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 박현주 지음/김영사 |
전반적인 리뷰
2007년 9월 16일 읽은 책이다. 모든 성공 스토리에는 나름 배울 점이 있다. 그러나 그런 스토리 중에는 좋은 점만을 부각시킨 경우도 더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박현주 회장이 직접 쓴 자서전이다. 예전에 읽었던 <나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에서도 밝혔듯이 자신이 자기에 대해서 책으로 쓴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에 대한 Pride 없이는 힘든 것이다. 특히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렇다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자서전을 썼다고 해서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은 그렇지 않다라고 얘기하고 싶다. 지인들에게 들은 박현주 회장의 얘기나 책 내용에서 묻어나오는 솔직함 때문이다. 이 리뷰의 제목에서 보이듯이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성공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 인생의 모범 모델이 될 수는 없다. 명예가 많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내 인생의 모범 모델이 될 수도 없다. 내 인생의 모범 모델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내가 배워갈 수 있어야 한다. 고로 건전하고 올바른 사고를 갖고 사회적으로 명예를 얻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학생들에게는 이 책을 꼭 일독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러나 이 책을 꼭 대학생에게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면 최초라는 수식어를 남발하는 미래에셋의 회장으로서 나름대로의 투자 철학, 돈에 대한 철학이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과 더불어 아주 재밌으면서도 설득력 있게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과 앞으로도 지켜갈 원칙들도 자세히 나와 있기에 꼭 읽독하라고 권하고 싶다.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다. 그만큼 상황에 따라 변해야만 살아남는 우리이기에 변화라는 것을 아주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그런 난무하는 변화 속에서 우리가 바꾸지 않아야할 가치와 원칙 그것이 이 책에서의 가장 큰 부분이 아닌가 한다. 이 책에서 성공의 요소를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바꾸기 쉬운 가치와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며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말은 누구나 합니다.
그러나 실천은 소수가 하지요.
그리고 그것을 평생 실천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최근에 "문국현 vs 공병호 토론"을 보고 썼던 글의 일부다.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그것을 실천해나간다는 것이 너무 힘들 때가 많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그래서 '세상은 원래 그런 거야'라는 말로 회피를 하는 듯한 나 자신을 돌아볼 때 '내가 왜 이렇게 됐지?'라는 생각에 스스로 반성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는 요즈음에 이 책은 나를 돌아보고 반성을 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이 책의 의도
인터뷰도 잘 하지 않는 박현주 회장이 쓴 최초의 책이다. 나름대로의 의도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한국의 금융 시장에 대한 안타까운 점도 얘기를 하고 싶었을 테고 말이다. 20년 동안의 과거가 한 책에 담겨 있고 글이 길지가 않아 구절 구절이 참 가슴에 와닿는 문구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자통법 시행을 1년 몇개월 앞두고 금융시장의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지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겠지만 그러한 시점에서 미래에셋의 브랜드를 더 확고히 해줄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책 속에서도 박현주 회장이 직접 브랜드 전략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두고 있고 기존의 '박현주 1호' 폐쇄형 무추얼 펀드를 봐도 그렇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것이 Primary Intent 는 적어도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의도가 더 우선적이었고 그것을 달성하면서 부수적으로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으로 쓴 책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알고 그렇게 얘기하느냐고 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그가 지켜온 원칙들을 보면 20년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한 순간에 그게 무슨 큰 가치가 있다고 그럴까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기업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기업가가 더욱더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로 인해 사회가 윤택해졌으면 좋겠다. 이런 기업가들로 인해서 우리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계속 떠올리게 된다. 더욱더 일취월장하는 기업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책 속으로
정말 많은 배울 점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구구절절 얘기하는 것조차 사실 힘들다. 박현주 회장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졌던 생각들과 지켜왔던 가치들을 단 230여 페이지에 담기에는 너무 부족하기에 엑기스만 담다 보니 한 구절 한 구절에서 생각해볼 만한 것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몇가지 얘기들은 별도의 글로 적을 생각이지만 여기서는 몇몇 기억에 남는 문구들만 정리해둔다. 별도의 글에 올릴 문구들은 여기에 옮기지 않는다.
1.
[투자 원칙]
-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길은 굳건한 원칙을 갖고 우량 자산에 장기투자하는 것이다.
- 나는 모르는 일에 투자하지 않는다.
- 돈이 아닌 사람에 투자하라.
(생각)
다들 말은 쉽게 하지만 이러한 원칙을 꾸준히 지켜나가고 실천해 나간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듯.
2.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3.
현실에 머무르면 미래는 없다. 미래를 얻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현재를 버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것이 자기 파괴이자 자기 혁신이다. 경제학자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는 개인의 삶과 조직에 모두 통하는 진리이다.
4.
성장이란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이지 이미 가진 것에 플러스를 하는 것이 아니다.
5.
미래에셋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팔지 않는다.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팔아야 한다.
'고객에 의해서(by the customer)'가 아닌 '고객을 위해서(for the customer)'가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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