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정신적인 문제
슬럼프다. 그것도 극심한...
한동안 정신없이 바쁘더니 지금은 슬럼프로 쉬고 있다.
뭔가 계기를 만들어서 슬럼프를 극복하려 했건만
그러면 그럴수록 늪과 같이 더 슬럼프에 빠지는 듯.
겉보기에는 나란 인간이 매사에 열정적이고
항상 자신있게 뭔가를 해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굉장히 나 스스로를 속박하곤 한다.
복잡한 생각이 정리가 안 되면 앞으로 나가지를 못한다.
나름 큰 배는 움직이기는 힘들어도 일단 움직이면
멈추기도 힘들다 생각하지만 그 과정은 내게는 퍽이나 힘들다.
내가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간다는 생각에 말이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행동은 그러지를 못하고
내 타고난 운명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인지
나란 인간은 원래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인지...
그래서 이번주는 푹 쉬고 있다.
여행을 가고 싶지만 아들 때문에 가지는 못하고
그냥 집에서 쉬고 있다.
쉬고 있다고 해서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아니고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쉰다. TV 보고 게임도 하고 영화 보고...
오늘은 아버지께서 올라오셨다.
아버지가 올라오시면 좀 편한 부분이 있다.
내 시간이 많아진다는 거다.
아들을 아버지한테 맡기면 되니까...
어머니가 계시긴 하지만 어머니는 일을 하시기 때문에...
이번주까지만이다. 빠져나오려고 몸부림 쳤던 슬럼프건만
극복하지 못하고 푹 쉬면서 지낸 일주일도 이제 3일 남았다.
내일부터는 뭔가 집착할 꺼리를 찾아서 슬럼프를 극복하려고 한다.
육체적 문제: 목 부상
원래 피곤한 몸으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게 아닌데
잠을 조금만 자고 오전 일찍 웨이트를 하다가 약간 몸이 뻐근해서
무리는 하지 않고 집에 돌아와 낮잠을 자고 일어나는데 이런~
일어나지를 못하겠는거다.
목 뒷덜미가 찌릿하면서 목을 가눌 수가 없었다.
일어나려고 하면 고개를 숙여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옆으로 돌아서 겨우 일어났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는 증상.
몸이 이러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몸만 안 아프다면...
어제 아침에 일어날 때는 증상은 더욱 악화되어
내 스스로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 정도였다.
안 되겠다 싶어서 병원에 갔다.
원래 자세가 별로 좋지 못해서 척추가 좋은 편은 아닌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어지간해서는 병원을 가지 않는 나인지라
지금껏 가지 않았었지만 이번만큼은 상황이 달랐다.
엑스레이 촬영까지 하고 알게된 사실은
이번 같은 경우는 근육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거지만
원래 그 부위 척추뼈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일단 물리치료 받고 상황보고 결정하자고 한다.
물리치료를 받고 나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증상이 심해서 일어나기 너무 힘들었다.
귀여운(?) 물리치료사가 일으켜 세워줘야할 정도였으니.
힘겹게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물리치료사가 직접 치료를 더 해준다.
근데 웃긴 것이 물리치료사가 치료해주니
앞뒤로 목 가누는 것이 좀 수월해졌다.
앞으로 숙이는 거는 거의 하지 못했는데
조금씩 조금씩 되는 거였다.
하도 신기해서 어느 근육 건드려서 그랬는지 물어봤지만
들어도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더라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휴일이고 주말이지만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당분간은 웨이트 트레이닝은 하기 힘들 듯 하다.
이렇게 근육에 이상이 생기거나 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할수록 더 증상만 심해진다.
이런 때는 아쉬워도 푹 쉬어야 하기에...
아프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최근 나의 슬럼프를 돌이켜보면서
몸이 아픈 것도 아니고 사지 멀쩡한 놈이
슬럼프라는 나태한 정신 상태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프고 나니 생각이 많이 맑아진 듯하다.
최근에 슬럼프 때문에 저번 주말에는
제일 친한 친구 희원이랑 만나서 술 마시고
밥 먹고 당구치고 배트도 날리면서 진탕 놀았는데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슬럼프는 극복되지 않았다.
하루 진탕 놀면 극복될 줄 알았건만...
그런 슬럼프를 오히려 몸이 아프니
조금은 가볍게 넘길 수 있을 듯 한 느낌이다.
물론 아직 슬럼프를 극복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