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의 경제학 토머스 데이븐포트.존 벡 지음, 김병조 외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
전반적인 리뷰
2007년 8월 21일 읽은 책이다. 이 책의 핵심은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정보화 시대는 관심이 핵심적인 희소성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매우 심플하다. 사실 이게 책내용의 전부다. 너무나도 심플하고 강렬해서 얻을 게 별로 없어 보이는 듯이 보이지만 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관점들에 대한 얘기에 이것 저것 생각해보는 그 과정만은 책 읽은 사람만의 고유한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눈여겨 보았던 부분은 리더십, 전략, 조직구조에서의 관심에 대한 얘기였다. Chapter 8, 9, 10이다. 사실 다른 부분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 관심 분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듯, 바로 나의 Attention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들을 읽으면서 동의를 하는 부분은 지금껏 내가 경제경영서를 접하면서 느꼈던 것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경영 이론들, 기법들 항상 바뀌고 새롭게 나오는데 그것들 속에서 정말 sustainable한 무엇인가는 없을까 하는 것에서 내가 찾은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그래서 심리학을 매우 관심 있어하는 것이다.
이 책의 많은 내용들 중에서는 심리학 좀 더 세부적으로 얘기하면 인지심리학에 근거한 얘기들이 꽤 있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었다. '관심의 경제학'이라는 거창한 말로 표현되어 있어서 뭔가 굉장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조금은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부분이겠다.
최근의 출판 트렌드를 유심히 살펴보다 보면 몇몇 자주 제목으로 쓰이는 키워드 들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경제학'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다소 '경제학'이라기 보다는 '인지심리학'에 가깝기 때문에 '경제학'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인지한 이 책의 내용이 이럴 것이다는 식의 접근으로는 실망할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경제학' 얘기는 별로 없으니... ^^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읽었고 지금까지 경제경영서를 읽어오면서 느꼈던 어떤 핵심적인 맥락에서 나는 이 책이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 나온 몇가지 효과들에 대해서만 간단 정리하고 리뷰를 마칠까 한다.
책 속으로
1)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yi)의 몰입 경험
우리 삶에서 가장 즐겁고 뿌듯한 순간들이 지니는 특징인데, 사람들은 그런 순간들을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려는 경향이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가 바로 강요된, 자발적, 회피적, 매력적, 의식적, 무의식적 관심을 모두 불러일으키는 좋은 예이다.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관련 서적
몰입의 기술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이삼출 옮김/더불어책 |
몰입의 경영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심현식 옮김/황금가지 |
- 몰입경험의 9가지 특징
- 몰입경험과 자기 목적성
2)
모든 일에 대해 의식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은 무리하기 쉽고, 쉽게 지치며, 혹사당하기 쉽다. 병리학적으로 볼 때 가장 극단적인 경우 정신분열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중요하지 않은 정보들을 전혀 걸러내지 못하는데, 에어컨 소리나 창밖에서 지저귀는 새소리까지도 상사와의 대화 못지않게 신경을 쓰곤 한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프리즌 브레이크의 스코필드가 가진 병(?)인 잠재억제부족(low latent inhibition)와 연관성이 있는 듯한데...
3) 무관심 맹목(Inattentional blindness)
두뇌의 관심병목은 '전의식' 수준에서 동작하게 된다. 딱히 어떤 것을 알아채지 않는 상황이더라도, 우리는 주위에 있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들을 고려하여, 그 경중을 따져보고,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있는 주제들을 선별하게 된다. 그 다음에야 우리의 뇌는 선택된 정보를 의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느 한 단어에 초점을 맞추라고 요구 받은 사람들은 그 외의 단어들은 지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관계없는 단어들을 단순히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지각하지 않는'것이다. 그들이 목표 단어에 더욱 집중할수록, 그들은 무관심 맹목(inattentional blindness)을 더욱 강하게 나타낼 것이다.
이 inattentional blindness는 여러 개로 해석이 되는데, "부주의의 맹목성", "무주의적 시각상실", "부주의 맹점", "인지공백"등으로도 해석이 된다.(찾아보니 그렇더라는...) 이분야도 용어 해석이 난무하는 듯. 그 중에서 국회도서관에 있는 인지심리학 논문에 무주의적 시각상실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니 이것이 가장 공식적으로 맞는 표기가 아닐까 싶다. 정리하면 주의를 한 곳에 집중하면 주의를 받지 않는 다른 자극을 지각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스폰지에서 나왔던 실험이라고...
4) 칵테일파티 현상(cocktail-party phenomenon)
아주 익숙한 것을 재빨리 인지하는 것. 떠들썩한 파티장 어디선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면 대부분은 그 소리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이런 것을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라고 한단다.
마치면서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블로그스피어를 보면 이슈에 대한 어떤 포스팅이 자신이 관심을 받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라고도 생각한다. 다만 되도록이면 기분 좋은 관심이 되기를 바란다.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된다는 입장을 원칙처럼 고수하고 있는 나지만, 때로는 비판이 비판답지 못할 때는 눈쌀을 찌푸리게 된다.
자신에게 욕을 하는 것도 관심의 일종이라 생각하는 편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되도록이면 좋은 관심이 자신에게 득이 되고 그런 관심들이 자신을 더욱더 독려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관심의 경제학>을 읽으면서 관심이라는 한 단어를 생각하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