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마지막으로 사장님과의 면담을 하고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그 때 김영곤 북이십일 사장님의 말씀 중에 있던 표현이 바로 "아름다운 이별"이다.
역시나 출판이라는 콘텐츠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사장님답게 표현도 감성적이었다.
나 스스로도 헤어질 때는 좋게 헤어져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이런 이성적인 사고의 틀에서는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감성적 표현은 잘 나오지 않는 법이다.
모든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친했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마지막으로 그룹웨어의 사내통신으로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제목으로 메일을 돌리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다.
마지막까지 배려와 좋은 조언을 해주신 북이십일 김영곤 사장님과
"마법천자문"을 만들고 내가 회사에 오게된 계기를 제공해주신 블루마크 김진철 대표님과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 "설득의 심리학"을 만든 지식노마드 김중현 대표님.
이 모두 내게는 인생의 선배이자 멘토로서 되어주기로 하셨다.
워낙 내가 존심이 강하다 보니(올해는 존심을 버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누구한테 도움을 요청한다던지 부탁을 하는 것이 쉽지가 않아
혼자서 끙끙 앓고 생각하면서 점점 극으로 치닫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그 때는 내 인생의 멘토가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아니고서는 속내를 털어놓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런 경험을 해봤었기 때문에 내게 멘토의 역할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내 나이 33살.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자신감이 부족해진다는 것은 별로 동의하지 않지만
주어진 여건이나 상황으로 인해 뭔가 도전적인 일을 하기가 힘들어지는 것을 느낀다.
앞으로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그럴 것이라 생각하기에
조금이라도 젊은 지금에 뭔가를 착실히 만들어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한다. 사업을 할 것이라는 많은 추측이 있지만
이번 년도에는 사업보다는 개인적으로 돈을 버는 데에 집중하려고 한다.
지금껏 돈보다는 명예를 중시했던 나였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돈 때문에 아쉬운 소리 듣고
보통 사람들은 결국 돈 있는 사람에게 굽신거리는 것을 보면서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기존의 가치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기 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노련해지려 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번에 회사를 나오면서 느끼는 것 중에 그래도 사람은 남겼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나는 인간 관계에 있어서 믿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때문에 사람을 쉽게 믿고 정에 약해서 손해를 많이 본 적도 있지만
그래도 대신 믿을 만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10명 중에 9명을 잃어도 1명 내 사람 만들기 위해 10명을 믿어야 하며,
내가 상대를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상대보고 나를 믿으라고 할 것인가?
그게 지금까지 가져온 내 생각이고 변함없는 생각이다.
인간관계에는 어떤 목적을 위한 만남보다는 만나면서
어떤 일이 자연스레 벌어지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이혼을 하면서 느낀 바이지만
재혼을 위해서 여자를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했던 얘기였다.
어떤 조건이나 목적을 위해서 만나는 것보다는 만나다 보니
그 사람과 미래를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적어도 나는 어떤 일을 하던지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는 그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마지막 메일을 돌릴 때는 내가 좀 더 뭔가를 보여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을 보니 지난 시간동안 북이십일이라는 곳에서 지냈던 시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약간의 미련과 아쉬움은 지난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게 마련이니까... 그래서 "아름다운 이별"이 가능했고
그 덕분에 다음의 만남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별이 아름다울수록 다음의 만남에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인 부분을 도외시할 수 없기에 나 또한 성공(?)해야 된다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나름대로는 굳은 각오를 하고 열심히 준비를 하려고 한다.
회사를 그만두면 보통 좀 쉬는 기간을 가지곤 하지만 나에게 쉬는 기간이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의 여유가 없거나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되 행동을 빨리 할 뿐이다......
일상