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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블로그의 독백형 비판과 관계형 비판

블로그라는 것을 두고 얘기를 할 때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많이들 얘기한다.
물론 그 말이 틀린 말은 결코 아니다. 전적으로 동감하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진솔한'이라고 얘기할 때는 좋은 얘기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블로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좋지 않은 얘기라 하더라도
솔직하게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비난이나 까대기는 아니다.
블로그를 이상계로 정의하고 익명으로 활동한다 하더라도
자신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공간적 한계는 갖고 있다.

블로그 주소가 바뀌지는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블로그에 쌓아둔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기를 원한다.
그것은 부인하지 못할 사람의 심리요 욕구다. 잘못된 것이 아니다.
결국 현실적 자아가 아닌 또 다른 자아를 드러내면서 소통하는 것이다.

예전에 블로그 포럼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
"남을 위해서 블로깅을 한다." 사실 나는 여기에 발끈했다.
솔직하지 못한 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도승이나 목사가 되어 현실과 구도를 맞추던지.
오히려 나는 책을 줄 때도 택배비 내가 부담하고
내가 알라딘에서 받은 적립금도 대부분은 남들 책을 사주는 데 썼다.
물론 나는 아직까지 구글 애드센스로 수표 받아본 적 없다.
그들은 그렇게 얻은 수익으로 베풀기나 하는가? 오만이요 위선이다.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니 조심하길 바란다.

일차적인 목적은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세상은 모노드라마거든~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치고
발톱 숨기지 않았던 자 지금껏 없었다.
나는 이런 위선적인 말을 상당히 경계하고 비판하는 입장이다.
진솔한 커뮤니케이션 운운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다니!

결국 블로거들이라고 해도 관계를 통해서 세력을 만들면서
이런 잘못된 왜곡된 것을 맞는 양 착각하게 만드는 것을 보면
역시 지식인들이 블로깅을 하고 목소리를 높여야만
조금은 밸런스가 맞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쨌든 사이버 공간 상에서 자신을 드러내면서 블로깅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을 의미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익명의 악플과는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블로그에서 가장 큰 가치라고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문제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좋은 얘기만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무도 자신에게 해를 입히지도 않았는데 어떠한 현상을 보고
비판적으로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것을 나는 독립형 비판이라고 명명한다.

개인적으로 비판을 좋아한다.
비판에는 합리적 이성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고 적절한 근거가 필요하다.
비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그만큼 자신의 주체성이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는 자라왔고 그렇게 교육 받아온 것이다.

독백형 비판에서 감정이 묻어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것은 실제 보다 정제되어서 나오는 표현이다.
왜냐면 혼자서는 욕을 할 수 있어도 글로서 다른 이들이 본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당연히 정제시킬 수 밖에 없다. 나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기업의 블로그에서는 이러한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독백형 비판을 관계형 비판으로 바꾸어야 한다.
예전부터 C/S 니 고객 관리니 하면서 나왔던 것과 다를 것 하나 없다.
비판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그냥 무시하거나
얼렁뚱땅 무마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관계형 비판으로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블로그를 통해서 나타난 게 아니라
꾸준히 있어왔던 개념이다. 단지 기업에서 블로그의 위협(?)을
이제는 인식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 차이가 있을 뿐.

문제는 그것을 대하는 기업 블로그에서 좋은 말만 하고 겉보기식 홍보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잘못된 거 인정하는 솔직한 기본 자세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자세 속에서 형성되는 관계는 적절한 강도의 관계형 비판을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우리의 입장을 얘기할 수도 있는
설득력 있는 얘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블로그에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이
커뮤니케이터가 되어야 하고 스토리 텔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같은 글이라도 표현하기 나름이듯이 그만큼 앞으로는 소통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소통을 담당하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마치 협상 전문가 네고시에이터처럼 말이다.

관계형이 된다면 비판의 강도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온라인 상에서의 관계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관계를 맺은 사람을 비판하는 경우는
그만큼 강도가 낮을 수 밖에 없고 감정보다는 이성에 기대어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블로거들은 관계를 형성한다고 하더라도 끊임없이 비판을 해야 한다.
물론 비판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좋은 일에는 칭찬도 아낌이 없어야겠다.
허나 좋은 일만 얘기하면서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블로거의 기본 자세가 안 된 것이다.
물론 그래야 돈이 되겠지만 대신 신뢰를 잃을 것이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모르는 것 같아도 그냥 가만히 있을 뿐이지 바보가 아니다.

우리가 언론을 보면서 어떤 특정 단체에 편들기식 컬럼에 발끈 하면서
왜 자신들은 그렇게 되는 것은 생각해 보지 않는가?
결국 올바른 비판, 주체적인 사고를 결여한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