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식/독서

사람은 자신이 무능력해지는 수준까지 승진하려고 한다 <피터의 원리>

피터의 원리
로렌스 피터 & 레이먼드 헐 지음, 나은영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전반적인 리뷰


2007년 8월 11일 읽은 책이다. 이 책과 가장 유사한 책이 있다면 바로 <파킨슨의 법칙>이다. 책 두께도 그렇거니와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도 그렇다. 조직에 대한 매우 통찰력 있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매우 비관적인 얘기들로만 가득차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충분히 수긍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릴 만한 부분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꼭 이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한다는 관점이 된다면 생각해볼 얘기들이 많이 있지만 이러한 현실을 우리가 직시해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파킨슨의 법칙>과 매우 유사한 내용을 담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파킨슨의 법칙>과 같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 이 책에서는 <파킨슨의 법칙>의 한계 또한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 책이 1969년에 출간되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끼리 구성된 조직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서 점점 조직에 대한 개념도 기존과 많이 바뀌고는 있지만 그런다 하더라도 충분히 우리가 이해할 만한 내용들이다.

이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1969년 2월)에 비소설 부문 베스트셀러로 20주 동안 1위를 차지했었고 우리나라에 출간된 2002년에도 역시나 베스트셀러였다고 알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직 읽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읽어보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조직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지만 리뷰에서는 파킨슨 법칙의 한계에 대해서만 정리하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무능력해지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한 번 곰곰히 자신을 돌이켜보면서 생각해보면 도움이 될 듯 하다.

어떤 현상에 대한 해석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남들이 쉬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여줬다는 점 때문이다. 나에게는 매우 신선했던 책이었다. 사실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 아닌 이상 어느 책이든지 모든 내용에 동의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받아들일 부분만 받아들여서 내 것화 시키면 되겠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생각해볼 많은 것들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파킨슨 법칙의 한계

내가 <파킨슨의 법칙>을 읽었을 때는 전혀 생각치 못했던 부분들을 여기서는 지적하고 있다. 나름 비판적이고 주체적으로 책을 읽는다고 하더라도 <파킨슨의 법칙>의 내용이 참 신선하고 충격적이라 그에 대한 맹신을 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는 전혀 못 느꼈던 부분을 이 책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파킨슨 법칙의 잘못된 부분

1. 상사가 어떤 의도나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
2. 직원 과잉과 생산 저하는 관리직 이익에 정면으로 배치
3. 부하들의 임금 비용이 적을 수록 사업 이익은 커지고 이는 봉급과 보너스, 배당금등으로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간과

1의 경우에는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이 되는 부분과 정면으로 배치가 되는데, 그것은 상사가 어떤 의도를 위해 효율적인 계획을 고안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이 책 전반에 걸쳐서 잘 나와 있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지적된 부분을 가만히 살펴보면 핵심은 이거다. "인간의 욕구를 배제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원리를 가만히 보면 남에게 뭔가의 가치나 필요성을 주기 위해서 제품을 만들기 보다는 내 이익 때문에 제품을 만드는 것과도 같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가치나 필요성을 주는 것 또한 맞긴 하지만 그것은 내 이익의 극대화라는 1차적 목적의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도 이 지적은 충분히 수긍할 만한 내용들인 것이다.

그러나 부연설명한 다음의 내용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 봐야할 부분이 있다. 이것은 아마도 시대적인 상황의 변화라는 부분에서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1969년에 출간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라.

1000명의 직원이 효율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대부분의 고위 직원들이 무능력의 단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미 모든 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인력으로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절박한 바램으로 직원을 더 고용할 것이다. 직원이 늘어나면 일시적으로 효율이 높아지지만 승진 과정이 새로 들어온 직원에게 적용됨으로써 마찬가지가 된다. 그들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또 다른 직원을 고용하고 또 한 번 일시적인 급성장을 한 후 점차적인 무능력으로 쇠퇴하는 것뿐이다.

이것이 직원 누적에 따른 파킨슨의 음모 이론으로 설명될 수 없다. 그것은 위계조직의 상층부에 있는 직원들이, 소용없는 시도이기는 하지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한 결과일 뿐이다.
이 부분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모든 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고위 직원들이 무능력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증대되지는 않아 직원을 더 채용하는 것이고 그것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무능력한 상사들의 노력이라는 것이다.

충분히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피터가 파킨슨의 이론의 한계를 지적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보편적이라고 보기에는 생각해봐야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무능력한 상사가 있을 시에는 무능력한 상사를 제거하면 효율성이 높아진다.
상급자들이 그러하듯이 오너도 자신의 이익에 반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급자가 능력의 한계에 도달하면 상급자를 제거하는 것이 현시대의 효율적인 방법이다.

2. 직원이 늘어난다고 효율성이 늘어날까?
노동집약적인 사업일 경우에는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창조적인 사고가 중요시 되는 지식 사회로 직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일시적이나마 무조건 효율성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