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천재형 인간"과 "노력형 인간" 누가 더 우수할까 하는 것에 대해서 내 경험을 통해서 내 견해를 밝히는 것이다.
천재형 인간들의 뇌의 작동 방식
살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내 견해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뇌>에서 이에 대해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부분들이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연구되고 실험되었기에 옮겨보고자 한다. 내 견해와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약간의 과정에는 다른 부분도 없지 않다.
더 많은 수를 배우고 더 깊이 공부하게 되면 아마추어들도 경지에 이른 프로 기사들처럼 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프로들의 천재성은 장기 기억공간에 저장된 수많은 바둑정보뿐만 아니라 그 기억을 얼마나 잘 조직하여 효과적으로 재생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본질적으로 프로 기사들의 능력은 장기 기억공간에 저장된 정보를 신속하게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암산을 하고 있을 때 루디거 감(독일의 수학천재)의 뇌는 제어를 담당하는 영역이 아니라 장기 기억장소와 연관된 영역에서 반응을 보였다. 이 현상은 계산에 필요한 내용들을 저장하기 위해 장기 기억장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암산을 하면서도 정상적인 정신활동이 가능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기억단위를 메모장이라고 하면, 루디거 감의 기억공간은 일반인들과는 달리 메모장을 잔뜩 모아놓은 도서관과 같은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도 정상보다 큰 장기 기억공간이 유전적인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노력에 의한 결과인지는 쉽게 답하지 못하고 있다.
뇌에 관련된 서적을 보면서 나름 얻은 것도 많지만 헷갈리는 부분들도 많았던 것은 그만큼 뇌에 대해서는 아직 우리 시대의 과학자들조차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작동 매커니즘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쨌든 이에 따르면 내가 말하는 두가지 유형 중에서 "천재형 인간"은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조합하여 활용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1
근데 이 "천재형 인간"은 멘사의 IQ 테스트와는 다르다. 여기서 말하는 "천재형 인간"은 소위 똑똑함이 아니라 지식의 조직화가 얼마나 능하냐의 문제인 것이다. 이론적으로 얘기하자면 fluid g 가 아닌 crystallized g 가 되겠다.
근데 아래에서는 정상보다 큰 장기 기억공간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장기기억 공간이 큰 것이랑 저장된 정보를 조합하고 조직화시키는 것이랑은 무관할 듯 한데...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조합하고 활용하려면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 자체가 많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나 분명 "유전적인 특성 때문인지"라는 부분을 보면 공간 자체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니 이해할 수가 없는 말이다.
어쨌든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장기기억 공간에 저장된 기억들을 재조합하여 조직화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천재형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명명하는 "천재형 인간"이라는 것은 어떤 분야에 탁월함을 보이는 것으로 IQ와 같은 것과는 무관한 것이라는 것이다.
내 경험상 천재형 인간 > 노력형 인간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매우 상대적인 것이다. 여기서는 제 경험상 몇가지 얘기를 들어보겠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반 1등을 꼭 하고 싶어했던 친구가 있었다. 내가 사는 동네의 다른 중학교에 다니다가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같은 반이 되었던. 노력은 하는데 항상 내가 1등을 했고, 급기야 삭발까지 했다. 어떻게 해서든 이겨보겠다는 작정을...
그런데 이길 수가 없었다. 이렇게 보면 내가 천재형 인간인 듯 보이지만 사실 나는 고등학교 입학 훨씬 전부터 학원에서 월반해서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했던 터였다.(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정석을 보고 3학년 시절에 성문 종합을 보았던) 그런 노력형 인간이었기 때문에 그게 쌓여서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그렇게 보였던 듯.
또 고등학교 2학년 되어서 이과로 들어가고 난 다음에 나의 본격적인 화려한 외도(?)의 기간들을 거치면서 첫 시험에서 반2등을 했었다.(반 1등한 친구 아마 내 기억에 고등학교 3년 동안 내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친구다.) 소위 반 양아치들 놀라는 눈치. 공부시간에 자고 야자 땡땡이 치고 당구장에서 당구 치고 술 마시고 독서실에 가방 던져놓고 놀러다니던 나였기에...
그 때 난 소문이 "저 새끼는 아마 집에서 밤새서 공부할꺼다. 그러니까 학교에서 자지." 소위 공부 잘 하는 양아치였다. 그러나 이 또한 마찬가지다. 중학교 과정부터 고등학교 과목들을 공부하고(물론 암기 과목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1학년 시절에 영어, 수학은 꾸준히 공부했으니 가능한 것이지 그냥 그렇게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즉 내가 생각하는 천재형 인간은 기본적으로 노력형 인간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중고등학교 시절에 IQ는 높았다. 그러나 IQ와 공부는 별로 상관관계가 없는 듯 하다. 그것은 나 또한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주입식 교육에 물들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정말 머리가 좋다는 것을 파악하는 경우는 아무런 배경 지식없이 어떤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논리적인 접근을 하는 것인데, 그것도 사회 생활을 하면서 논리적인 접근을 연습하고 노력하다 보면 길러지는 것이라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근데 한 가지 내가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드는 것이 있다. 아마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면 알만한 사람이 있다. 최준철. VIP 투자자문의 대표이사. 내 동기다. 밥먹듯이 전교 1등을 했던 친구다. 소위 우리 시대에 공부 잘 하는 친구들 중에서 양아치들이 제일 싫어했던 부류가 어떤 부류냐? 쉬는 시간에 놀고 점심 시간에 농구하고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하던... 완벽한 범생 스타일~
물론 최준철은 성격 좋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똑똑하기로 소문이 났었던 친구다. 문과라서 나랑은 전혀 연관이 없었지만 주변의 들리는 소리를 보면 준철이 욕하는 친구는 한 명도 없었던 듯. 두루 두루 친했고 다들 좋아했던... 음... 부러운 넘~ ^^
그 친구를 생각하면 그 친구가 주입식 교육 체제 하에서 주입식이 아닌 진정한 공부를 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나는 이것을 대학교 2학년 말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진짜 무식하게 공부를 했던 기억이... 머리 믿고 통째로 다 외워버리는... 물론 수학은 다르지만)
이런 친구를 천재형 인간이라고 해야 하는가? 노력형 인간이라고 해야 하는가? 그게 의문이다. 내가 적는 글인데도 불구하고 이것에 대해서는 내 스스로도 판단하기 힘들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천재형 인간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노력은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나 같은 노력을 해도 결과가 다르지 않은가? 적어도 나는 천재형 인간이었다기 보다는 노력형 인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 경험상 노력형 인간 > 천재형 인간
이번에는 반대되는 얘기다. 신나게 놀던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을 지나 3학년이 되자 드디어 성적이 뚝뚝 떨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체험했다. 사실 첫번째 시험에서 내가 반 3등을 했는데, 15개 학급 중에서 반 3등이 전교 12등이었다. 공부 잘 하는 애들이 많은 반이었다는 소리다. 생전 처음 반 3등을 하고서 '그래 공부 포기~!'를 선언했던 기억이...
내 반에 있던 친구 중에 OO균(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중학교 시절부터 같은 학교를 다녔던 친구다. 설렁설렁 공부하는 것 같은데 꾸준히 했던 친구. 고등학교 3학년 되니 나를 앞질렀다. 중학교 시절 나는 전교 Top Rank를 하고 있었고 그 친구는 내 전교 석차가 반 석차와 비등했던 친구였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던 친구인데, 나는 성적이 뚝뚝 떨어지고 그 친구는 반 3등을 하는 수준까지...
이것을 보면서 몇 년 뒤에 생각한 것이 있다. 지 아무리 천재라도 노력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있는 게 없다는... 그 노력은 꾸준해야 한다. 꾸준한 노력은 시작은 미약할 지라도 언젠가 그 빛을 발하리라 생각한다.
위에서 얘기했던 고등학교 1학년 때 삭발을 했던 친구 카톨릭대학교 의예과 갔다. 3학년 때 내가 반 3등했을 때 1등했던 친구 서울대 치의예과 갔다. 준철이야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서울대 경영학과 갔다. 고등학교 3학년 되어서 나를 따라잡은 OO균 친구는 부산대 치의예과 갔다. 나는 쳐서 떨어지고 그 친구는 합격했다. OTL...
이런 내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기본적으로 같은 노력이라면 천재형 인간이 더 뛰어나다. 천재형 인간이라고 하는 것이 별다른 것은 아니다. 공부를 하더라도 암기를 하는 방법의 차이나 핵심을 파악하는 차이등 본질을 꿰뚫는 눈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IQ와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노력형 천재라도 거스를 수 없는 세상의 법칙
재수를 했다. 알 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난 한다면 한다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쥐어판다. 다른 모든 거 다 제쳐두고 오직 그것만을 하는 스타일이다. 아직도 내가 지식이라는 것에서 누구한테 밀린다던지 할 때 강한 욕구가 끓어오르곤 하니 여전히 그런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주변에서 다 그랬다. "너는 한다면 하는 놈이니 분명히 될꺼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했다. 삭발 투혼을 펼치며 오직 공부에만 매달렸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 OTL. 왜 그럴까? 왜? 그 때 난 솔직히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난 머리에 뭔가 해결해야할 꺼리가 남아 있고 그게 나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면 혼자서 골똘히 생각한다. 그 때는 나를 옆에서 건드리는 걸 매우 싫어한다.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한다.
그 때 내린 결론. 내 나이 20살 때 3일 동안 그것만 계속 생각했다. 계속해서. '내가 머리가 나쁜가? 아닌데. 그럼 노력을 안 했나? 아닌데. 그럼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나에게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말인가?' 3일 뒤에 나는 답을 찾았다. 그 답은 바로 세상의 법칙과도 같은 거였다.
"해야할 때 해야 한다. 해야할 때 하지 않았던 업보의 결과다." 인과응보!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속을 썩이고 철없이 굴었던 업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해야할 때 해야하는 것이고 그것을 거스르면 업보로 돌아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세상의 법칙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천재적 기질보다는 후천적 의지가 중요
사실 이 말도 논리적으로 따지면 4가지 케이스가 나온다.
1. 타고난 천재적 기질(O) + 후천적 의지(O)
2. 타고난 천재적 기질(O) + 후천적 의지(X)
3. 타고난 천재적 기질(X) + 후천적 의지(O)
4. 타고난 천재적 기질(X) + 후천적 의지(X)
사실 4번의 경우는 어떤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으니 제외하고, 1번의 경우는 정말 드문 경우라서 제외한다. 2번과 3번을 두고 비교를 할 때 나는 후천적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예전에 같이 일했던 종우씨가 추천해줬던 책 <신념의 마력>에서도 잘 드러나는 부분이고 여러 다른 학자들에게도 엿보이는 부분인데 그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앤더스 에릭슨은 프로리다 주립 대학교의 심리학자로서 지난 20년간 천재와 영재, 그리고 운동, 예술, 연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사람들을 연구해 왔다. 그는 사람을 탁월하게 만드는 특별한 유전인자는 없다고 굳게 확신한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신을 한계상황까지 몰아넣고, 이로 인한 성과에 대해 자제력을 키우려는 의지"라고 말한다.동의할 수 밖에 없는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특히나 중요한 말은 한계상황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기존의 글을 읽어보기 바란다. <노력 그 진정한 의미>
우수한 사람들이 탁월한 성과를 거두는 것은 굳은 결심과 집중적인 훈련 때문일까? 아니면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유전적인 요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까? 아주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유전적인 요소가 부분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해도 정확하게 무엇이 유전되는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이다.결국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좋은게 좋은거라고 타고난 유전적 요인보다는 후천적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나 또한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판단하기에 후천적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같은 의지력이라면 천재형 인간이 더 낫다.
아마 유전이 된다 하더라도 타고나는 것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오랜 시간의 고독한 훈련을 견뎌내는 의지력일 것이다. 다시 말해 이와 같은 유전은 어떤 심리학자가 말했듯이 '완전히 정복하려는 열망'이다. 곧 자신이 선택한 분야를 완전히 숙달하기 위하여 깨어있는 동안에는 온통 거기에 몰두하다시피 하는 천재들, 영재들, 우수한 연주자들의 의지력 말이다.
심리학자 로버트 스틴버그가 지적한 것처럼 "지능검사로 무엇을 측정할 수 있는가, 또는 심지어 무엇을 지능이라고 부르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논의보다는 우리의 일상 생활이 훨씬 더 중요하다. 지능검사는 동기부여, 사교기술, 불행에 직면했을 때의 인내심, 합리적인 목표를 세우고 성취해 나가는 능력 등과 같은 중요한 부분의 기능을 고려에 넣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오늘 내가 몇 년 전 멘사 홈페이지에 적었던 글을 옮겨두었는데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읽어보기 바란다. <Mensa(멘사)가 지적 수준의 절대적 기준인가?>
어떤 학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훌륭한 사람들이 타고나는 것은 훌륭한 유전자가 아니라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는 강한 의지력이다."라고. 그러나~! 나는 여기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의지력은 선천적 유전의 요인이라기 보다 후천적 환경의 요인(부모님의 행동을 보고 배우는 식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이 멋지다고 동의하기는 좀 애매~
결론을 내리자면, 똑똑하다고 자만하지 말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고난 똑똑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면 그 자질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라는 거다. 그것도 꾸준히... 죽기 전까지는 사람이기에 계속 정진하고 매진해야하지 않겠는가?
- 기억 분류상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기억. 자세한 사항은 다음의 글을 참조. 기억은 어떻게 저장되는가? v3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