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재미를 길들이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선은 흥행하는 영화 위주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 그 첫번째이다. 흥행하는 영화와 같은 경우는 재미가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는 그런 영화는 기본적으로 본다는 가정하에 영화는 보고 싶은데, 최근에 흥행했던 영화가 없는 경우에 어떤 영화를 고를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법에서부터 시작한다.
Step 1. 볼 영화가 없으면 우선은 아카데미 수상작부터 훑어 봐라.
일단 예전에 흥행했던 영화이고, 아카데미 수상작인 만큼 영화의 Quality도 보장이 된다는 것이기에 추천하는 방법이다. 나는 예전에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가지기 이전에는 액션 위주, 흥행성 위주의 영화만 봤다. 허나, 그게 고작 한 달에 몇 편 정도 밖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뭔가가 필요했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아카데미 수상작을 보기 시작했다. 물론 칸느 영화제 수상작이나 골든 글로브 수상작도 괜찮지만 당시에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몰랐었기에 아카데미 수상작부터 훑어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칸느 영화제는 추천하지 않는다. 이유는 아카데미 수상작은 재미라는 기본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칸느는 재미라는 요소보다는 작품성에 치우쳐 재미가 없는 영화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만을 위한 영화가 되어 버리는 꼴이다. 아무리 작품성이 좋다 하여 재미라는 요소가 없다면 그것은 영화로서의 기본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가진 영화의 철학이다.
Step 2. 주연이나 감독을 보고 영화를 골라라.
이렇게 아카데미 수상작을 보게 되면서 부터는 유명한 감독, 대대로 배우를 하는 영화계의 가문들, 유명한 주연 배우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그러면서 이제는 최근에 나온 영화들 중에서 유명하지 않다 하더라도 주연 배우나 감독을 보고 영화를 고르게 된다. 예를 들어, 내가 아는 배우들 중에서 유명하지 않았을 때 알았던 배우들이 몇 있는데, 뤽 베송 감독, 장 르노, 러셀 크로우등은 이미 흥행하기 이전에 알았던 영화다. '레옹' 이전에 '그랑 브루'라는 영화를 통해서 뤽 베송과 장 르노를 알았고, 그들의 관계를 알았기에 뤽 베송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아틀란티스'라는 다큐멘터리 까지 보기도 했으며, 국내에 '레옹'이 상영되던 95년도(내가 재수하던 시절)에는 '레옹' 그 영화 하나 보기 위해서 재수 시절 처음 땡땡이를 깠던 기억이 생생하다. 신문으로 개봉일을 보고 나갔는데, 그게 서울 기준이라 부산에서는 일주일 뒤에 개봉한다는 것을 알고 어쩔 수 없이 본 영화가 게리 올드만 주연의 '불멸의 연인'이었다.
또는 요즈음 잘 나가는 배우인 러셀 크로우와 같은 경우는 '이유없는 반항'이라는 호주 영화를 통해서 이 배우는 뜬다라는 것을 알았다. 이 영화는 기억하기로 그의 두번째 영화로 알고 있는데, 젊게 나온다. 그 이후 'LA 컨피덴셜','글라디에이터','인사이더' 등을 찍으면서 주연급 배우의 대열에 오르게 되는데 이 정도의 주연 배우를 볼 수 있는 정도가 되면 매니아급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된다. 대충 편수로는 800편 정도 남짓 보게 되면 그 정도는 되는 것 같다. 800 편 정도는 충분히 볼 수 있는 것 같지만 직접 개수를 헤아려 보면 그게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을 알 수가 있다. 내가 책을 많이 읽었는데 개수를 헤아려 보고 너무 적어서 실망했던 것과 같이 말이다.
이렇게 되면 자신이 선호하는 배우들, 거장의 감독들을 알게 되면서 부터 유명하지는 않아도 출시된 것들 중에서 어떤 감독의 영화는 본다는 식의 나름대로의 룰을 만들게 된다. 알란 파커, 리들리 스콧, 스티븐 스필버그, 조엘 슈마허 등등 많은 감독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영화는 최소한 다른 모르는 영화를 선택했을 때 보다는 나은 결과를 준다는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자신이 보는 영화들을 미리 미리 정해둘 수 있는 눈이 길러지는 법이다.
Step 3. 영화 전문 잡지를 봐라.
주연이나 감독을 보고 영화를 고르면서 영화 전문 잡지를 보기 바란다. 물론 사실 영화 잡지의 영화평들은 솔직히 추천하지 않는다. 영화 평론가들의 영화 평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그렇다. 무엇을 보는가 하면 그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등에 대한 배경들을 보기 바란다. 그러면 한 영화를 보면서도 많은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보기 때문에 영화의 재미가 한층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영화와 같은 경우 영화를 보기 이전에 역사적 배경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지식도 넓어지고. 또한 그런 잡지를 통해서 읽다 보면 자신은 전혀 몰랐던 내용도 알게 되고 자신은 전혀 몰랐던 영화를 알게 되어 결국 자신이 보려고 하는 영화의 수는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Step 4. 많이 봐라.
그 이후에는 많이 보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영화에 대한 철학(?)을 쌓아가면 된다. 정말 영화에 대해서 깊숙이 알고 싶으면 정말 영화 자체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그게 아니면 자신의 적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영화에 대해서는 블로그 글에서 나는 영화학도나 영화 평론가가 아닌 단지 많이 보고 영화를 좋아하는 매니아일 뿐이다. 많이 보는데 있어서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을 하되, 하루에 여러편의 영화를 볼 때는 다음의 방법을 좋다.
장르를 획일화하지 않는 것이다. 나의 경우 예전에 하루에 6~7편씩 본 적도 있었는데, 그럴 때는 항상 장르를 달리 선택했다. 예를 들면, 공포, 코믹, 액션, 멜로, 드라마, 스릴러와 같이 장르가 다른 것을 적절히 섞어 가면서 보면 지루함 없이 앉은 자리에서 6~7 편을 소화해낼 수가 있다. 또한 보는 순서도 공포나 코믹, 액션등은 연달아서 보지 않고, 잔잔한 것 봤다가 재미난 거, 잔잔한 거 봤다가 재미난 거 이런 식으로 순서를 지어 보면 장시간동안 보면서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있다.
때로는 20대 초반의 사람들을 겨냥한 캠퍼스 멜로물과 같은 재밌으면서도 발랄한 영화를 바랄 때가 있고, 때로는 잔잔한 감동을 느끼기를 바랄 때가 있고, 때로는 환상적인 특수 기법으로 도배된 SF 영화를 바랄 때가 있고, 각기 기분이 다르기 때문에 그 때에 맞는 영화를 고르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많이 보면서도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고르다 보면 자신만의 노하우가 쌓일 것이다. 오늘은 기분이 우울해서 뭔가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를 보면 더 우울해질 수 있는 법이다.
Step 5. 스타일을 찾아라.
많이 보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의 스타일을 알게 된다. 자신의 스타일을 알게 되면 자기만의 고르는 방식을 마련하게 되고 또한 남들과는 사뭇 다른 영화 고르기가 저절로 길러지게 된다. 어떤 누가 "이 영화 별로다"라고 한들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그것은 그 사람의 판단일 뿐 내가 볼 때는 어떠할 지는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또한 내가 보고자 하는 영화는 항상 정리를 해두고 보면서 내가 판단할 뿐 누가 뭐라든 내가 보는 데에 있어서는 별 영향을 못 미친다.
자신이 찍어둔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볼 영화들을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취미 생활이기에 정리를 안 해 두면 예전에 보고 싶어했던 영화가 뭔지 기억이 안 나서 최근 출시된 것들 중에서 그럴 듯 포장된 영화를 골라 낭패를 보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Oldies but Goodies. 오래되었지만 좋은 영화들을 찾아내는 것 또한 영화 고르는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30분 동안 영화를 고르면서 2편을 골랐었다. 오래된 영화였지만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영화를 보고 알았을 때 느끼는 기분은 감동 + 알파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