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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최근 제일 맘에 들지 않는 광고

최근 제일 맘에 들지 않는 광고 하나가 있다.
바로 삼성건설의 고급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이다.


브랜딩을 모르는 바 아니다!

내가 마케팅에서 회자되는 브랜드(Brand)나 브랜딩(Branding)을 몰라서하는 소리가 아니다.
삼성건설이 국내 최초로 아파트에 브랜드라는 것을 도입한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또 대부분의 고급 브랜드를 브랜딩할 때 여자들의 감성에 소구점을 찾는 것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런 것들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최근의 "래미안" 광고는 정말 맘에 안 든다.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광고를 보고 나서 소비자로 하여금 저절로 고급 브랜드라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것이다.
요즈음은 가정에서 아파트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여성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고급 브랜드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국내 CF계의 여왕들이 등장하고
우아한 삶, 고급스러운 삶을 영위한다는 이미지를 만들어서
그 광고를 보는 여성들로 하여금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것이다.


왜 하필 이런 광고를?

대부분의 아파트 브랜드 광고들이 추구하는 이미지들이 나름 차별화를 둔다고 해도
일반 소비자가 보기에는 별다를 바가 없다. 대부분 국내 최고의 CF계 여왕의 등장에
비슷한 분위기로 광고를 하고 있어서 그게 그거인 듯이 느껴진다.
거기에다 기존에 TV CF는 소위 돈 좀 있는 대기업 계열이나 하던 것이었는데
이제는 돈 좀 번 중견기업들도 그런 광고를 하고 있으니 더더욱 그럴 수 밖에...

그래서 광고의 컨셉을 바꾼 듯 하다. 뭘로? 요즈음 광고에서 꽤나 보이는 스토리텔링으로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에 있는 것이다.
그 스토리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이 들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라는 소리다.
나름 스토리텔링으로 차별화된 광고를 시도하려고 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내 생각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 듯 하다. 거부반응이 들기 때문이다.

은연중에 "래미안은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아니라
마치 직설적으로 "난 래미안에 살거든? 부럽지?"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무리 광고 기획자가 좋은 컨셉으로 광고를 만들려고 해도 광고 기획자는 을이다.
최종 결정은 갑인 광고주가 하는 것이다. 결국 광고주의 잘못된 판단 때문 아닐까 한다.


최근 나오는 "래미안" 광고 두 편



요즈음 두 편의 "래미안" 광고가 나온다. 그나마 위의 광고는 나은 편이다.
이 광고 또한 그리 잘된 광고가 결코 아니다.
아니 아파트 "래미안"이 고급이라는 것을 표현해야지
엄한 결혼 얘기하면서 "래미안"에 산다고 하면 도대체 뭘 말하고자 하는 것인가?

은연중에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 같다. "나 좀 살거든?"
마치 부의 상징이라는 것을 얘기하는 듯 하다.
이 광고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것은 "래미안 = 아파트 고급 브랜드"가 아니라
"래미안 = 부의 상징 = 원만한 결혼의 경제적 가치의 상징"이다.
그러니 당연히 거부 반응을 느낄 수 밖에...

물론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 있느냐 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꼭 이렇게 광고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묻고 싶다.
그만큼 아쉬움이 많은 광고라는 얘기다.
다음의 광고는 그 정도가 더하다.


자 뭐가 느껴지는가? "래미안"은 고급 브랜드라는 것이 느껴지는가?
순수한 동심에 돈, 자본, 부라고 하는 단어들이 새겨져서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삼성건설의 "래미안" 브랜드를 초기에 런칭했을 때 공원같은 아파트 놀이터 등으로
고급스러운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표출했던 것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왜? 어떻게 아이들이 그 아파트 놀이터에 오게 되었는지가 광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 하니
당연히 그것에 포인트를 둘 수 밖에...

아무리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해도 이런 얘기가 브랜드 파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또한 아파트를 구매할 시에 광고 하나 때문에 "래미안"이 아닌
다른 아파트를 선택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마 광고주도 이런 점을 알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을 것이다.
원래 아무리 떠들어도 조금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것이 한국 아니던가?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제품을 살 때는 단순히 기능이 좋아서 사는 것이 아니다.
감성적인 가치가 즉 내가 좋아하니까 산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결국 그런 감성적인 소구점을 위해서 이런 광고를 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인데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면 구매에 대한 일시적 영향은 없을 지 모르겠지만
잠재고객의 한 번 돌아서버린 마음을 다시 돌리는 비용은 그들이 생각한 이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