두고 걸어서 갔다. 뭐 그렇게 멀지는 않아.

 

대릉원

 

어릴 때는 화려한 도시를 선호했다면 나이 들면 평온한 자연을 선호하게 되는 건 나 아니라도 매한가지겠지?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을 감상하는 게 좋더라고. 근데 여기는 왕릉이 있는 곳이라 뷰가 여느 곳과는 사뭇 다른 신선함이 있지. 초록색으로 덮힌 왕릉을 보고 있으면 경주에 왔다는 게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내리던 비는 그쳤다가 조금씩 내리다가 이내 활짝 개어 햇볕이 쨍쨍 내리쬐곤 하는 아주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햇볕이 내리쬘 때는 햇볕이 따갑고 더울 정도. 그래도 오랜만에 이런 데 와서 걸으니까 좋긴 하더라. 산책을 해도 좀 색다른 느낌? 참고로 대릉원은 무료 입장이다.

우리 아들은 패션 테러리스트다. 패션이라고는 신경을 전혀 안 쓴다. 신경 쓰는 건 오직 기능적인 부분. 편한가? 따뜻한가? 그거 외에는 신경 안 쓴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봄에도 패딩 입고 다닐 정도인데, 신발은 끈 있는 운동화는 안 신는다. 찍찍이여야 해. 여름에는 크록스 사줬건만 불편하다고 안 신는다. 그래서 아들한테는 좋은 걸 해주기 보다는 아들이 원하는 걸 해주는 게 나아. 

세상 걱정 별로 없는 아들이라 가끔씩 물어보곤 한다. "진강이는 행복해?" 그러면 항상 나오는 답은 "어". 이제 20대 초반인데 50대 아재마냥 배 나온 거 봐라. 

여기가 대릉원의 포토존이다. 나중에서야 알았다. 포토존이라고 팻말이 있길래 어떤 덴가 싶어서 가봤더니 이렇게 좌, 우, 뒤 왕릉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데다. 점프샷 찍기도 좋은. 근데 여기 포토존 웨이팅이 좀 있다. 그래도 언제 또 경주 와보겠냐며 여기 온 김에 사진 찍고 가자 해서 기다렸는데, 참 웃기게도 그렇게 맑던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그나마 다행인 게 우리가 찍을 때 갑작스럽게 쏟아졌던 게 아니라 우리 전에 사람들이 찍을 때 쏟아져서 그나마 대비를 할 수는 있었지만 제대로 나름 신중하게 사진을 찍기는 불편했던. 우리 전에 찍었던 팀은 가족(엄마, 자매)이 와서 찍는데 찍는 도중에 갑자기 마늘 하늘에 물벼락 맞듯이 비 맞던. 

 

천마총

 

천마총 입구에서 찍었던 사진이 있는 걸로 기억한다. 어쩌면 그 사진을 기억해서 내가 천마총을 가본 걸로 인지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 대릉원 안에 있긴 하지만 천마총은 유료 관람이다. 그런데 우리가 갔던 날엔 무슨 기간이라 해서 무료 입장이긴 하더라.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아들 복지 카드 보여주면 무료였겠지만. 그리고 해설사도 있더라. 그래서 외국인들은 해설사 설명 들으면서 관람하고.

어렸을 적에 갔을 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는 모르겠다. 내 기억으로는 석굴암은 관람하는 게 엄청 짧았다는 기억은 있는데. 나이 들어서 가보니 작더라. 규모가 그러하다 보니 그렇게 관람 시간이 긴 편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볼만한 게 없었던 건 아니지만, 유물들을 보니 출토될 때의 유물들을 복원한 걸로 보이고, 모양새를 보니 실제 착용했던 게 아니라 무덤에 같이 묻을 부장품 용도로 만들어진 듯. 아무리 왕이라고 그래도 죽는 데 이렇게까지? 신라 시대는 현생의 지위가 사후 세계에도 유지된다고 믿는 내세관을 가졌기 때문일 터. 이거 복원하는 영상도 틀어주던데 제작에 정성이 이만 저만이 아니더라.

 

첨성대

 

대릉원을 나와 이동한 곳은 첨성대다. 나이 들어서 본 첨성대는 뭐랄까. 좀 초라하다? 이렇게 작았었나 싶기도 하고. 교과서에서 보던 그 첨성대의 의미를 생각해볼 때, 볼품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경주 왔고 대릉원 근처에 왔다면 안 보기는 섭하지 않을까 싶은. 한 번은 보겠지만 만약 첨성대가 좀 떨어져 있었더라면 굳이 이걸 보러 찾아가기는 쉽지 않을 듯.

 

스타벅스

 

첨성대까지 보고 난 다음에 좀 쉬자 해서 스타벅스에 들렀다. 스타벅스를 그닥 선호하지는 않지만 쿠폰이 있어서 그거 사용하려고. 아들이랑 카페에 가면 메뉴는 정해져 있다. 나는 카라멜 마끼아또, 아들은 복숭아 아이스티. 나름 카페에서도 어디 갈까 주변에 뭐가 있나 열심히 검색하는 아들. 아들이 다니는 센터에서 탐방 프로그램도 아들이 짠다. 자기가 가고 싶은 곳들을 골라서 정리해서 제출하고 그 중에서 선별된다고. 하여간 돌아다니는 거는 엄청 좋아하는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