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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독서

책값보다 더 아까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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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도서정가제>에서 언급했듯이 같은 돈으로 적은 책을 살 수 밖에 없으니 어떤 책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가장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안 읽을 수는 없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이왕이면 좋은 책을 고르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요. 저는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제가 어려운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어려운 책이라도 쉽게 적은 책을 좋아하고 배울 게 있는 책을 좋아하지요.

어떤 책을 읽어도 도움이 안 되는 책은 없습니다.그러나 제가 비판적으로 얘기하는 책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저자의 의도가 팔아먹기 위해서 만든 책이라든지 책내용이 매우 편협한 시각을 갖고 적은 책들로 이유야 많이 있지요.

최근에는 되도록이면 비판을 해도 적절한 어조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비판받아 마땅한 책은 비판을 해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그런 책이 정말 좋은 책인 줄 착각하게 되지요.

그러나 비판할 책이 요즈음에는 별로 없는 이유가 선택의 눈이 어느 정도 길러졌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리 저리 들어오는 도서들이 아닌 경우에 제가 선택하는 책들은 그리 비판할 책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제가 3-rotation 식으로 책을 읽기 때문에 3권 중에 1권은 비판할 만한 책이 나오기도 합니다만...

책값이 아까운 게 아닙니다. 책값이 아무리 비싸다 하더라도 책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 어떤 것들보다도 책값은 싸지요. 물론 그렇다고 지금 현재의 책값이 적정가격이냐는 것은 따져봐야할 부분이지만 이렇게 된 데에 가장 큰 몫을 한 것은 OECD 최저 독서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독자들이지 출판사나 유통업체가 아닙니다. 소비자가 냉정하면 출판사나 유통업체는 소비자를 따라갈 수 밖에 없지요.

어쨌든 책값이 아깝기 보다는 그 책을 읽은 시간이 아까운 겁니다. 그리고 더 아까운 것은 그 책내용을 보면서 왜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해야하는가라는 것이죠. 책은 책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읽는 시간동안의 사고가 가장 중요한데 그런 사고의 시간을 완전히 망치지요.

도서정가제 이후 저는 되도록 한 권을 사도 정말 읽어볼 만한 책을 사는 독서 인구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런 독서 인구가 늘어난다면 일시적으로 독서 판매량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요. 오히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서정가제를 저는 나쁘게만은 보지 않습니다. 이를 계기로 좀 더 의식있는 독서 인구가 늘어나기를 바랄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